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칼럼] 北 왜 미사일을 발사하는가?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20/04/01 [13:57]

[논설위원 칼럼] 北 왜 미사일을 발사하는가?

통일신문 | 입력 : 2020/04/01 [13:57]

<고성호 성균관대 초빙교수>

북한은 지난해 초대형 방사포와 미사일을 포함하여 모두 13차례의 무력 도발을 감행하였다. 올해 들어 이미 4번째 발사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은 물론이고 한반도의 거의 전 지역을 사정권으로 하는 무기체계가 완성되어 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미사일 발사 이유는 군사력 증강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전 세계가 중국 발 코로나 바이러스로 잔뜩 움츠려 들고 세계 경제의 심각한 불황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루어져 더욱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북한 자신도 중국과의 국경을 봉쇄하는 등 바이러스 차단에 골몰하면서도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국제적 환경이나 내부의 피폐화된 주민생활과는 관계없이 갈 길을 가겠다는 선언으로 해석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얼마나 체계적으로 대처하고 있을까?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군사도발은 무기의 성능과 도발 의도 등 다각도의 분석이 필요하다. 일차적으로 국방부와 국가정보원 등 전문 분석기관의 면밀한 검토가 있어야 하겠지만, 언제부터 북한의 의도를분석하는데 그렇게 신중해졌는가?

그리고 국민과 직접 소통해야 하는 통일부는 기껏해야 유감이라거나 남북협력은 지속될 것이라는 희망적 사고나 표출하고 청와대 등 다른 기관의 소관이라는 등 책임회피에 급급해 왔다. 부처 간 조율이 부족한 상황에서 통일부의 미온적 입장이 어느 정도 이해되는 것도 사실이다.

북한의 도발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평가는 지나치게 도식적이고 그럼으로써 국가 안보에 위해를 가져오는 행위가 아닌가 한다. 이를테면 국방부는 북한판 이스칸데르와 에이테킴스 등 여러 가능성을 상정하면서 정밀 분석 중이라거나 통일부는 북한의 미사일은 내부적으로 국방역량 및 내부결속을 강화하며 대외적으로 미국의 관심을 유도하고 태도변화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등 도발의 심각성을 평가절하해온 것이다.

이제 북한이 남침을 해 온다면 어떻게 분석할 것인가? 국방부는 여러 가능성을 두고 북한의 전략을 검토하고 있으며라고 하고, 통일부는 북한군의 남침은 통일을 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을 내 놓을 것인가?

 

목적은 공격적 무력 강화하는 것

 

필자가 보기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는 이유는 군사력을 증강하는 것이며 그 이외의 이유는 없다. 대내 긴장 조성과 외부의 관심은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효과일 따름이다. 언제부터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해도로켓 발사체라고 하고 군사력을 증강해도 관심 유도용이라고 해야 할 것인가? 김정은도 이번 미사일 발사의 목적을 군사적 타격 능력 강화이며 선제적 공격능력 강화임을 명백히 하고 있지 않은가? 언제까지 우리만 대내 결속관심 끌기라고 분석해야 할 것인가?

북한의 도발에 대한 정부의 분석과 발표를 보면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홍길동의 심정이 새삼스럽게 느껴지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도발은 도발이다. 설령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단거리여서 신뢰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등 정치적 수사를 동원하여 상황관리를 하고 있는 모습이 우리에게는 결코 편한 입장이 아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미온적 반응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국민적 경각심을 이완시키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 금지라는 UN제재를 희석시키는 행위이다. 또한 장거리 미사일 개발의 전초를 열어주는 반국가적 행위라면 지나친 표현일까?

북한의 도발에 애써 눈을 감는다면 북한은 점차 도발의 강도를 높여갈 것이다. 포 사격에서 미사일 발사로, 단거리 미사일에서 장거리 미사일로 옮겨 갈 것이고 준비가 되면 ICBM이나 SLBM도 쏘아 올릴 것이다. 미국의 태도 변화가 아니라 자신들의 태도도 바뀌어 왔다. 작년까지만 해도 방사포나 미사일을 쏘면서 자위용이라면서 조심스럽게 시작했으나 이제는 공격용이라는 점을 숨기지 않는 것이다.

북한은 왜 미사일을 발사하는가? 거듭 말하거니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대내 결속용도 아니고 미국의 관심끌기용도 아니다. 그건 미사일 발사가 수반하는 부차적 효과일 뿐이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는 단 하나의 목적은 공격적 무력을 강화하는 것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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