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들 성공적인 정착 위해 애쓰는 남한 사람도 많아”

[인터뷰] 남윤정 탈북난민인권연합 상임이사

림일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4/04/15 [17:26]

“탈북민들 성공적인 정착 위해 애쓰는 남한 사람도 많아”

[인터뷰] 남윤정 탈북난민인권연합 상임이사

림일 객원기자 | 입력 : 2024/04/15 [17:26]

22대 총선에서 통상 4호 박충권 탈북국회의원(38, 현대제철 책임연구원, 평양 김정은국방종합대학 졸업생)이 탄생했다. 탈북민 사회는 보수정당서 이번에도 탈북민을 배려해 국회의원을 배출해준데 대해 반기는 분위기다. 한편 남한에 와서 대학졸업 후 과학기술 연구실에서 공부와 연구를 하던 공학자출신의 청년이 과연 절대과반이 중장년, 노인세대인 탈북민사회를 잘 대변할까? 하는 걱정도 있다.

이번 총선도 지난 21대와 같이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수가 배분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실시되었다. 비례대표 등록정당은 모두 38. 그중 남한 사람으로 탈북민들과 많은 활동을 했고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통일·대북, 탈북민 문제를 가장 우선시하는 의정활동을 펼치겠다는 정당 후보가 있었다. 서울 양천구에서 비례대표 정당 20<내일로미래로>당 후보로 나섰던 남윤정 탈북난민인권연합 상임이사를 만났다.

 

- 탈북난민인권연합은.

지난 2005년에 설립된 탈북민단체이다. 난민은 종교·정치적 박해를 피해 자국을 탈출하는 사람들이다. 현재 중국과 제3국에 떠도는 불법체류 신분의 탈북자들은 대략 10~20만으로 추정하고 있다.

탈북난민인권연합은 중국 내 탈북자를 포함한 해외 난민들의 인권지위와 보호·구출을 위한 목적으로 활동한다. 김용화 회장, 홍순경 이사장, 김영경 사무국장이고 나는 상임이사이다. 사무실은 서울시 강동구 길동에 있다.

 

- 과거 어떤 활동을 했는가.

지난 20년간 탈북난민인권연합에서 알게 모르게 중국 및 제3국에서 구출하여 남한에 입국시킨 탈북민은 약 6,000명이다. 탈북민 개인 및 단체 최다 기록이며 대부분 여성과 어린이, 노인 등이다. 어쩌면 이런 중요한 일은 강력한 통일의지를 가진 정부가 조용히 해야 하는데 민간단체가 위험을 무릅쓰고 하니 안타깝다.

 

- 북한주민도 결국 우리 국민 아닌가.

대한민국 헌법은 제3조에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엄밀히 북한도 한국 영토인 것이다. 김일성 수령 3대 세습독재 정권에서 너무 배고파 고향을 떠나 중국에 떠도는 북한주민들이다. 비극적으로 북송되어 감옥과 정치범수용소에 갇혀 혹독한 고문과 노예노동을 하는 탈북자들이다.

 

- 탈북민 장학사업을 많이 했던데.

내가 수년째 맡은 부분이다. 탈북학생들은 남과 북을 모두 경험한 특수한 존재로 통일에 기여할 존재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들이 남한에서 기죽지 말고 당당히 배우고 훌륭한 인재로 자라야 나중에 남북통일에 이바지할 수 있다.

탈북난민인권연합은 수년째 매달 탈북학생 15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 돈을 마련하려고 내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동분서주한다. 교회, 기업, 개인 등에게 주저 없이 찾아가 통일꿈나무에게 줄 생명수를 간절히 요청한다.

 

2005년 설립된 탈북단체...종교·정치적

박해를 피해 탈출한 사람들과 중국 내

탈북자 포함한 해외 난민들의 인권지위

보호·구출 위한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어

 

- 이번에 4호 탈북 국회의원이 탄생했다.

사실 제대로라면 정치권의 여·야에서 동시에 나왔어야 한다. 지금까지 모두 4명의 탈북의원은 보수정당서만 나왔는데 이는 매우 비정상이다. 진보정당도 2천만 북한주민의 대표인 탈북국회의원을 배출했어야 정상적이라고 볼 수 있다.

탈북의원도 양 정당에서 서로를 비판하고 견제하고 경쟁해야 지극히 정상이다. 그리고 군소정당에서도 탈북의원이 있어야 한다.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한국의 군소정당인데 한반도에서 최대 약자는 바로 2천만 북한주민이다.

 

- 정치를 해보겠다는 생각은 왜 했나.

