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호 시인> 물안개 자욱한/진초록 들녘/막 뿌리를 내린 벼들은/엄마젖 빠는 아기처럼/마음껏 영양분을 흡수하고 산들바람 부는 들판에/고고한 황새 한 마리가/제왕이나 된 것처럼/긴 목 치켜들며/거드름을 피운다. 무성한 갈대밭 사이로/마실 나온 짱둥어는/살찐 몸을 /요리조리 뒤틀며/일광욕을 즐기는데 조계산 자락에/나란히 자리 잡은/송광사와 선암사엔/천 년 전 염불소리가/오늘인 듯 들린다.
2020년 6월12일 순천만에서 <저작권자 ⓒ 통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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