“탈북민들과 북한주민 권익 대변하는 정당으로 거듭 날것”

[인터뷰] 탈북민정당 ‘남북통일당’ 안찬일 공동대표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20/03/12 [12:43]

“탈북민들과 북한주민 권익 대변하는 정당으로 거듭 날것”

[인터뷰] 탈북민정당 ‘남북통일당’ 안찬일 공동대표

통일신문 | 입력 : 2020/03/12 [12:43]

대한민국 헌법 제3조에 대한민국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에 따라 대한민국 영토인 북한지역에 사는 24백만 주민들도 엄연히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인정된다. 남한의 5천만 국민을 대표하는 정당과 국회의원은 수십 개, 수백 명이 있으나 북한주민을 대표하는 정당과 정치인은 없다.

2천만 북한주민을 상징적으로 대표하는 존재는 탈북민이다. 19458월 해방 후 공산정권이 들어선 북한은 오늘까지도 김 씨 수령 3대 독재정치 속에 갇혀있다. 북한에서 혹독한 굶주림과 정치적 탄압을 피해 남한으로 자유를 찾아 내려온 탈북민은 35천명이다. 1953년에 시작된 탈북민 역사는 올해로 67년이 된다.

탈북민들이 연평균 1000명씩 남한으로 입국한 시기는 2000년부터, 이후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대한민국 국민이 된 탈북민들은 자신들의 권익대변을 위해 제도권정치에 참여해야 한다고 오래전부터 소리를 내어왔고 최근 탈북민정당 남북통일당이 탄생했다. 안찬일 남북통일당공동대표를 만났다.

 

- ‘남북통일당창당준비는 언제부터 했나.

사실 예전부터 우리가 단독으로 창당해 운영하는 탈북민정당 필요성 소리는 조금씩 있었다. 그러다가 올해 1월 초 여러 탈북민단체장들이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고민을 시작했다. 지난 1,2월 서울에서 있은 1~4차 준비모임에 참석한 탈북민 단체장은 15~20명이다. 여기서 남북통일당창당 발기취지문이 나왔고 준비위원, 고문, 자문위원 등이 임명되었다. 창당 공동준비위원장은 나를 포함해 5명이었다.

 

- 탈북민정당 창당 이유는 뭔가.

멀리도 말고 지난 20175월에 있은 제19대 대통령선거 때만 놓고 보아도 그동안 우리 탈북민들은 한국의 여러 정당들에 들러리 격으로 이용만 당해왔다. 선거 때면 당선을 위해서 하늘의 별도 따다주겠다고 하는 정치인들이다.

정작 당선 이후에는 전부 내가 언제?’ 하는 식인데 정말 실망이고 허탈하다. 이제는 우리가 당이라는 기층조직을 갖자는 것이며 북한정권과 2천만 주민을 잘 아는 우리 탈북민들이 정당을 만들어 제도권정치에 참여하자는 것이다.

 

19대 대통령선거 때도 탈북민들은

정당들에 들러리 격으로 이용만 당해

하늘의 별도 따다줄 것 같은 정치인들

당선 이후에는 내가 언제?’하는 식에

실망하고 허탈감에 한동안 가슴 허전

 

 

- 창당이 굳이 이번 시기인 이유는.

오는 415일에 있을 제21대 총선은 대한민국 정치역사상 최초로 연동형비례대표제 선거로 치러진다. 일정 조건(전국 5개 광역시 및 도지부에 당원 5000명 이상을 가진 당)을 갖춘 선관위에 등록한 정당은 이번 선거 투표용지에 이름이 오른다. 투표용지 한 개는 지역구 후보를, 다른 한 개는 정당 투표용이다.

 

- 좀 더 자세하게 말해 달라.

여기서 전국 투표율의 3%(대략 70만 표, 20대 총선기준) 얻으면 비례대표 국회의원 1~2명을 배출하는 것이다. 허면 당당히 원내정당이 되며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으면 원외정당이다. 당연히 선관위에 공식 등록한 정당에 한에서 말이다. 또 다른 변수도 있다. 현재 여·야 정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일부 국회의원이 우리 남북통일당으로 이적을 하면 자연스레 우리는 원내정당이 되는 것이다.

 

북한정권과 주민을 잘 아는 탈북민들이

정당 만들어 제도권정치 참여할 것 의논

1,2월 준비모임에 단체장들 20여명 참여

남북통일당창당 발기취지문도 나왔고

공동준비위원장, 자문위원, 고문 등 임명

 

 

- 당조직과 인원은 어떻게 준비하였나.

지난 218일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200명 발기인들의 참여로 남북통일당창당 발기인대회를 가졌다. ‘남북통일당은 전국 16개 광역시·도에 지부가 꾸려졌고 당위원장이 임명되었다. 물론 100% 탈북민들이다.

그리고 36일 같은 장소에서 역사적인 남북통일당창당대회가 열렸다. ‘남북통일당은 북한 김정은 독재정권의 조선노동당을 깨부수는 사령부가 되려한다. 여기서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와 내가 공동대표로 추대되었다.

