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세월 20 / 한민족의 자존심

장운영 | 기사입력 2004/06/05 [15:42]

은빛세월 20 / 한민족의 자존심

장운영 | 입력 : 2004/06/05 [15:42]
6.25전쟁이 일어난지 54년, 남북간에 군사회담이 열렸다는 것만으로도 큰 발전인데 4개 이상의 합의문을 작성할 수 있었던 것은 기대 이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으로 북한이 전쟁을 절대로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북한에 대한 신뢰는 두텁지 않다.
특히 전쟁을 겪은 은빛세월은 그 참혹했던 날을 눈을 감는 순간까지 기억할 것이다. 이산가족의 행렬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고, 그래서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은 현재 진행형일 수 밖에 없다.
은빛세월이 폐허의 잿더미속에서 겪은 공포와 참담함은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 없어야 한다는 교훈이었다. 그런데 그 역사의 교훈을 제대로 후세대들에게 인식시켜 주었는지 다시 돌아온 6월 25일 하루만이라도 뼈아프게 반성해야 한다.
정치와 경제가 안정될 수 있도록 위정자들이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했고, 은빛세월의 가르침과 몸가짐이 지혜롭고 정정당당 했다면 현재와 같은 혼란이나 안보 불감증이 오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냉전종식이라는 세계의 흐름과 함께 통일시대의 진정한 안보는 북한을 적대시 하고 벽을 높이 쌓는 것 보다는 북한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유연함과 용기, 그리고 국방의 견고함으로 강화 되어야 옳다.
'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라는 말이 있다. 어떤 일을 하리라는 굳은 결심을 하는 사람은 바로 그 결심으로 인해 어떤 장벽도 뚫을 수 있다.
통일이 민족의 과제이고, 북한과의 평화교류가 통일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길에 북한이 어떤 장애물을 펼쳐 놓더라도 우리는 이를 극복하고 북한을 이끌어 내려는 결심을 중단하지 말아야 한다.
국민들과 정치인 모두가 힘을 합쳐 북한의 억지 장벽을 넘겠다는 각오를 다진다면 "내 앞엔 알프스 산맥이 없다"면서 지상의 어떤 군대도 감히 넘지 못했던 5월의 알프스 산맥을 넘었던 나폴레옹만 못하겠는가.
식량난도, 전쟁도 책임은 북한에 있고, 북한의 체제로 인해 이산가족들이 가족생사도 모른채 반세기가 넘도록 상처를 안고 살아 가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그동안 실향민들은 이산가족의 재회를 위해 무엇을 했는가? 우리 자신부터 한번쯤 돌아 보는 너그러움이 필요하다.
종교때문에 군대를 갈 수 없다는 젊은이 가 있는 가 하면, 전쟁이 나면 나라를 위해 싸우지 않겠다는 요즘 젊은이들, 고향의 굶주린 형제 동포들이 죽어도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다수의 이북도민들, 조국과 민족에 대한 자존심을 버린 것인가...
통일은 기적처럼 오는 것 보다 우리 국민들의 노력과 책임에 의해서 이루어 지는 것이 한민족의 자존심을 지키고 긍지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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