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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남북녀 통해 남북문화 이해…통일대비 다양한 지원정책 기대”
[인터뷰] ‘통일부부’ 메니저 장희연 가온남북결혼 대표이사
 
통일신문 기사입력  2020/01/16 [11:52]

희망찬 2020년이 밝아왔고 대한민국은 34천명의 탈북민이 사는 시대이다. 이들 대부분은 나서 자란 고향산천과 사랑하는 부모형제를 떠나 더 나은 삶을 찾아 북에서 남으로 내려온 이민형 탈북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러 탈북민 단체 행사에 가보면 부부동반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그 중에는 통일부부’(남한남성과 탈북여성이 결혼한 부부를 통일부부로 지칭)도 간간이 보인다.

남과 북이 서로 다른 문화권이 형성된 지 어언 70여 년, 그 오랜 문화차이를 극복하고 통일된 미래에 들어설 남남북녀 가정에 이들 통일부부가 희망을 전해줄 선배로서 다양한 역할이 필요할 것이다.

탈북민들 중 80%가 여성이고 그 중 절반 정도가 미혼이다. 남한에서 좋은 결혼을 잘 안내해주는 곳이 결혼정보업체이다. 경기도 안양에 있는 남남북녀 결혼중개 전문업체인 가온남북결혼을 찾아 장희연 대표를 만났다.

자신을 소개해 달라.

 

고향은 함북 청진이고 고급군관인 아버지와 OO경제대학 출신으로 OO공장 경리(회계)원인 어머니 사이 태어난 2녀 중 장녀다. 나는 OO상업전문학교(2년제) 졸업 후 사회생활을 했다. OO상업전문학교는 미용과, 요리과 등이 있고 졸업 후에 식당, 상점 등에 종사할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 나름대로 인기가 많고 경쟁률이 높아 어느 정도 부모의 배경과 본인의 실력이 갖춰져야 입학이 가능한 곳이다.

가족의 생활형편은 평탄했는가.

어린 시절은 부모님 덕분에 풍족하게 살았다. 하지만 내가 20살 즈음 아버지가 불치병에 걸려 수년간 평양을 오가며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사망하셨다. 아버지가 병에 걸린 후 가세가 기울기 시작했고 결혼 준비로 저축한 돈도 치료비로 다 써버려 우리 집은 불 피울 나무 한 조각 없을 정도로 가난해졌다.

 

상업전문학교(2년제) 졸업 후 사회생활

상업학교에는 미용과, 요리과 등이 있고

졸업 후 식당 등에 종사할 인력을 양성

인기가 많고 경쟁률이 높아 부모의 배경

본인의 실력 갖춰져야 입학이 가능한 곳

 

생활이 많이 힘들었겠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나는 하루아침에 20대 초반 그야말로 꽃다운 나이에 가장이 되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직장 일과 함께 OO시장 변두리에서 간이미용실을 차려놓고 손님들의 머리 커트와 미용을 해주며 돈을 벌었다. 내가 장녀이기에 가정을 책임져야 한다는 의무감이 어린 마음에도 깊이 자리 잡았다.

사회에 대한 원망은 안 가졌나.

아버지의 사망을 바라보며 북한사회에 다소 실망했다. 아버지는 20대에 군대에 입대하여 평생 군인으로 살면서 붉은 노동당 당원증을 몸에 지닌 채로 잠자리에 들 정도로 당과 국가에 헌신하셨다. 그런데 발병되어 6개월 정도만 부대에서 신경을 써주다가 어느 날 무 자르듯 잘라 버리더라. 한생을 나라를 위해 헌신하다가 병마에 걸린 아버지를 국가가 보살펴주지 않는 것에 대해 크게 원망스러웠다.

그것이 탈북 동기도 되었겠다.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 수년간 모아놓았던 결혼 밑천(자금)도 병든 아버지 치료비에 다 써버렸다. 나라에 충성한 아버지를 국가가 책임지지 못한 것에 대한 원망, 가세가 기울면서 늘 배가 고파 생존에 대한 위협을 느낄 즈음 먼저 탈북하여 남한에 정착한 고교친구로부터 남한에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많이 놀라지 않았는가.

솔직히 말하면 심장이 멎을 듯 충격이었다. 남한에서 오는 전화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북한에서는 절대 금기사항이다. 통화자는 정치범수용소에 갈 수도 있다. 친구의 전화를 받고 1주일간 고민하던 끝에 그녀의 권고를 따르기로 결심했다. 브로커를 따라 중국으로의 탈북에는 성공했지만 공안에 잡혀 강제로 북송되었다.

  

모아놓았던 결혼 밑천도 아버지 치료비에 써

나라에 충성한 아버지를 국가가 책임지지 못한

것에 대한 원망가세 기울면서 늘 배가 고파

생존에 대한 위협을 느낄 즈음 먼저 탈북하여

남한에 정착한 고교친구에게 오라는 연락받아

 

처벌을 어떻게 받았는가.

