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선물/ 도명학 지음|

미지 세계 북한에서 작가로 살아가는

지식인들의 절망을 그린 ‘책 도둑’ 등

작품에서 만날 수 있는 인물들은 낯선

타자이면서도 익숙하게 느껴진다

탈북작가 도명학(54) 씨가 최근 단편소설집 ‘잔혹한 선물’을 출간했다. 북한에서 경애하는 수령의 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 깊은 사랑의 ‘선물’이 정작 일반 인민들을 더 극한상황으로 몰아가는 현실을 담은 내용이다. 소설집 안에는 ‘잔혹한 선물’을 포함해 모두 7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역설적인 상황전개를 통해 폐쇄적인 북한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참신하게 그려낸 ‘재수 없는 날’, 그동안 사람들의 입과 입을 통해 풍설로 듣던 관리소(정치범수용소)의 참혹한 실상을 생동하게 묘사한 ‘생일’, 고난의 행군시기 극심한 경제적 생활고에 시달려 비정해지는 사람들의 일상을 표현한 ‘정 아바이네 집’ 등이 주목할 만하다.

미지의 세계 북한에서 작가로 살아가는 지식인들의 절망을 그린 ‘책 도둑’ 등 도명학 작가의 작품에서 만날 수 있는 인물들은 낯선 타자이면서도 어쩐지 익숙하게 느껴진다.

정치나 이념의 문제를 떠나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현실을 수용하고 그들을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해준다는 것이 소설집의 의미이기도 하다.

도명학 작가는 1965년 2월 양강도 혜산에서 출생했다. 북한의 최고명문대 평양김일성종합대학 조선어문학부를 수료하고, 조선작가동맹 양강도지부 소속 시인으로 활동을 했다.

반체제 작품을 집필한 혐의로 국가안전보위부에 투옥되어 고초를 겪었으며 2006년 출옥 후 탈북하여 제3국을 거쳐 대한민국으로 입국했다.

저자는 북한에서 공부한 지식인답게 남한에 와서도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다. 과거 북한개혁방송 프로듀서, NK지식인연대 사무국장, 망명북한펜센터 부이사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자유통일문화연대 상임대표, 통일문학포럼 이사, 한국소설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도서출판 푸른사상, 정가 15,500원

림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