지난 수년간 탈북단체서 활동하며 눈여겨보니 지금처럼 특정 정당에서 간택한 탈북의원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당의 말을 고분고분 듣는 후보만 세운다. 오죽했으면 이번에 탈북민들이 처음 추천하는 후보(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도 있었으나 역시 좌절되고 말았다. 이런 상황을 보며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 본인은 어떤 장점이 있다고 보나.

내가 남한사람인 것이다. 탈북민들이 나서서 정부에 무엇을 요구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그들을 잘 아는 남한사람이 대변하는 것도 특별할 것이다. 우선 국민에게 주는 감정은 분명 다르다고 본다. 제도권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너무나 많다. 1명의 탈북의원이 외치는 소리는 공허한 메아리로 끝날 확률이 매우 높다.

 

- 비례대표 정당 20내일로미래로당은.

지난 20202, 충청도를 기반으로 충청의미래당으로 창당되었다. 표어는 우리 모두 하나 되는 대통합의 정당이다. 이념은 자유보수주의 및 중도 우파이다. 중앙당사는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대로 749, 804.

정치가 바로서야 나라경제가 살아나고 사회문화가 바로서야 우리자녀의 미래가 있다. ‘먼저 온 통일35천 탈북민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현장에서 발로 뛰는 정치인이 되려고 고민 끝에 비례대표 후보 출마를 결심했다.

 

- 당은 어떤 공약이 있는가.

1.민족화해와 용서의 날 제정(국경일), 2.대통령 4년 중임제 및 부통령제 도입, 3.올바른 역사관의 정립, 4.저출산 고령화시대를 대비한 종합대책, 5.기초단체장 기초의원 정당 공천제 폐지, 6.공직선거법 개정, 7.신용불량제도 폐지, 8.농가소득 1억원 시대선도, 9.전국광역행정체제로 개편, 10.범국민도덕회복운동 등이 있다.

 

수년 탈북단체서 활동하며 눈여겨보니

특정 정당에서 간택한 탈북의원 한계

당의 말 잘 듣는 후보만 세우고 있어

 

35천 탈북민 성공적인 정착 위해

현장에서 발로 뛰는 정치인이 되려고

고민 끝에 비례대표 후보 출마 결심

 

- 탈북민사회 어떤 문제를 살펴보려고 했나.

탈북민 절반은 40대 이상의 중년과 60대 이상의 노인 세대이다. 특히 노인들에 대한 복지문제가 시급하다. 탈북민전문 요양보호시설을 국가가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 지금처럼 남한노인과 똑같이 하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어 보인다.

탈북노인은 남한노인에 비해 질병 및 암 발생률이 3배나 높다. 충분히 이해가 간다. 평생토록 부실한 영양부족 속에서 살았으니 말이다. 질병이 생겨도 병원도 제대로 못가보고 대부분은 민간요법에 의존해 치료하였다고 한다.

 

-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준다면.

코로나 이후 한해 평균 남한에 입국하는 탈북민은 100명 안팎이다. 대량 탈북시대도 30년이 넘었고 탈북민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된다. 탈북민 노인들은 남한에 홀로 온 경우가 70% 이상이다. 그들이 남한에 와서 편안하게 살다가 하늘나라 가셔야지 북에 남겨진 가족에게도 위안이 될 것이다. 아니 그것도 통일희망이다.

 

- 다른 문제는 또 어떤 것인가.

현재 중국에서 출생한 아이들은 탈북자인 엄마 따라 남한으로 와서 대한민국 국적은 받는다. 그러나 17~18세에 한국에 왔어도 19세가 되면 군대(국군)에 나가야하니 이게 사실 큰문제다. 한국말도 제대로 모르는 아이들이다.

일부 아이들은 남한에 왔다가도 군대나갈 나이가 되면 중국으로 되돌아간다. 이것은 어쩌면 인구감소 시대에 부채질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중국에서 태어난 아이들도 북한에 태어난 아이들처럼 국군입대 자율선택권을 주어야 한다.

 

- 탈북학생들 교육문제는 없나.

현재 대부분 탈북학생들이 대안학교(사립)에 다닌다. 정확히는 방과후공부방이다. 모두 정부의 작고 까다로운 예산과 민간후원 등으로 유지되고 있다. 그러니 어려움을 호소하거나 문을 닫는 대안학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 정부가 통일을 대비해서 탈북민 대안학교를 공립학교로 운영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탈북민 절반이 40대 이상 중년과

60대 이상의 노인 세대로 이들에

복지문제 시급... 탈북민 위한 전문

요양보호시설 국가가 마련해 줘야

남한인과 똑같이 하는 것 문제 있어

 

- 탈북민이 다문화 범주에 속한다는 소리는 뭔가.

