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詩壇] 순천만의 여름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20/07/01 [16:35]

[독자 詩壇] 순천만의 여름

통일신문 | 입력 : 2020/07/01 [16:35]

 <태종호 시인>

물안개 자욱한/진초록 들녘/막 뿌리를 내린 벼들은/엄마젖 빠는 아기처럼/마음껏 영양분을 흡수하고

산들바람 부는 들판에/고고한 황새 한 마리가/제왕이나 된 것처럼/긴 목 치켜들며/거드름을 피운다.

무성한 갈대밭 사이로/마실 나온 짱둥어는/살찐 몸을 /요리조리 뒤틀며/일광욕을 즐기는데

조계산 자락에/나란히 자리 잡은/송광사와 선암사엔/천 년 전 염불소리가/오늘인 듯 들린다.

 

2020612일 순천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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