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생존전략, 핵이 아닌 경제력이어야 한다

이종석 북한학 박사 | 기사입력 2026/07/07 [15:41]

북한의 생존전략, 핵이 아닌 경제력이어야 한다

이종석 북한학 박사 | 입력 : 2026/07/07 [15:41]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권력이지만, 그 권력을 움직이는 힘은 결국 돈이다. 이 진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변한 적이 없었다. 특히 현대에 들어서는 자본이 든든한 경제력이 국가의 경쟁력이 됐다. 한국은 1960년대부터 국가경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체계적인 경제성장 정책을 펼쳤으며, 그 결과 세계 경제 강국이라는 명성을 얻게 되었다.

 

 이종석 논설위원

한반도에서 남북 간의 체제경쟁이 불붙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무렵일 것이다. 당시 남북 간의 체제경쟁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전쟁을 치른 남과 북은 각자의 국민에게 자신들이 선택한 체제가 서로 우월하다는 것을 보여주어야만 했다.

 

전쟁은 1953년 휴전협정으로 봉합되었지만 진정한 승패는 그 이후 어느 쪽이 경제적으로 성공하고 국민들이 잘사느냐에 따라 결정된 것이다.

 

1980년대 초까지 북한은 전후복구를 조기에 마치고 경제적 성장과 수준이 남한을 능가하는 듯 했으나 80년대 중후반 남한이 아시안게임과 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남북한의 체제경쟁은 막을 내리게 됐다. 이것으로 한국전쟁의 연장전이 되었던 남북 간의 체제경쟁에서 남한이 승리를 거둔 셈이다.

 

만일 북한의 상대가 남한에 머물지 않고 체제경쟁을 넘어 경제발전 경쟁을 했더라면 지금의 한반도 상황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아마도 북한은 중국과 비슷하게 개방하고 시장경제를 도입하여 지금보다 여유로운 인민들의 생활이 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 지도부는 남북의 체제경쟁에서 실패한 부분을 감추기 바빴고, 대남 흑색선전과 대내 선전선동을 비롯한 폐쇄적 국가시스템을 운영해오게 된 것이다.

 

북한은 1990년대 날로 심화되는 남북의 경제적 격차를 만회할 수 없게 되자, 1993NPT(핵확산방지조약)의 탈퇴의사를 밝히고 핵개발에 돌입했다. 북한의 핵개발은 남한의 경제력과 우세한 재래식 무기를 압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판단했던 결과인 것이다.

 

이에 남한은 북한의 6차례의 핵실험과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비롯한 핵무기 보유 과정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제 남한은 북한의 핵개발 성공에 대한 두려움과 핵공격에 대비해야 하는 위협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좀 더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어떠한 공격용 무기라 할지라도 전쟁에서 사용가능해야 하고, 그 무기를 사용했을 때 전쟁승리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이 주장하는 공격용 핵무기는 그 두 가지 조건을 현실적으로 만족할 수 없는 것이다.

 

1945년 미국이 일본에 사용했던 핵공격 이후로 단 한 번도 지구상의 전쟁에서 사용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 핵무기는 실제 전쟁에서 사용하기 위한 공격무기라기보다, 체제보장과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억지용·위협용 수단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북한은 종종 사자나 독수리처럼 맹수의 공격성을 보이듯 온갖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결국은 고슴도치 모습에 가까운 것이다. 맹수는 엄청난 체력과 매우 다양한 재주를 가지고 있어야 하듯이 국가 역시 모든 면에서 경제력 기반의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최근 중동에서 벌어진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에서도 확인되듯이, 전쟁의 수행능력은 결국 경제력에서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상대보다 막강한 군사력과 경제력을 가진 다음에 따져봐야 한다.

 

북한은 오래전부터 자신들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으로 비대칭전략을 구사해 왔다. 이러한 전략은 한때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남한사회의 불안감 조성이나 대미협상에서도 어느 정도 위협수단으로 유용하기도 했다.

 

3대째 세습정치를 이어온 북한 체제는 보다 단단한 내부의 결속력이 요구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체제유지를 위해 필요한 것은 더 이상 핵무기 개발과 같은 비대칭전략이 아니라 체제전환을 통한 북한 경제력 확보가 우선되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핵보유국이 아니라 경제력이 받쳐주는 정상국가의 이미지가 보다 중요할 수 있다. 북한은 더 이상 핵무력을 앞세우지 말고 비핵화를 통해 경제제재에서 벗어나 경제력 기반의 튼튼한 국가를 건설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핵탄두 또한 상황에 따라 쓸모없는 무기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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