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국회의원은 탈북민 보호와 함께 남북국민들 협력에 필요"

[인터뷰] 국민새정당 비례대표 후보 탈북민 최정욱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20/04/23 [11:43]

"탈북 국회의원은 탈북민 보호와 함께 남북국민들 협력에 필요"

[인터뷰] 국민새정당 비례대표 후보 탈북민 최정욱

통일신문 | 입력 : 2020/04/23 [11:43]

헌정사상 첫 탈북 국회의원은 20124월에 있은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4번으로 당선된 조명철 박사이다. 김일성종합대학 교원(교수)으로 중국난카이대학 유학중 19947월 남한으로 왔고 국책연구기관에서 근무했다

이번 21대 총선에는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가 미래통합당(옛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아 탈북민으로는 사상 첫 지역구의원 선거에서 당선됐다. 정말 큰일을 해냈다. 자랑스러운 일이다.

지난 36일 탈북민들이 자체로 제도권 정치에 참여 해보자며 전국 5개 지역에 5,000명의 당원을 입당시킨 남북통일당을 창당했다. 탈북역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군소정당에서 비례대표 후보로 활동하는 탈북민이 다소 있었다. ‘국민새정당최고위원이며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였던 탈북민 최정욱 씨와 얘기를 나눴다.

 

- 자신을 소개해준다면.

196310월 함흥에서 태어났다. 1980년 고등중학교를 졸업, 군에 입대하여 22년간 군인으로 생활했다. 20021월 현역 군관(장교)으로 함경북도 회령지역에 출장을 갔었다가 우연치 않게 3명의 여성과 함께 두만강을 건넜다.

중국 연길에서 9개월간 숨어서 지냈다. 인민군 현역 신분으로 탈북을 하였기에 북한이나 중국의 사회물정은 전혀 몰랐다. 이후 종교단체의 직간접적인 도움을 받아 라오스, 태국을 거쳐 20031월 대한민국으로 안전하게 왔다.

 

- 이후 무엇을 하였는가.

20085월 대전에서 탈북민단체인 새터민회를 창립하고 10월 통일부에 등록을 했다. 처음에는 20여명으로 시작된 단체는 이후 수년간 100여명으로 늘어났다. 주요 활동으로는 탈북민들의 친목도모, 경제적으로 어려운 탈북민 가정에 대한 지원사업, 탈북학생 장학사업 및 정착교육 등을 하였다. 또한 노동부와 함께 취업지원, 일자리 및 예술단 운영을 통해 남한사회에 북한의 문화를 열심히 알렸다.

 

- 사회적 기업을 하지 않았나.

20098월에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 기업을 승인받아 주식회사 사랑식품을 설립하여 북한식 만두를 생산하고 판매했다. 각종 통일행사 및 봉사활동에 후원하였다. 66명의 직원 중에 60%를 탈북민으로 채용, 대부분 음식에 일가견이 있는 분들이다. 사실 탈북민들이 남한에서 일자리 찾기는 정말 힘들다.

 

고등중학교를 졸업, 군에 입대 22년간

군인으로 생활...현역 군관으로 함북도

회령지역에 출장 갔다가 우연치 않게

3명의 여성들과 함께 두만강을 건너

 

- 공연 봉사활동도 많이 하였던데.

사단법인 새터민회홍보 차원에서 20095평양모란봉예술단을 설립하여 공연활동을 펼쳤다. 탈북예술인들의 공연 특징은 남한에서 점점 사라지는 우리 민속전통예술을 되살려 놓는다는데 있다. 이는 정말 중요한 일이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한국자유총연맹, 보훈단체, 학교 및 관공서 등이 주최하는 각종 행사에서 모두 180회 공연을 실시했다. 매해 양로원과 장애인 복지시설, 노인정 등을 찾아 음식 및 공연봉사를 하였다.

 

탈북민단체 새터민회창립.. 20명으로 시작

현재 100여명으로 늘어났으며 주요 활동으로

탈북민들의 친목도모, 경제가 어려운 가정에

지원사업, 탈북학생 장학사업 및 정착교육 등

노동부와 취업지원, 일자리 및 예술단 운영

통해 남한사회에 북한의 문화 알리는데 노력

 

- 선거에 출마했었는데 목적이 뭔가. 구체적으로 말해준다면.

지금까지 정부는 탈북민들의 자립능력을 키우고 부적응 요인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이제는 우리 사회에서 탈북민을 좀 더 수용하고 그들의 능력을 법·제도적으로 강화하면서 이질감이 있는 간격을 없애야 할 때이다. 이를 위해서 법률을 제정하는 국회의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진출의 기회가 커졌고 국민의 새로운 정당인 국민새정당을 선택하여 출마를 하게 되었다.

작년 8월에 서울 관악구에서 살던 탈북여성 한성옥 모자 아사 비극이 탈북민사회를 깜짝 놀라게 하였다. 1년에 수조원의 음식쓰레기가 넘쳐나는 대한민국 서울의 한 복판에서 굶어 죽은 탈북여성 한성옥 씨를 보면서 마음을 굳혔다.

일부 탈북민들이 광화문에 한성옥 모자 분향소를 설치하고 조문행사를 진행하였고 11월 정부의 조치로 장례까지 마쳤다. 그런데 다소 화가 나는 것은 지금까지 정부기관 어느 누구도 그 일에 대한 제대로 된 사과가 없다는 것이다.

 

- 같은 여성으로 어떤 마음이었나.

