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청소년 통일한국 선두에 설 것…그날까지 잘 보살필 겁니다”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20/07/22 [15:18]

“탈북청소년 통일한국 선두에 설 것…그날까지 잘 보살필 겁니다”

통일신문 | 입력 : 2020/07/22 [15:18]

[인터뷰] 탈북민자녀 방과후생활시설 한벗학교박 다니엘 대표

 

지난 6월은 많은 국민들이 통일은 정말 어렵겠구나!’하는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탈북민들이 고향의 부모형제와 2천만 인민에게 세상의 정의와 진실을 알려주는 대북전단을 빌미로 북한당국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으니 말이다. 또한 대량의 대남전단 살포를 운운하며 남한정부를 거세게 협박한 북한정권이다.

그것이 한갓 변명이든, 아니든 사회의 약자이고 소수인 탈북민들이 뿌리는 대북전단 몇 장에 노발대발하며 남한의 국가기관이 상주한 건물까지 폭파하는 북한당국의 야만적인 작태에 세상 사람들이 분개했을 것은 확실하다.

한반도에서 북한 김일성 독재자의 도발로 개시된 6·25전쟁이 휴전되어 67년의 시간이 지났다. 그것이 바로 탈북민 역사이기도 하다. 이 장구한 세월 북한의 정의롭고 평화로운 모습은 없었다. 남북관계가 악화될 때마다 따가운 눈총을 받는 탈북민들이다. 알게 모르게 그 자녀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분명하게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을 다 경험한 탈북민 자녀와 2세들은 통일세대의 주역이 틀림없다. 사람이 하는 통일이기에 그렇다. 얼마 전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탈북민자녀 방과후생활시설인 한벗학교를 찾아 박다니엘 대표를 만났다.

 

 

최근 남북관계를 어떻게 보나?

뜨거운 날씨만큼 남북관계의 기류도 무척 팽팽한 6월이었다.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제1부부장이 남한의 탈북민들이 뿌리는 대북전단을 핑계로 심술을 부렸다. 개성공단 내에 있는 남한의 자산이고 시설인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자칭 핵보유국이라고 자처하는 북한정권이 종이폭탄’(대북전단)에 놀란 것을 보며 외부정보만 들어간다면 유리와 같이 깨지기 쉬운 독재정권이란 생각이 들었다.

북한이 왜 심술을 부렸다고 보는가.

우선 노동당 달러벌이 창구인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재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거기에 UN의 대북제재로 인해 해외노동자들의 달러수입도 많이 줄었고 대외무역도 크게 차질을 빚고 있다. 이로 인해 인민들의 생활도 나날이 악화증세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 내부의 어려운 사정으로 인한 민심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정은이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면서 한국으로부터 많은 것을 얻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별로 건지지를 못해서 심술을 부린 것 같다.

정부에서 대북전단을 통제하는데.

안타깝다. 북한정권은 김일성이 해방을 가져왔다고, 동족상잔의 비극 6·25전쟁도 남한이 일으켰다 한다. 김정은은 체제유지에 위협이 된다고 고모부와 친형까지 비참하게 독살해버렸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인민의 눈을 가리고 체제유지에 위협이 되는 것은 전부 제거해 버리려고 한다.

그런데 한국정부가 북한의 깡패정권의 명령을 수행하는 것은 치욕이라고 생각된다. 탈북민들이 자비 혹은 적은 후원금으로 간간히 뿌리는 대북전단을 정부가 막겠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동포인 북한주민들에게도 알 권리가 있으며 민주주의국가 남한에서 탈북민들에게는 표현의 자유도 분명히 있다.

위 같은 상황이 학교에 영향은 없나?

후원자들의 소중한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전문 탈북민대안학교인 만큼 영향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후원자들이 크게 줄지는 않았다. 그래도 항상 긴장을 해야 한다. 우리는 남북관계가 어떻든 오로지 미래의 통일주역을 양성하는 사명감으로 묵묵히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 정의로운 일에 부정의는 있을 수 없다.

한벗학교를 소개해준다면.

지난 201412월 많은 후원자들의 노력으로 고양시 덕양구에 설립되었다. 201610월 남북하나재단에서 진행한 2회 글동무 통일백일장에서 우리학교 다수 학생들이 수상했다. 20175월에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 마을청소(환경미화)를 하였다. 작년 첫 봉사활동은 노인복지관을 찾아 봉사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지금까지 많은 행사가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201412월 고양시 덕양구에 설립

한벗학교는 탈북민 자녀들 통일한국의

당당한 일군으로의 양성목표로 하고 있어

통일의 주역은 남북을 다 경험한 아이들

 

후원자들이 줄지는 않았지만 긴장해야

우리는 남북관계가 어떻든 오로지 미래

통일주역 양성하는 사명감으로 일 할 뿐

정의로운 일에 부정의는 있을 수 없어

 

한벗학교의 교육목표는 무엇인가.