보위부에 끌려가서 속옷까지 전부 벗겨진 채로 조사받았다. 알몸으로 조사를 받을 때 여러 남성 직원들이 지켜보고 있어서 굉장히 수치스러웠다. 보위부는 중국에서의 행적에 관하여 심문을 한다. 남한으로 가려고 시도했다는 것이 밝혀지면 사형에 처해지기도 한다. 나는 조사 때 끝까지 남한에 가려 했다고 말하지 않았다.

하루 일과와 환경을 말해 달라.

새벽 5시 기상, 10시까지 앉은 자리서 꼼짝없이 있어야 한다. 옥수수 몇 알과 멀건 시래기 소금국으로 식사를 했다. 10평 남짓한 방에서 25명이 톱날형식으로 누워서 잠을 자야했다. 밤이고 낮이고 따로 없이 빈대와 벼룩이 득실거린다. 간수(계호원)는 우리 이름을 부르지 않고 욕하며 찾거나 종종 폭행도 일어났다.

언제 석방되었는가.

2000년대 초, 1년 여간 수감되어 있다가 석방되었다. 석방 후 다시 탈북에 성공하여 남북평화가 점점 피어오르던 참여정부 시기에 대한민국으로 왔다. 처음 남한에서 시작한 일은 미용사였다. 북한에서 배웠던 미용기술 덕분에 미용실에 취업해서 일을 했으며 약 6~7년 전에 결혼중개업체에 매니저로 취직했다.

가온남북결혼을 소개해 준다면.

결혼중개 매니저를 하면서 탈북여성이 결혼하여 행복하고 따듯한 가정을 꾸려서 살도록 남남북녀 인연을 맺어주는 거야말로 통일의 밑거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가온남북결혼에서는 신원이 확실한 회원을 중매한다.

옛말에 중매는 잘하면 술이 석잔, 못하면 뺨 석대라고 했다. 이는 남녀를 이어주는 것은 중매쟁이의 책임감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온남북결혼은 확실한 회원의 신원을 바탕으로 성혼에 이르도록 책임지고 중매를 하다 보니 결혼 중매쟁이로 나선지 수년 만에 수많은 커플을 성혼에 이르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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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사람들은 북한에서 주민들의 결혼을 당국에서 강제로 시키는 줄 아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황당하게 잘못된 허위정보이다. 북한에서 결혼은 당사자(여자·남자)끼리 한 직장 혹은 행사 및 사회노력 동원현장 등에서 함께 일하며 알게 되어 연애로 하는 것과 부모나 친인척, 지인의 소개(중매)로 하는 경우가 있다.

먼저 결혼을 하기로 양측 가정에서 부모들이 최종적으로 결정을 하였다면 남자는 부모와 지인(들러리 서줄 친구)과 함께 예장감(첫날 색시 옷감)을 갖고 여자의 집을 찾아간다. 이날은 약혼식날이고 주로 저녁시간에 모이며 음식상도 차려진다. 이 자리에서 여자는 남자에게 답례품(첫날 신랑 양복감)을 내놓는다.

결혼식은 신랑이 신부의 집으로 가서 결혼식 음식상을 받고 신부를 데리고 처갓집을 나선다. 이후 승용차(웨딩카)를 타고 자기 사는 지역의 시내와 마을 명소 등을 돌며 사진을 찍는다. 평양의 경우에는 주로 만수대예술극장, 옥류관, 주체사상탑, 김일성·김정일 동상, 개선문, 인민대학습당, 빙상관 등 건축물 앞에서이다.

신부를 태우고 신랑의 집에 도착하면 저녁시간이다. 이때부터 기본예식이 시작되며 신랑의 직장 초급간부(직장장, 당비서)의 축사가 있다. 주로 오늘 당의 은혜로운 품속에서 신랑 OO동무와 신부 OO동무가 한 가정을 이루었습니다. 태어나는 아기도 당에 충직한 충성동, 효성동으로 잘 키워주길 바랍니다는 내용이다.

북한의 근로자들에게 결혼휴가가 따로 없으며 자신에게 차례지는 연중 2주간의 휴가를 조절하여 사용한다. 보통 결혼식을 할 때 4~5일간 휴가를 쓰는데 주로 상차림음식이나 예장감(옷감, 신발, 반지, 목걸이 등)을 마련하기 위해 여기저기 출장을 다니기 위해서이다. 북한에는 신혼여행이라는 말 자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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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커플 사례가 있다면.

30대 중반의 남한 남성이 사무실에 왔었다. 소개하기로 했던 탈북여성 A씨가 개인사정으로 맞선을 못 보게 되는 난처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마침 다른 여성회원 B씨가 사무실에 놀려왔다. 각각 다른 상담공간에서 남성과 여성의 프로필을 보여줬더니 서로 맞선보고 싶다고 하여 소개를 했다. 이후 두 사람은 1년 여간 교제를 하여 작년 봄에 결혼식을 올려 지금은 사랑의 결실인 아기까지 임신한 상태이다.

