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칼럼] 북, 핵보유국 공개한 의도는 무엇인가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20/08/05 [16:11]

[시사 칼럼] 북, 핵보유국 공개한 의도는 무엇인가

통일신문 | 입력 : 2020/08/05 [16:11]

<함흥규 객원논설위원·()한국사회교육진흥원 이사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727일 전승절을 기념하는 정전협정체결 67주년을 맞아 평양4.25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차 전국노병대회에 참석해 처음으로 직접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규정했다.

위원장은 이날 연설을 통해 해마다 맞이하는 7.27이지만 우리 국가가 전략적 지위에 올라선 오늘날 우리의 감회는 남다르다우리는 핵보유국으로 자기 발전의 길을 걸어왔으며 이제는 누구도 우리를 넘보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북한 관영매체들이 28일 일제히 보도했다. 이는 지난 718일 노동당군사위원회에서 전쟁억제력을 언급했던 위원장이 다시 핵보유까지 언급하며 핵포기는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북미회담 재개할 경우 군축협상 의도

 

북한은 이미 헌법에 핵보유국을 통한 강성대국을 확실히 명기한 바 있지만 2018년 북미협상·남북대화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핵보유국임을 공식 천명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따라서 김정은 위원장이 핵보유국임을 공개 발표한 의도는 몇 가지 측면에서 현실적 분석이 가능하다.

첫째,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핵협상 핵심전략으로 이용하겠다는 점이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 하락으로 선거연기론까지 주장했던 트럼프 대통령과 그간의 비핵화 협상노선을 팽개치고 핵보유국 자격으로 핵 군축협상을 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즉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나서 핵보유국으로 규정하고 자위적 핵 억제력을 언급한 것은 향후 북미협상이 재개될 경우 핵 군축협상을 하겠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는 앞으로 미국의 요구대로 북한이 일방적으로 비핵화를 해야 하는 협상구도는 물 건너갔다는 점을 분명히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핵포기는 절대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는 점이다. 엄밀하게 볼 때 2018년 이후 북미 간 비핵화협상이 공전을 거듭하는 동안 북한은 핵무력 증강의 시간을 벌었다는 것이 대체적 평가이다. 이는 미국 정보당국의 북한의 올해 핵탄두 보유량이 100여개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과 무관하지 않다. 또한 스웨덴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올해 북 보유 핵탄두는 30~40개로 추정되며 지난해보다 10여개 증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2018년 국방백서에서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은 최소한 핵무기 10여개를 제조할 수 있는 분량이며 고농축 우라늄도 상당량 보유한 것으로 평가한 바 있다.

 

한국비핵화협상 빠지라는 메세지

 

특히 북한이 최근 북극성­3형 등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의 전력화 및 양산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는 점에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능력은 첨단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만약 북한이 SLBM 도발을 전개한다면 미국의 자위적 안보대응도 필수적 전력과제로 대두될 것임이 자명하다.

둘째, 김정은 위원장의 핵보유발언은 체제 내 핵심세력들의 결속력을 강화시키는 정치적 효과를 높이려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 20194월 중국 공산당 정보당국은 김정은 집권 8년간 대내적 정치세력의 판도를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핵심세력은 김정일 시대 대비 7%가 감소한 29%로 나타났으며, 동요계층 50%, 적대계층 21%로 구분했다. 이 같은 현상은 김정은 집권이후 장성택 총살 등 광폭·공포정치로 인해 핵심세력들의 이탈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미국의 비핵화 전략에 따른 경제·외교적 제재로 경제구조 악화는 물론 식량난을 비롯한 주민들의 생활고가 심화됨에 따라 체제 불만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상황타개를 위해 김정은 위원장은 핵보유 발언을 통해 침체된 핵심세력들에게 정치적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명확한 메시지 전달이 필요했다는 판단이다.

셋째, 김정은 위원장의 핵보유발언은 향후 핵협상의 목적이 핵보유국 간에 협상이라는 점을 시사함으로써 한국은 비핵화 협상에서 빠지라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 연설에서 핵보유국을 천명함으로써 남북 간 핵협상은 필요 없게 되었음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지난 20188월 제3차 평양남북정상 회담에서 위원장이 최초로 언급한 한반도 비핵화는 이번 선언으로 자동 소멸되었음을 함축하고 있어 한국과의 핵협상은 무용지물이 되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김정은 위원장의 핵 영구보유정권의 영구 종말을 가져올 것이라는 점을 각인시켜 비핵화 협상에 임하도록 해야 한다.

한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동참 등을 통해 북한체제의 취약성을 가중시키는 장기적 압박 전략을 유지하여 북한 스스로 체제 보장을 위해 핵보유 폐기를 통한 비핵화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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