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증언 프로그램의 올바른 방향

윤현중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4/04/02 [15:49]

탈북민 증언 프로그램의 올바른 방향

윤현중 논설위원 | 입력 : 2024/04/02 [15:49]

탈북민이 북한에 대한 실상을 증언할 때는 소련이 만든 북한공산체제와 자신이 살았던 김정일 혹은 김정은체제의 핵심 특징이 되는 것을 주로 알려주고 그 외 개인적으로 그 체제를 이탈하게 된 동기와 탈북과정에 대해서만 말해주면 어떨까?


 그 이유는 탈북민의 증언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북한에는 언론출판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없고 모든 방송·신문과 간행물이 북한선전기관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실상을 낱낱이 밝히는 탈북민의 증언 이상으로 올바른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탈북민의 증언이 중요하다고 해서 전혀 걸러지지 않고 말해도 될까? 그렇지 않다고 본다.

 

 현재 탈북민 프로의 방송을 보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내용이 너무 자극적이다. 보는 사람에게 북한에 대한 혐오감, 비호감을 일으킬 수 있다. 그래서 또다시 북한에 대한 편견을 낳지 않을까 우려된다. 그럴 리는 없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북한의 안 좋은 것을 보는 우리 젊은 세대에게도 바람직할까하는 걱정의 마음도 있다.

 

 지금 북한은 조선왕조 말기와 비슷하다. 19세기 후반 외국인 여행가나 선교사의 눈에 비친 조선 말기 상황은 이 나라의 모든 관직은 뇌물을 통해야만 구할 수 있고 그것은 양반의 손에 달려 있다”, “지구상에서 조선만큼 백성이 가난하고 불행한 반면, 지배층이 거짓되고 범죄적인 곳은 아마도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등이다.

 

요즘 TV나 유튜브에서 북한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거의 조선 말기, 구한말 같은 모습을 떠올린다. 북한에서는 뇌물이 없으면 살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곤 하는데 조선 말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렇더라도 여러 가지 나뉜 진실의 조각이 제대로 맞춰지지 않으면 그림은 완성되지 않으며 왜곡될 수 있다.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 북한에 있을 때 볼 수 있었던 시야 이상으로 북한체제를 말하긴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가감 없는 증언일수록 더 극적이다. 다만, 듣는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 압도적인 충격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지금의 북한실상, 즉 북한의 가부장적이고 봉건적인 권력세습, 독재와 비밀경찰의 공안통치, 정치범 탄압, 감옥의 수형자 학대, 직업과 거주이전 및 언론출판 등 표현의 자유가 없는 인권유린, 노동자 농민의 세상을 만든다며 양반평민을 대신한 신계급차별, 평양과 지방 삶의 질 차이, 사회에 만연한 뇌물수수, 군복무 차별, 외교관의 돈벌어 상납하는 실태, 기아와 아사, 공개처형, 유엔의 대량살상무기 비확산정책에 반하는 핵, 미사일 개발 등 굉장히 잘못된 것들이 많다. 그런 실태가 우리 국민에게 너무 걸러지지 않고 노출되어 우리의 삶, 대북인식, 남북관계 인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자녀가 매로 훈육하는 아버지 밑에서 자라면 그도 성인이 되면 아버지처럼 된다는 말이 있다. 맹자의 어머니는 자녀 교육을 위해 맹모삼천이라는 말처럼 이사를 세 번이나 가서 아들을 공부시켰다. 그만큼 사람이 성장함에 있어 환경이나 주위에서 듣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주민의 삶의 모습에서 느낄 수 있는 진정성, 노력하는 자세 등 절반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알려주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본다. 북한 주민과 북한의 미래에 대해 희망적인 메시지도 담아주었으면 좋겠다.

 

 조선 말기 외국인 여행가는 우리나라의 비참한 현실을 증언하면서도 조선 민족에게서 밝은 미래를 봤다. 그 외국인이 남긴 말이다. “조선인은 가난하고 무지하고 게으르며 미신을 신봉하고 이방인을 꺼린다. 이러한 속성들은 지조없고 탐욕스런 정부 탓에 생긴 결과물이다. 언젠가 교역이 좀 더 확대되고 나라가 개방되어 이 나라의 낡은 문화 속으로 현대적 삶이 들어올 경우 조선인은 소질을 가지고 있다.

 

조선인들의 내면에는 아주 훌륭한 본성이 들어 있어 진정성 있고 현명한 정부가 주도하는 변화된 상황이라면 깜짝 놀랄만한 것을 이루어낼 것이다” 이처럼 우리도 민족의 절반인 북한사람이 조선왕조와 대한제국, 일제강점기란 권위주의체제에서 바로 또 그 이전보다 더 심한 레닌 스탈린체제의 지배를 연속으로 받아온 탓에 깨어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언젠가 더 현명한 정부가 개혁, 개방한다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점 등 대한민국 국민과 북한주민에게 희망이 될 만한 북한 변화의 움직임, 인권향상, 통일 전망도 찾아내서 소개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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