또 다른 사례를 말해 달라.

60대 초반의 남성이 50대 초반의 탈북여성을 만났다. 3개월 뒤 남성이 여성회원의 안 좋은 경제사정을 알게 되었고 아낌없이 지원하였다. 여성은 자신이 어려울 때 도움을 준 남성에게 매력을 느꼈고 지금 두 사람은 수년째 행복하게 살고 있다. 주변에서 잉꼬부부라는 칭찬을 많이 받으며 사는 부부이다.

결혼 희망 남한 남성들에게 한마디 하면.

사무실로 찾아와 처음 상담할 때는 희망하는 배우자 여성은 그냥 건강하고 살림살이만 잘하면 된다고 했던 남성들이 정작 회원가입 이후에는 슬며시 달라진다. 배우자가 될 여성이 예쁘고 가급적이면 어려야 하고 이혼한 여성은 안 된다. 전 남편과의 사이에 되도록 아이는 없어야 한다는 등 여러 조건을 내세운다. 중매쟁이로서 결혼하고 싶으면 너무 조건을 따지지 말라고 조언을 하고 싶다.

더 구체적으로 조언해주면 어떻게 하나.

너무 조건을 따지다 보면, 정말 잘 어울리는 사람과 인연을 놓칠 수 있다. 일생을 함께 할 배우자를 찾는데 현실감이 떨어지는 조건이나 북한에서 왔다는 편견 등을 가지면 진정한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 좀 더 이해하고 배려하며 인내하는 마음으로 배우자를 찾기 바란다. 결혼은 조건보다 사랑과 믿음으로 해야 한다.

 

너무 조건을 따지다 보면, 정말 잘 어울리는

사람과 인연을 놓칠 수 있어 일생을 함께 할

배우자 찾는데 현실감이 떨어지는 조건이나

북한서 왔다는 편견 등 가지면 진정한 사람

찾기 어려워이해와 인내하는 마음 가져야

결혼은 조건보다 사랑·믿음으로 해야 조언

 

귀 회사의 특성이 있다면.

가온남북결혼은 사람을 중시하고 사람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긴다. 내가 회사를 설립하면서 세운 회사경영 철학이다. 그러다 보니 회원들의 만족도가 높고 수많은 남남북녀 커플이 탄생한다. 회원의 특성을 다각도로 분석하여 서로 잘 어울릴만한 사람끼리 연결시켜주는 중매쟁이를 확실하게 믿으시길 바란다.

탈북여성의 장·단점은 뭐라고 보나.

탈북여성들은 사선을 넘어온 사람이다. 그만큼 삶에 대한 의욕이 누구보다 강하며 물질만능주의 사회가 아닌 곳에서 살아와서 순박하다는 장점이 있다. 굳이 단점이라면 남한처럼 국제화된 시대에 다소 떨어지는 의식과 생활습관이라고 본다. 하지만 이러한 점은 생활하면서 정착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바뀔 것이라고 본다. 요즘 탈북여성들을 보면 놀라울 정도로 남한 사회에 빠르게 적응하기도 한다.

고마운 사람은 누구인가.

가장 먼저 내 운명을 바꿔준, 나를 대한민국으로 오도록 이끌어준 북한 고교동창생 친구에게 정말 고맙다는 인사를 전한다. 그 친구는 지방에 사는데 종종 연락하며 만난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내 인생에 꼭 맞았다.

또한 사랑하는 가족이다. 우리 아이가 잘 자라줘서 고맙고 내가 힘들 때 늘 손을 내밀어 도와주는 사랑하는 남편이 감사할 뿐이다. 겉으로 표현은 잘못하지만 늘 남편에게 감사하고 또 고마운 마음으로 사니 너무나 행복하다.

자신이 바라는 소망은 뭔가.

나는 남남북녀를 이어주는 통일부부중매쟁이 역할을 하고 있다. 가장 큰 보람은 가온남북결혼을 통해서 맺어진 통일부부가 따듯한 가정에서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남녀가 하나 되어 소중한 가정을 이루고 믿음과 사랑 속에 서로 존중하고 아껴주며 사는 것은 이 각박한 세상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에너지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문재인 정부에서 남북화해 모드가 밝아오고 있다. 이럴 때 더불어 사는 세상, 사랑하며 사는 세상, 통일로 하나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많은 남남북녀 커플이 맺어질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할 것을 새해를 맞아 다시 한 번 다짐했다.

아울러 나는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남남북녀 결혼중개 및 문화체험, 남북청년 소개 등 남남북녀를 통해 남북의 문화를 넓게 이해하고 통일을 대비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정책이 지금보다 더욱 확대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림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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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1/16 [11:52]  최종편집: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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