 

- 탈북민정당, 어떤 의미가 있나.

대단히 크다. 북한 수령 독재체제가 변하거나 바뀌지 않는 이상 앞으로 탈북민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은 분명하다. 3만이든, 10만이든 숫자는 무의미하며 탈북민은 2천만 북한주민의 대표라는데 커다란 의미가 있다. 북한주민들에게 주는 영향도 확실하게 있다. 당과 수령을 배신하고 남조선으로 내려간 탈북자들이 정당을 만들어 남조선 정치사회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그들에게는 충격적인 소식이다.

 

- 또 다른 특성이 있다면.

남북통일당은 북한의 13개 광역시·도 당지부가 모두 조직되었고 여기에도 전부 탈북민들로 당위원장이 임명되어 있다. 우리 당의 최종 목표는 북한 13개 광역시·도를 대표하는 탈북민 출신 국회의원이 한 명씩은 대한민국 국회에 꼭 있어야 한다는 논리이고 주장이다. 북한의 한 개 도 인구는 대략 200~300만 명이다.

 

탈북민은 2천만 북한주민들의 대표

당과 수령 배신하고 남조선으로 간

탈북자들이 정당 만들어 정치사회에

참여한다는 게 그들에게 충격적일 것

 

 

- 그게 가능한 소리인가.

남한 5천만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은 300명이다. 헌법 3조에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되어있다. 북한주민도 대한민국 국민인데 25백만 북한주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 10명쯤은 있어야 한다.

가령 그렇게 되면 북한의 각 광역시·도 주민들이 자신들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대한민국에 있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분명 그들에게 자유민주국가에 대한 소중한 희망을 주는 것이다. 통일을 위해서도 정말로 바람직한 일이다.

 

- 이론적으로 다소 맞겠지만 현실은 어렵지 않나.

이번 21대 총선에서는 특이한 상황이 생겼다. 정치권의 제1·2당을 제외한 군소정당에 탈북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각 당에서 활동하는 탈북민들도 비례대표로 당선되면 좋겠다. 보수정당(야당)에서는 탈북민 예비후보를 2(지성호, 태영호) 선출했다. 여당과 야당에서 각각 비례대표 한 명, 지역구의원 한 명씩만 나오면 된다. 우리 남북통일당에서도 2명 내면 모두 10명 가까이 탈북의원이 생길 수 있다.

 

- 진보정당(여당)에도 탈북의원이 있어야 하지 않나.

정상이라면 그래야 한다. 정치권 여·야에 각각 탈북의원이 있어 서로 경쟁하며 비판·견제해야 한다. 김정은 비판과 북한주민들의 인권옹호는 여·야가 동일해야 한다. 2천만 북한주민을 대표하고 나아가 통일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탈북의원은 꼭 필요하다. 분명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며 북한의 눈치를 볼 필요가 전혀 없다.

 

북한주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 있어야

북한의 각 광역시·도 주민들이 자신들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있다고 생각하면

자유민주국가에 대해 희망을 주는 것

 

- 그건 맞는 소리인 것 같다.

정치학박사인 내가 남한에서 40여년을 살아보니 꼭 그렇지는 않지만 사회정서상 한국의 보수정당은 부자와 대기업의 이익을, 진보정당은 서민과 영세기업을 대변하는 것으로 유권자들에게 깊이 각인되어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만약 진보정당에서 평민출신의 탈북의원을 배출하여 그가 헐벗고 굶주리는 북한동포를 위해 쌀을 지원해주자!”고 하면 큰 의미가 있다. 가령 북한의 노동자가 남한에서 국회의원 되었다는 것은 세상이 깜짝 놀라고 감동할 일이다.

 

- 만약 정당득표율이 높아 비례대표 후보를 낸다면.

앞으로 7~8명의 탈북민이 제21대 총선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자로 당 사무처에 공식적으로 등록신청을 할 예정이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사는 탈북민들이 적지 않다. 과반이 외부인사로 구성된 후보공천심사위원회에서 엄격한 심사를 거쳐 순위가 정해진다. 참고로 1·3·5 등 홀수 번호는 여성에게, 2·4·6 등 짝수 번호는 남성에게 차려진다. 선거법에 그렇게 규정되어 있다.

 

- 본인이 비례대표 할 생각은 없나.

분명히 말하지만 금배지를 달 생각이 전혀 없다. 솔직히 내 나이 60대 후반이며 후배인 40~50대 젊은이들에게 자리를 양보해주는 것이 순리라고 본다. 나는 뒤에서 조용히 그들을 밀어주는 고문 정도의 역할로 충분하다. 그리고 창당대회에서도 언급했지만 당 공동대표는 이번 선거에 후보로 출마하지 않는다.

 

- 탈북민 사회에서 찬반이 엇갈린다.

