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신간] 권력과 꿈, 미래에 대한 심층 진단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19/06/20 [13:28]

[화제의 신간] 권력과 꿈, 미래에 대한 심층 진단

통일신문 | 입력 : 2019/06/20 [13:28]

|김정은 대해부/ 곽길섭 지음|

국가 최고지도자에 객관적인 평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유일지배체제의 북한에서는 더욱 그렇다.

저자가 30여 년간 북한 실무경험과 학문적 탐구를 기초로 작성된 이 책은 고정관념이나 소망에 매몰되지 않았다. 사실과 학문에 기초하여 김정은의 인간적인 면모와 정치지도자로서의 행태를 분석하려고 노력했다. 정확한 시술을 위해서는 먼저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책의 핵심 포인트는 김정은은 ‘야망의 승부사’라는 점이다. 김정은은 어린 시절부터 가슴속 깊은 곳에 야망을 키워 왔으며, 갑작스러운 김정일의 사망으로 인해 침몰해 가는 북한호의 키를 잡았다. 최고지도자로 등극한 이후에는 인간이기를 거부하면서 폭정도 스스럼없이 자행하고 있다. 핵 질주와 비핵화를 둘러싼 판갈이 싸움을 통해 헬 게이트(hell gate)를 넘나드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결단형의 정치가’로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북한체제가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은이 단독통치를 시작한 이후 세습정권임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행태와 다른 모습을 많이 보이고 있다. 이는 승계정권의 한계로 인해 전임자를 공개적으로 비판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려는 암묵적 차별화 전략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추진 중인 비핵화 정책은 목표·시기·방법 등이 언제든지 변화될 수 있는 이른바 ‘변수형 비핵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비핵화 원칙의 표명으로 명분에서의 우위를 확보한 가운데 미국의 압박강화·군사공격을 일단 예방한다. 핵 폐기는 단계적·동시적 상응조치를 거쳐 한미합동군사훈련 영구중단·평화협정 체결·북미수교 등의 체제안전보장 목표가 달성되는 최종적 순간에 실행하는 전략이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그동안 핵개발 국면에서의 수세적·원칙적 입장에서 벗어나 공격적·실리적 방향으로 전환함으로써 명분(비핵화), 시간(군사공격 예방 및 협상), 실리(제재 해제), 항구적인 체제안전보장(평화협정 체결), 애민 지도자상(경제난 해소에 대한 기대감) 등 최소한 5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묘책이다.

특히 시간이 흘러 한국·미국 내 정권교체 등으로 인해 대북정책에 변화가 발생할 경우에는 상대방에 책임을 전가하면서, 그리고 보다 나아진 경제·외교적 여건을 확보한 상태에서 ‘파키스탄식 핵보유’로 회귀할 수 있는 여지도 두는 복합적인 전략전술이라고 평가한다.

김정은과 북한체제를 분석하고 정책을 추진해 나갈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외형적으로 나타난 면과 함께 이면과 특수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마인드이다. 그리고 냉혹한 국제정치 현실에 대한 인식이다. 과거에만 매몰되면 미래가 없으며, 이상과 소망이 앞서면 판단에 오류를 범할 수 있다.

도서출판 선인 펴냄, 정가 20,000원

신길숙 기자 38tongi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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