물론 본인이 아들(김동진·6)과 함께 소중한 생명의 끈을 놓은 것은 잘못이다. 오죽했으면 그랬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말이다. 허나 상황이 그렇게까지 되도록 동료인 우리 탈북민들이 그를 미처 발견 못하고 돌보지 못한 책임도 분명하게 있다. 폭력이 있는 잘못된 결혼으로 마음고생이 많았던 고 한성옥 씨는 예술에 취미가 있어 공연도 다녔다. 그럴 때마다 아이를 맡길 데가 없어 보모를 썼다고 한다.

당시 우리에게 국회의원이 있었으면 그렇게까지 냉대 받았을까 하는 생각도 문득 들더라. 국회의원은 장관을 불러 보고를 받고 대책마련을 위한 지시를 할 수 있다. 법 규정을 만들고 관리 감독하는 것이 국회의원이다. 앞으로 탈북민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며 한성옥 모자사건 같은 것이 없다고 누가 장담하나.

 

탈북민을 좀 더 수용하고 그들 능력을

·제도적으로 강화하면서 이질감 있는

간격을 없애야 할 때...이를 위해 법률을

제정하는 국회의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진출 기회 커져

국민의 새로운 정당인 국민새정당선택

 

- 공감이 가는 말이다.

남한의 정치권에서는 우리 탈북민들을 한 갓 선거용으로 쓰는 인간홍보물이나 다름없다. 정치와 선거는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이벤트가 필요하다. 일단 국민의 눈길을 집중시키기에는 특수계층인 탈북민 만큼 유용한 계층도 없다.

지난 19대 총선과 이번 21대 총선에서 보수정당이 그랬고, 진보정당은 지난 17대 대선 때 우리 탈북민들을 철저히 이용하였다. 많은 탈북민들이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는데 3년이 지난 지금 과연 그들에게 해준 것이 뭔가 말이다.

 

- 총선 공약은 무엇이었나?

이제 다 지난 일이지만 2명의 국회의원이 나왔다. 그들에게 기대를 건다. 우선 공약은 탈북민들의 취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좋은 기업들이 탈북민 한두 명씩만 키워도 장차 훌륭한 통일일꾼을 키울 수 있다고 본다. 직업능력 신장을 위한 지속적인 일자리교육, 탈북민들의 성비를 고려한 여성 맞춤형 교육프로그램도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정착지원에 대한 기본원칙 수립, 종합적 행정체계구축, 의료·법률상담 강화 및 실무팀 운영 등이 이뤄져야 한다.

 

- 탈북민 상담 전담기관 소리는 뭔가.

탈북민 61.4%가 실업상태이다. 65.7%는 월 100만 원 이하 소득자로 되어있어 남한 사람들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에 있다. 또한 69.8%는 언어소통 및 생활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10명 중 7명으로 과반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국가적 전담기관이 꼭 있어야 한다고 본다.

 

공약은 탈북민들의 취업 경쟁력 확보 위한

교육프로그램 필요...기업들이 한두 명씩만

키워도 훌륭한 통일일꾼으로 만들 수 있어

직업능력 신장 위한 지속적인 일자리교육

탈북민 성비 고려한 맞춤형 교육프로그램

의료·법률상담 강화· 실무팀 운영 이뤄져야

 - 청소년 및 여성지원 정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탈북청소년 교육정책을 교육부가 역할을 맡되 복지부 및 통일부가 연계해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탈북청소년 개인을 중심으로 구체적 목표를 설정, 체계적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교사 등 지원인력 양성이 필요하다.

탈북여성 85%가 생활보호대상으로 지정될 만큼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부분 육아와 자녀양육 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북여성들을 위한 특화직종 발굴과 직업훈련, 취업지원도 정부적 차원에서 시급하다고 본다.

또 다른 계획은 탈북민들에게 공직사회 진출의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 기업에 들어가는 것도 좋지만 탈북민들이 국가기관에 들어가서 일하는 것은 통일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것은 어쩌면 진짜 통일예행연습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말로만 탈북민은 먼저 온 통일이라고 하지 말고 실제 그들을 유능한 통일전문가로 양성해야 한다.

 

탈북청소년 교육정책을 교육부가 역할을

맡되 복지부 및 통일부가 연계해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 탈북청소년 개인을

중심으로 구체적 목표를 설정 체계적인

프로그램과 교사 등 지원인력 양성 필요

 

- 더불어민주당에 탈북민 후보가 없던데...민주당에 맞는다고 보나?

당연한 것 아니겠나. 북한당국은 탈북민을 당과 국가의 배신자라고 한다. 그 당과 국가는 독재자 김정은이고 개인사유가 없는 공산체제를 말한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로 우리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협하는 군사위험 집단이다.

전대미문의 수령3대 독재정치 속에 한갓 짐승처럼 사는 동포인 2천만 북한주민들에게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통일에 대한 희망을 주기위해서라도 현 집권 여당에도 탈북의원이 있어야 했다. 그것이 진정한 통일애국이다.

요즘 탈북민사회서 우스갯소리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탈북민을 배신자로 보고 미래통합당에서는 소수 엘리트출신 탈북민만 홍보용 동업자로 본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개인적 생각으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앞으로도 탈북의원이 생길 것 같지 않다. 그만큼 제 밥그릇 지키기에 혈안이 된 남한의 정치인들이다.

 

- 당선된 이들은 어떻게 일하는 게 바람직한가?

 

나는 북한에 사랑하는 세 딸을 두고 온 엄마로써 누구보다 통일을 간절히 염원한다. 35천 탈북민들, 특히 80%에 이르는 여성들의 정착 애로사항을 잘 안다. 거기에 작은 사욕도 없다. 오로지 우리 탈북민들의 권익과 이익, 일자리 창출에 전심을 다하여 노력할 거 같다.

 

림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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