지방자치단체 산하 동()주민센터에 다문화(외국에서 이주해온 사람) 담당 공무원이 있다. 탈북민은 여기에 소속되어 있다. 물론 다문화보다 숫자적으로 작아서 그럴 수 있으나 문제는 장학금 등 지원사업에서 다문화와 동일하게 취급되는 점이다. 다문화와 달리 평생토록 고향 한 번 못 가보는 탈북민은 엄연히 다르다.

 

- 특정 탈북민들의 어려운 정착은 어떻게 보나.

북한서 잘나가던 체육단 테니스감독을 했던 탈북민이 남한서 건설현장 노동을 한다. 북한 지방검찰소 검사였던 탈북민은 주차관리를 한다. 남한은 자기 능력껏 살아야하는 자본주의사회는 맞다. 그러나 통일을 생각하면 다른 문제다.

북한의 엘리트(지식계층)들이 남한에서 생계형 막노동을 하는 것은 어쩌면 북한주민들에게 남한에 대한 실망감만 더 해줄 것이다. 정부서도 이런 문제를 신중히 들여다보고 그들을 위한 재교육이라든지 뭔가 해줘야 한다고 본다.

 

남한의 초중고 교육에는 공식적인

통일교육 과목 전혀 없어...5년마다

바뀌는 보수 및 진보정권 바람 따라

진행.... 현재 학생들에 북한의 어려운

상황만 보여주니 통일에 대한 부정과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으로

학생들에게 통일 긍정효과 가르쳐야

 

- 국민들 특히 20대의 통일무관심은.

교사출신으로 솔직히 말하면 지금까지 남한의 초중고 교육에는 공식적인 통일교육 과목이 전혀 없었다. 예전에 있었던 것은 말이 통일교육이지 실제는 5년마다 바뀌는 보수 및 진보정권의 바람 따라 진행하는 안보강연에 불과했다.

현실에서 학생들에 대한 국가의 통일교육은 전혀 없고, 언론에서는 북한의 나쁘고 어려운 상황만 보도하니 통일에 대한 부정과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가가 학생들에게 통일 긍정효과를 꾸준히 가르쳐야 한다.

 

- 선거를 마친 소감은.

홀가분하다. 개인적으로 먼저 온 통일34천여 탈북민들의 올바른 정착과 권익을 위해 애써 노력하는 남한사람도 있음을 유권자와 국민들에게 알린 것에 만족하다. 앞으로도 탈북민과 함께 할 것이다. 대한민국이 세계 최정상의 국가로 도약하려면 반드시 통일이라는 거대한 산을 3만 탈북민들과 함께 넘어야 할 것이다.

 

 먼저 온 통일34천여 탈북민들의

올바른 정착과 권익 위해 애써 노력하는

남한사람도 있음을 유권자와 국민들에게

알린 것 만족...대한민국이 세계 최정상의

국가로 도약하려면 통일이라는 거대한 산

3만 탈북민들과 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

 

- 고향이 어디인가.

19693월 경상북도 영주서 태어났다. 성균관대학교를 1993년에 졸업하고 4년 뒤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전라남도 광양시 광양여자고등학교 수학교사 등 20여 년을 교사생활을 하였다. 침례신학대학원을 수료하였고 합동개혁에서 목사안수를 받았다. 현재는 서울임마누엘교회 담임목사로 재직 중이다.

 

 

 남윤정  탈북난민인권연합 상임이사



 - 탈북민들과는 어떻게 인연이 되었나.

우리 교회는 서울 양천구에 있다. 이 지역은 탈북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최근 탈북민 A씨가 어린 자식을 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사건이 있었다. 탈북민사회서는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내가 잠시 그 아이를 돌봐주었다.

지난 2022년 가을에는 양천구서 살던 탈북여성 B씨가 고독사로 사망한 해골이 발견되었다. 잊을 만하면 생기는 사회적 탈북민 문제를 보면서 정부와 시민단체가 못하는 어떤 도움의 일을 교회가 할 수도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남한 국민들은 3만 탈북민들에게 감사함을 가질 필요가 있다. 물론 가난한 북한 땅에서 춥고 배고파 온 사람들이지만 누구보다 용감한 그들은 북한독재체제의 해독성을 온 몸으로 세상에 증명해주는 소중한 존재들이다. 그리고 2천만 북한주민과 함께 통일의 주역이다. 이들의 성공적인 남한사회 정착이 곧 통일준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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