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양극화를 넘어, 대한민국으로

박준규 한반도청년미래포럼 국내지부 대표 | 기사입력 2026/08/13 [19:06]

정치 양극화를 넘어, 대한민국으로

박준규 한반도청년미래포럼 국내지부 대표 | 입력 : 2026/08/13 [19:06]

민주주의에서 정치적 경쟁은 필수적이다. 문제는 무엇을 위해 경쟁하느냐다. 정치의 목적이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상대 진영을 꺾고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데 머무르는 순간, 정치는 국민보다 진영을 바라보게 된다. 정치적 승패는 선명해지지만 그 과정에서 국가의 미래는 흐려진다.

 

  박준규 남북평화회의 청년위원장

지금 우리 정치는 상대의 실패를 자신의 성공으로 착각하는 모습에서 벗어나야 한다. 진영을 막론하고 상대의 실언과 실책에는 누구보다 빠르게 달려들면서도 저출생과 고령화, 청년의 일자리와 주거, 남북 분단의 미래와 평화, 지역소멸과 같은 국가적 문제에는 좀처럼 같은 속도를 내지 못한다. 정책보다 공방이 앞서고 해법보다 책임공방이 길어지는 동안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쌓이고 있다. 정쟁에는 하루가 짧지만 국가의 미래를 논하는 데에는 한없이 느린 것이 지금 정치의 가장 큰 모순이다.

 

강성 지지층의 존재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이들의 목소리가 정치 전체의 방향을 결정하기 시작하면 문제가 달라진다. 상대와 대화하면 배신자가 되고, 타협하면 소신이 없다고 공격받으며, 다른 목소리를 내면 같은 진영에서도 적으로 규정된다. 이런 정치에서는 정책경쟁보다 누가 더 선명한지를 증명하는 경쟁만 남는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어느 한 진영의 나라가 아니다. 지지층 결집은 선거 전략이 될 수 있지만 국가 운영의 철학이 될 수는 없다.

 

보수는 공동체의 안정과 책임을 지키면서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여야 하고, 진보는 사회의 모순을 바꾸면서도 다른 생각을 설득하고 포용해야 한다. 중도 역시 양쪽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가치와 이해를 연결해 현실적인 대안과 선택을 만들어야 한다.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대한민국의 현주소는 위의 분석과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에 다시 논하고자 한다. 서로 추구하는 가치와 지향점이 다르기 때문에 생산적 경쟁을 하되,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결단에 있어서는 하나의 국가로서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청년층을 단순한 캐스팅보트로만 바라보는 정치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청년은 선거 때마다 어느 진영으로 움직일지를 분석하는 대상이 아니다.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오늘의 정치적 결정에 따른 비용과 결과를 감당해야 할 당사자다.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선거철의 구애나 상징적인 자리가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기회다.

 

대한민국 앞에 놓인 문제들은 이미 진영논리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저출생과 고령화, 인공지능과 첨단산업 경쟁, 주거와 자산 형성, 지역 균형 발전, 평화와 국제질서의 변화까지 대부분 한 정권의 임기 안에 끝낼 수 없는 과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을 뒤집고 전임 정부의 정책이라는 이유만으로 평가절하 한다면 대한민국은 매번 출발선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국가의 존립과 미래 경쟁력에 직결되는 핵심 과제만큼은 정쟁의 영역에서 국가전략의 영역으로 옮겨야 한다. 어느 정당이 집권하더라도 이어갈 수 있는 최소한의 국가적 합의를 만들고, 그 위에서 누가 더 좋은 해법을 제시하는지를 경쟁해야 한다. 상대의 실패를 기다리는 정치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성공을 경쟁하는 정치가 되어야 한다.

 

지금 우리 정치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상대 진영의 승리가 아니다. 정치가 싸우는 동안 국가의 시간이 흘러가고 국민이 정치자체에 기대를 거두는 것이다. 대한민국에는 더 강한 진영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더 긴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정치가 필요하다. 이제 진영의 승리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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