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신간] 동아시아질서와 한반도의 운명…나름의 틀로 정리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18/09/27 [16:01]

[화제의 신간] 동아시아질서와 한반도의 운명…나름의 틀로 정리

통일신문 | 입력 : 2018/09/27 [16:01]

|동아시아의 전쟁과 평화/ 이삼성 지음|

한반도가 8세기 이래 중화제국과 북방 세력 사이에 끼어 있는 구조에서 침략이나 징벌적 전쟁에 시달린 경우는 한반도인들의 중화주의적 대외인식과 행동패턴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이 책에서 주장한 주요 논점의 하나이다.

중화주의적 세계관은 통일신라 이래 한반도인들이 중화제국과 문화적·경제적 교류를 증진, 수백 년간에 걸친 평화적 관계를 영위하는 데 중요한 자산이었다. 그러나 중화주의에 대한 중독은 중화제국 바깥의 세력에 대한 타자 화 현상을 수반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19세기 동아시아 질서와 그 안에서 한반도의 운명을 이해하는 방식을 나름의 틀로 정리하고자 했다. 크게 세 가지 상호 연관된 의문들을 나름대로 풀어내고자 했다.

첫째, 동서양의 관계양식을 전복시킨 근대 서양문명의 본질과 그 문명적 차이가 동서양의 관계에 미친 결과를 이해하기를 원했다. 둘째, 서양의 지배하에 놓인 동아시아에서 성립해 한 세기에 걸쳐 존립한 제국주의 질서를 총체적으로 조망하는 틀을 어떻게 구성해낼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셋째, 그러한 동서양간 질서 전복과 동아시아 제국주의 질서 하에서 한반도의 정치와 대외관계가 전개됐다.

그러면서 식민지의 터널로 걸어 들어간 과정을 체계적이면서도 이해 가능한 방식으로 서술하는 틀을 구성해볼 방도는 없을까 의문과 갈증을 느꼈다.

저자는 동아시아 국제관계사 성찰에서 십여 년 전부터 동아시아 질서에 대한 탐구에 눈을 돌렸다. 한국사회의 의식적·무의식적인 전략적 패러다임인 한미동맹의 이데올로기화로 인해, 타자 화된 상태로 방치되어 왔다. 이러한 측면이 전통시대를 포함, 동아시아의 국제관계사에 객관적으로 성찰할 기회를 갖기 위해서였다.

특히 과거 2천 년간 한반도인들이 상대했던 중국대륙의 실체는 단일하지 않으며 복합적이라는 개념을 저자는 분명히 했다.

노마드 또는 북방민족 세력들이 중국사의 정체성 형성에 개입하고 참여한 사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저자가 주안점을 둔 또 하나 중요한 사실에 주목한다. 한반도가 중화제국과 북방의 제3의 세력 사이에 끼이는 삼각구조 하에서는 언제나 전쟁을 피할 수 없었다는 결정론을 피하고자 한 것이다. 한반도인들이 전쟁과 평화에 대해 어떤 전략과 외교적 노력을 벌이든 전쟁은 피할 수 없다는 논리다.

이 논리는 전통시대 동아시아에서 중국대륙과 한반도 사이의 전쟁과 평화를 ‘외세의 침탈과 그에 대응한 민족적 항쟁’이라는 논리적 구조로 이해하게끔 몰아간다. 저자는 그러한 논리가 중대한 결함을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도서출판 한길사 펴냄, 정가 30,000원

신길숙 기자 38tongi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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