국민이 다양한 정치의견을 표출하는 민주주의의 참모습이다. 탈북민정당 창당사업은 누구든 언제인가 시작해야 할 일이었다. 가령 우리가 이번에 비례대표의원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도 좌절이나 포기는 없을 것이다.

집을 짓자고 해도 우선 기초를 파야 한다. 기초가 없는 집이 어떻게 있겠는가. 이번에 안 되면 22, 23대 총선 이후 계속하다 보면 오늘의 이 노력이 꼭 빛을 발할 때가 있으리라고 본다. 우리의 후대들을 위해서 말이다.

 

탈북민정당 창당사업은 언제인가 할 일

비례대표의원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할 수도

우선 기초를 파야...이번에 안 되면 22

23대 총선 계속하다 보면 오늘의 노력이

분명히 빛을 발할 때가 있으리라고 생각

 

- 태영호 전 공사 지역구 출마 어떻게 보나.

탈북민인 그가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로 총선에 출마한 것은 대단한 일이다. 만약 외교관 출신인 그가 당선되면 탈북2호 국회의원이 된다. 8년 전 탈북1호 국회의원으로 김일성종합대학 교원(교수)출신의 조명철 박사가 있었다. 탈북민 90%는 노동자, 농민, 주부, 학생 출신인데 그들 출신의 국회의원은 없다.

 

- 그에 대한 탈북민들의 여론은.

다소 우수개소리지만 오죽하면 요즘 젊은 탈북민들이 남한에 와서 서울대요, 외국유명대요 하는 곳을 굳이 다닐 필요가 있을까? 차라리 북한으로 다시 가서 김일성종합대학이나 국제관계대학을 나오는 것이 나을 것 같다. 그래야 남한정부에서 인정하는 탈북민으로 봐주니 말이다고 한다. 그만큼 탈북민들이 정치적 안목으로 볼 때 대한민국 정부나 사회에 실망스럽다는 반증이다. 선거 때면 분명히 그렇다.

 

- 좀 더 설명해준다면.

태영호 전 공사가 총선출마 선언서 밝혔듯이 북한 외교관들에게는 희망이 될 것이다. 그러나 북한 전체주민 중 외교관은 과연 몇 %인가. 0.001%에도 못 미치는 극소수다. 북한 2천만 주민에게 희망이 되는 아이콘도 분명 필요하다.

북한주민 10%인 간부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과거 조명철 국회의원도 있었다. 이제는 90% 인민에게 자유대한민국에 대한 꿈과 희망을 주는 참신한 탈북국회의원이 있어야 한다. 그런 일을 우리 남북통일당이 해보자는 것이다.

 

남한정부에서 인정하는 탈북민으로

되기 위해서는 북한으로 다시 가서

김일성종합대학이나 국제관계대학을

나오는 것이 나을 것 같아...그만큼

한국정부, 사회가 실망스럽다는 반증

  

- 자신을 소개해준다면.

19547월 평안북도 의주군에서 태어났다. 1971년 인민군에 입대, 3개월간의 신병훈련을 마치고 2군단 3사단 민경대대(DMZ 수색대대)에 배치 받았다. 21살 때 노동당에 입당, 9년간 복무하였다. 제대 무렵 김일성군사정치대학에 가려고 원했으나 부대에서는 나를 사회의 일반대학으로 보내려고 하였다. 그에 반발하여 19797, 휴전선을 넘어 한국으로 귀순하였고 내가 DMZ 귀순병사 원조다.

 

- 학력과 경력은 어떻게 되는가.

고려대학교 학사4, 석사3, 합의 7년간 정치외교학을 공부했다. 이후 건국대학교 대학원과정 7년을 마쳤다. 모두 14년간의 대학공부를 하였고 18년 만에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탈북민 사회에서 최초의 박사1호가 바로 나다.

현재 대통령직속 자문기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상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본 기관은 대통령에게 국내외 통일여론수렴, 통일에 관한 국민적 합의도출, 범민족적 통일의지와 역량결집, 기타 평화통일정책 등을 제안하고 있다.

 

 

- 세계북한연구센터는 어떤 단체인가.

내가 이사장인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20107월 서울 강남구에서 설립했고 현재는 종로구 관철동에 있다. 본 단체는 탈북민 출신 북한전문가들과 외국의 저명한 북한연구학자들로 구성된 북한체제연구 싱크탱크이다. 현재 탈북민 단체 70~80개 중 세계문자가 붙은 것은 우리 단체가 유일하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작년 8, 서울에서 아사한 탈북민 한성옥 모자 추모분향소가 광화문광장에 설치되었었다. 66년 탈북민 역사에 3만 탈북민이 하나로 뭉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도 놓쳐버린 바보 같은 우리들이다. 그런 실책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도 35천 탈북민이 우리를 대표할 수 있는 정치인을 배출하는데 모두가 힘을 모으자. 우리는 정치이념(보수·진보)이 서로 달라도 똑같은 북한정권의 희생자인 탈북민들이다. 림일 객원기자

  • 도배방지 이미지

인공호수 연풍호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