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세월 23/ 좋은 일을 베풀라

장운영 | 기사입력 2004/07/31 [14:04]

은빛세월 23/ 좋은 일을 베풀라

장운영 | 입력 : 2004/07/31 [14:04]
살아생전에 다른 사람을 위해 시간과 정열을 다함없이 바친 일이 있는가? 베푸는 것이 받는 것보다 얼마나 더 당당하고 흐뭇한가...인덕을 베풀어 많은 사람들이 그 은혜를 못잊도록 한다는 것이 정말 어렵고 귀찮은(?)일인것 같다.
은빛세월은 요즈음 천문학적인 숫자의 돈을 긁어 모았던 어느 대통령의 아들을 보면서 향을 싼 종이에선 향내가 나게 마련이므로 좋은 마음을 갖도록 하라는 부처님의 말씀이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길에 떨어진 종이와 새끼 줄을 비유한 부처님의 말씀은 이랬다. "사람은 원래 깨끗한것이지만 인연을 따라 죄와 복을 부른다. 어진 이를 가까이 하면 곧 도덕과 의리가 높아 가고, 어리석은 이가 옆에 있으면 곧 재앙과 죄가 이른다. 향를 쌓은 종이는 향내가 나고, 생선을 꿰었던 새끼줄은 비린내가 나는 것과 같다." 사람은 다 조금씩 물들어 그것을 익히지만 스스로 그렇게 되는 줄을 모를뿐 이라는 것이다.
최고의 권력과 부를 지녔던 아버지와 그 아들... 아버지는 죽을때까지도 쓰고도 남을 돈을 얻기위해 최고의 명예로움을 버렸을 뿐 아니라 아들의 일생까지도 멍들게 했다. 국가와 국민을 욕되게 한 대통령에게 딱 들어맞는 서산대사의 가르침이 있다.
"이름석자 남기려고 딱딱한 비석을 파지마라. 네거리에 오가는 사람들의 입이 그대로 비석이다. 평생 남에게 눈살 찌푸릴 일 하지 않았으면 나를 향해 이를 가는 사람이 없다."
저 혼자만 잘 살겠다고 몇천년을 살고도 남을 돈을 긁어 모은 도둑(?)이나 다름없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모시고 허리가 휘도록 한푼 두푼 모은 돈을 세금으로 갖다 바치는 선량한 국민들은 얼마나 허망한가,.반세기가 넘도록 고향을 가지 못하고, 혈육의 생사를 몰라도 대통령을 원망하지 않고 빈 하늘을 쳐다보며 눈물짓는 실향의 은빛세월은 또한 얼마나 막막한 일생을 보내는지 그런것은 안중에도 없었던 우리들의 대통령이 급기야는 아들까지 멍에를 씌운 것이다.
조선 초기의 의학자 유효동의 아들과 정승 황보 인의 딸이 혼인하게 되어 유대감은 황보 정승댁으로 함을 보냈다. 유대감은 워낙 부자인지라 황보정승은 함의 내용물이 궁금했다. 그런데 함에 재물은 없고 책만 가득 들어 있었다. 훗날 그 이유를 물었더니 금은 보화가 아무리 귀해도 훌륭한 책보다 귀하겠느냐고 말했다.
현명한 부모는 자식에게 물고기를 잡아주지 않고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고 했다. 민주주의 발달한 선진국에서는 이를 실천하여 부정한 방법으로 재물을 긁어 모으거나 위정자들에 대한 불신의 골이 우리 처럼 깊지 않다.
위정자들을 불신하면 국민은 제몫을 하기 어렵고, 국민을 돌보지 않는 지도자는 국제사회에서도 신뢰를 얻지못할 것이다.
위정자들이 최선을 다해 국민의 안위를 지켜주고, 국민들이 지도자를 믿고 따를 때 우리가 원하는 대로 남북이 하나 되는 통일조국도 이룩할 것이다.
은빛세월이 나라를 위해 성실과 믿음으로 나아갈 때 통일은 가까워질 것이며, 의사가 환자를 따뜻한 마음으로 성심껏 치료할 때 불신은 사라질 것이다. 내게 있는 것을 남에게 베풀때 행복함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세상은 참으로 밝아 질 것이다.
대통령과 그의 아들은 죄값을 치르고 다시 세상에서 부족함없이 살겠지만
은빛세월이여, 우리는 그들을 용서하고 더불어 살아가며, 지금까지 그랬듯이 베풀며 살아가는 미덕을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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