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교육현장/인민학교 (11)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01/12/12 [16:22]

북한의 교육현장/인민학교 (11)

통일신문 | 입력 : 2001/12/12 [16:22]
북한에는 17개 지역에 정치범과 그 가족들을 집단관리하는 독재대상구역(정치범 집단관리소)이 일반사회와 완전히 분리된 산간오지에 만들어 놓았는데 함경남도 요덕군에 있는 요덕관리소 경우 혁명화구역 안에 학교가 있다.
정치범수영소 혁명화구역에 있는 학교는 인민학교와 고등중학교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한 학교 안에 있으며 학교장은 인민학교와 고등중학교를 겸임하고 있다.
또 교원도 인민학교 과정을 가르치는 교원과 고등중학교 과정을 가르치는 교원이 구분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몇 명의 교원이 인민학교 과정과 중학교 과정을 함께 가르치고 있으며 다만 담임 교원만 각각 다르다.
대다수의 교원들은 엄격하고 철저한 군인들이다.
이들은 학생들을 대함이 아니라 죄인들을 대하듯 걸핏하면 매질하고 욕설한다.
인민학교 4학년의 경우, 교과내용은 오전 2시간 정도만 수업형식을 갖춘 학과 교육이 실시되고 나머지 2시간과 오후 수업은 거의가 작업으로 대치되고 있다.
그나마 오전에 수업형식을 갖추어 실시되는 학과교육은 당혁명 역사와 김부자 체제의 유지를 위한 사상교육서적을 읽을 수 있을 정도의 국어교육과 산수교육, 그것도 "김일성의 크나큰 은전과 배려 아래 죄인의 자녀임에도 불구하고 베푼다"고 강조한다.
정치범 집단관리소 내의 인민학교 학생들은 공부보다 노동이 월신 중요하다.
계절에 따라 약간의 변화가 있으나 대략 토끼풀하기, 학교 뒷산 돌담쌓기, 땔나무 채취사업, 꼬마 외화벌이사업, 눈 치우기, 강냉이 영양단지만들기, 모내기, 강냉이 이식전투, 인분퍼내기, 칡뿌리 캐기, 산나물캐기 등이 담임교원으로부터 과제로 할당받아 이민학교 학생들이 해내야 하는 일들이다.
할당된 과제물 때문에 개인적으로 활용할 사간은 거의 없지만 형식상으로는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이 정규적으로 실시된다.
아침조회 때는 주로 교장이 나와서 훈시를 하는데 그는 허리에 권총을 차고 교단에 올라와 "너희의 부모는 죄인이다. 너희 부모들이 죄를 짓지 않았다면 여기 있는 선생들이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된다. 너희 반역자의 자식들에게는 하루 밥 세끼도 아까운 것을 스스로 알아야 한다. 그러나 수령님의 크나큰 배려와 사랑으로 너희들은 배움을 계속하고 있으니 학교의 모든 규정을 잘 지키고 선생님의 말을 잘 들어라. 그렇지 않을 때에는 무서운 처벌이 따른다."는 식의 훈시를 매일 반복한다.
주요과목 수업이 두어 시간 끝나면 단임교원의 인솔 아래 작업장을 이동하게 된다. 작업장에 도착하면 작업감독과 선생의 감시 아래 개인적으로 책임량을 할당받아 수업을 하듯 작업을 하게 된다.
오후 수업은 어둠이 덮힐 때까지 거의가 작업으로 대체되고 있다.
작업이 끝나면 인민학교 학생과 중학생들이 모두 운동장에 집합하여 종례를 하게 되는데 이때에도 권총을 찬 교장이 교단에 올라와 작업성과를 평하고 개인적으로 열심히 일한 학생들은 앞으로 불러내어 칭찬하고 박수를 쳐주고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엄히 꾸중한다.
경우에 따라 단임교원에게 지시하여 책임량을 마칠 때까지 집에도 보내지 않고 일을 계속시킨다. 이러한 작업의 강도는 어린 학생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힘든 것이다.
집에 돌아오면 대부분 저녁도 먹지 않고 곯아떨어진다.
늦게 작업장에서 돌아 온 어른들이 강냉이밥을 짖거나 쑥이나 나물, 시레기 등을 섞어 죽을 쑤어 놓고 깨우면 관솔불이나 등잔불 아래서 가족과 함께 늦은 저녁을 먹고 이튿날 준비해 가야 할 과제물이나 담임교원이 내준 숙제를 마친 뒤 잠자리에 든다.
한마디로 정치범수영소 내의 인민학교 학생들은 제대된 교육은 전혀 받지 못하며 어른들도 해내기 어려운 고역스러운 노동과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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