국내 입국한 탈북민의 자녀는 부모 따라 남한에 왔으나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일반학교 진학에 어려움을 갖고 있다. 우리 학교는 탈북자녀들 스스로 극복·치유해 정규학교 교육과 올바른 사회구성원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훈련을 시킨다.

제도권 및 가정식통합교육을 지향하는 기숙형 방과후공부 및 생활방인 한벗학교는 탈북민 자녀들이 언제인가 꼭 오는 통일한국건설의 당당한 일군으로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통일의 주역은 남북을 다 경험한 아이들이다.

현재 학교의 현황은 어떻게 되는가.

··고 학과별로 재적학생 23명 대부분 탈북민 자녀들이다. 북한출생 아이, 남한출생 아이가 각각 2명이고 나머지는 중국과 제3국 출생 아이들이다. 오전에 거주지역의 일반 학교에서 수업을 하고 오후에 여기로 와서 방과후 프로그램 보충수업을 받고 합숙한다. 현재 교사 3, 교감, 사감선생이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학교 자리가 옮겨졌던데.

6년 전 개교한 우리 학교가 그동안 있었던 장소에서 작년(2019) 3월에 새로운 이 곳으로 이사를 하였다. 본래의 시설보다 편리한 것이 더 많아졌으며 전체 실내외 면적은 3배 이상으로 커졌다. 무엇보다 방과 후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넓은 마당과 정원이 생겨서 좋다. 버스정류장과 관공서도 가깝고 주변에 자연친화적인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 것도 우리 한벗학교만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박 대표의 학생 교육관은 무엇인가.

아이들이 미래의 주인공이라는 것은 더 말하면 잔소리다. 어느 나라든, 어떤 사회든 후대교육에 국가미래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우리 부모세대가 가난하면서도 아이들에게 공부를 시켰기에 오늘날 한국이 발전했다.

100%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탈북민인 어머니를 둔 아이들은 통일에 대한 관심이 남들보다 분명하게 있을 것이다. 이 특별한 아이들을 잘 교육시켜 한반도 자유민주주의 통일미래 시대 주인공으로 준비시켜야 한다.

자신을 소개해 준다면.

19698월 서울에서 태어났다. 1985년 부모님과 온 가족이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갔고 미주리주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996년까지 미주리침례대학과 미드웨스턴 신학원을 다녔으며 한인교회에서 전도사로 사역을 했다. 이후 워싱턴주 먼로에 있는 예수전도단에서 DTS를 수료한 후 간사로 근무했다. 199810월부터 중국 여러 지역에서 탈북민들, 특히 꽃제비(유랑걸식 소년소녀)들을 돌보았다.

중국 내 탈북민 사역을 택한 이유는 뭔가.

미국 시민권자로 워싱턴에서 생활하고 있을 때 한국의 뉴스를 가끔 접하면서 눈에 띄는 대목이 있었다. 북한 최악의 경제난인 고난의 행군’(1996~99)으로 인해 2천만 인민들의 혹독한 추위와 굶주림이 더욱 심화되었다는 점이다.

그로인해 대량으로 생겨난 계층이 바로 탈북자들이며 90% 이상이 중국에서 방황하며 한국으로 오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음을 알았다. 피를 나눈 동포들이다. 마치도 그들이 나에게 우리를 좀 구해 달라!”고 외치는 것 같이 느꼈다.

 

탈북민 어머니를 둔 아이들은 통일에

대한 관심 남들보다 분명하게 있을 것

이 특별한 아이들 잘 교육시켜 한반도

통일미래 시대 주인공으로 준비시켜야

 

중국에 북한 꽃제비들이 많은가.

1990년대 중후반 중국·연길의 재래시장주변에 거지들이 많았는데 사람들이 저 애는 북조선에서 나온 꽃제비라며 수군거렸다. 적으면 한두 명, 많으면 5~6명인데 그 애들을 일정한 장소(아파트)로 데려가서 보호했다. 물론 불법이니 공안의 단속을 피해서 몰래 진행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예전과 달리 찾아보기 어렵다.

