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세월 8/ 어머니의 사랑, 어머니의 땅

장운영 | 기사입력 2004/01/26 [18:53]

은빛세월 8/ 어머니의 사랑, 어머니의 땅

장운영 | 입력 : 2004/01/26 [18:53]
은빛세월이 참으로 그리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진실로 잊지 못하는 것은 무엇인가.
눈가에 가득한 주름, 성성한 백발임에도 가슴속은 어느 한시절에 고정되어, 잊을 수 없는 그리운 모습으로 인해 가끔씩 침묵의 통곡으로 은빛세월은 무너진다.
어느날 신이 천사를 불러 지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을 세가지 골라 오라고 하였다. 천사는 지상에서 예쁜 꽃과 어린애의 웃음과 어머니의 사랑, 세가지를 골랐다.
꽃은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중의 하나다. 아름답지 않은 꽃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양과 빛깔과 향기가 다채롭게 한데 어울려 자연의 가장 으뜸가는 미의 여왕을 이룬다.
어린애의 웃음은 또한 얼마나 아름다운가. 맑은 눈으로 웃는 모습은 인생에서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광경이다.거짓없는 웃음은 그대로 하늘나라의 표정이다.
어머니의 사랑 또한 얼마나 아름답고 숭고한가.
천사는 예쁜 꽃과 어린애의 웃음과 어머니의 사랑을 가지고 하늘로 올라갔다. 천국에 가는데 긴 세월이 걸렸다. 천사는 지상에서 가지고 온 가장 아름다운 것 세가지를 신앞에 내놓았다. 그런데 그렇게 예뻤던 꽃은 시들어 추하게 되었고, 어린애의 웃음도 어느 사이에 아름다운 모습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한결같이 변치않고 아름다운 것은 어머니의 사랑이었다.
신은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어머니의 사랑을 받아들였다.
그런데 그 어머니가 살아 계신 땅을 죽음의 계곡으로 이름붙여 놓고 어머니의 아들, 아들의 친구를 우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철천지 적으로 무너뜨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은빛세월은 없는가. 만에 하나 나자신만의 안위를위해 통일을 외면하고 배타와 아집으로 장벽을 치고 있다면 그로인해 민족분열은 그만큼 더 길어질 것이다. 또한 그는 평화무대에 설 자격을 잃게 될것이 뻔하다.
변화는 어느 한쪽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남북이 모두 사랑으로 평화로 변화되어야 하고, 은빛세월이 어머니의 땅을 포용하는 성스럽고 트인 마음으로 먼저 변화되어야 옳다.
도산 선생은 우리에게 사랑하기 공부를 강조했다. 미움과 시기와 싸움을 버리고 서로 사랑하기를 힘쓰자는 것이다.
은빛세월이 사랑을 먹고 자랐고, 사랑의 힘으로 성장했을지라도 어머니의 사랑과 똑같은 마음을 가슴속에 그대로 지닐 수는 없겠지만 그 사랑을 본받고 따르도록 힘쓸 수는 있다.
은빛세월이여, 이제 아픈 상처의 흔적을 보며 적개심을 키우기 보다는 이 흔적의 교훈을 후세대들에게 남겨줄 수 있는 큰 마음에 신이 택한 어머니의 사랑을 보여줌이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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