좀 더 자세하게 말해 꽃제비 아이들에게서 다소 특이한 것은 나이에 비해 신체가 왜소했고 자기 나이를 3~5살 줄여서 말한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왜소한 신체에 대한 부끄러움이나 성인에 비해 아이들을 심하게 단속 안한다는 실태와도 연관이 있어 보였다.

아이들은 적으면 7~8, 많으면 14~16명 정도 항시적으로 있었다. 그 중에 절반 이상이 남자 아이들이고 다소 놀라운 것은 흡연율이 90% 이상인 점이다. 아이들에게서 죄의식이나 비도덕, 비윤리에 대한 부끄러움이 전혀 없었다.

꽃제비들에게서 특별한 점이 있었다면.

당시 연길 지방에 떠돌던 탈북 꽃제비 아이들은 북한에서 학교를 중퇴한 경력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에게는 수령(김정일)과 당에 대한 존경심 같은 것은 없었다. 그렇다고 당과 수령을 비판하거나 증오하는 태도가 있은 것도 아니다.

일부 어른 탈북자는 일상적 생활에서 간혹 중국 사람들(대부분 중국 국적의 조선족 친인척)이 김정일을 비판하면 거세게 반항하거나 불편해하는 표정을 보이기도 했다. 그에 비해 꽃제비 아이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점이다.

보호시설(아파트)은 안전하였나.

중국 공안당국은 북한 꽃제비 전문단속은 안하지만 자국 주민들의 신고를 받으면 특별단속은 꼭 나온다. 일상에서 보통 이웃 중에 심성이 나쁘거나 정신이 다소 이상한 주민이 신고하면 공안단속반이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그걸 미리 감지하고 대피해야 했다. 꽃제비 아이들의 안전한 신변보호를 위해 방 1~2개 있는 20평대 아파트를 적을 때는 2~3, 많을 때는 7~8개까지 임대하여 은밀히 운영하였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19995월부터 중국 대련에서도 꽃제비 아이들을 위한 숙소를 운영했다. 그해 늦가을 어느 날, 15살의 남자 아이가 고향(함흥)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이유는 다가올 겨울 배고픔과 추위에 고생할 부모들이 걱정이 되어서라고 했다.

부모도 부모지만 네 생명도 위험하다!”며 다소 만류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북한 접경까지 데려다 주었는데 두만강을 넘기에 앞서 중국돈 100원 지폐를 돌돌 말아 입안에 삼키더라. 국경경비대에 잡히면 모두 회수당하기 때문이다.

가슴 아픈 추억은 무엇인가.

대련항에는 한국에서 온 여객선이 1주일에 2~3회 입항한다. 승객 과반이 관광객, 상인 등 한국인이다. 꽃제비 아이들이 배가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어디서 나타나는지 무리로 다니며 한 푼만 주세요. 배가 고파서 그래요라며 구걸을 하는데 눈뜨고 못 볼 광경이다. 동포로써 가슴도 아프지만 창피하기도 했다.

 

한벗학교중심 통일생활공동체 개설이 목표

통일과 탈북아이들 교육에 관심 많은 시민과

후원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모임 될 것

 

세계 유일 분단국에서 탈북청소년과 탈북부모

자녀들 분명히 통일의 미래소중한 이들에게

우리가 얼마나 잘 가르쳐 미래 훌륭한 인재로

키우는가, 못하는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

 

언제 귀국하였는가.

7년 전 중국에서 북한사역을 하다가 공안에 잡혀서 40일간 감옥에 갇혀있었다. 그 후 중국에서 추방 되었으며 현지에서 데리고 있던 아이들이 한국에 왔는데 돌볼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한국에 들어와서 그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하기 시작했다. 2013년 가을이었다. 현재는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고 있다.

앞으로 계획은.

한벗학교를 중심으로 통일생활공동체를 만들려고 한다. 통일과 탈북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많은 시민과 후원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모임이다. 주말에 12일 혹은 그 이상의 형태로 학교에 와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다.

그러면 아이들 사랑도 깊어질 것이며 통일에 대한 필요성과 지식도 높아질 것이다. 그런 생활 속에 성장하는 아이들은 당연히 부모와 이웃, 어른들을 더욱 공경할 것이며 나라를 사랑하고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도 깊어질 것이다.

흔히 아이들이 미래라고 한다. 7천만 겨레가 평화롭게 자유민주와 경제번영을 누리며 사는 통일시대의 인재들을 키우는 우리 한벗학교에 뜻있는 분들의 따뜻한 후원을 기다린다. 림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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