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잔재] 가라오케, 가라오께(노래방)이재봉의 우리말 바로 쓰기// 외래어 오용가라’는 ‘비어있는 상태’나 ‘가짜’를 뜻하고 ‘오케.오께’는 ‘오케스트라’를 줄인 말로 일본인들의 축약조어 흥미
어릴 때 즐겼던 놀이 가운데 하나가 ‘다마(구슬)’치기였다. 땅바닥에서 굴리기도 하고 손에 잡고 ‘이찌니산(하나둘셋)’을 하기도 했다. 구슬, 공, 알 등을 가리키는 일본어 ‘다마’는 앞에서 말했듯 백열등을 가리키기도 하고 아래서 말하듯 당구를 가리키기도 했으니 다양하게 쓰였다.
달리기 경기할 때 출발선에 서면 선생님이 호루라기를 불거나 일본어로 ‘요이땅(준비. 출발)’을 외쳤다.
1980년대 초 프로야구가 생겼다. 광주학살을 저지르고 대통령 자리에 오른 전두환이 국민에게 정치에 관심 갖고 데모하지 말고 쾌락에 빠져보라는 의도를 담아, 컬러TV 방송 시작하고, 야간통행 금지 풀며, 중·고등학생 교복 자율화하고, 대학증원 확대했다는 말이 있다.
프로야구 출범도 그 일환이었다고 한다. 야구에도 일본어가 적지 않았다. ‘방망이’를 가리키는 ‘빠따(bat.배트)’, 타자 몸에 맞는 ‘데드볼(hit by pitch)’, 타자가 걸어 나가는 ‘포볼(walk, base on balls)’, 타구가 직선처럼 날아가는 ‘라이나(line drive)’, 경기가 끝나는 ‘게임셋. 게임세트(game is over)’ 등.
요즘은 적지 않은 사람이 탁구채를 ‘빠따’라고 부른다. 탁구채는 배트(방망이)가 아닌데 왜 그렇게 부르는지 모르겠다. 흔히 라켓(racket)이라 부르는데 더 정확한 영어로는 패들(paddle)일 것이다. 대개 라켓은 테니스 채나 배드민턴 채처럼 그물로 된 것을 가리키고, 패들은 탁구채나 10여년전부터 한국에 널리 도입되기 시작한다는 피클볼 채같이 나무판이나 복합소재로 된 걸 가리키기 때문이다. 탁구채를 일제 잔재가 묻은 ‘빠따’는 물론 영어로 라켓이나 패들이라고 부르지 말고, 쉽고 정확한 우리말 탁구채 그대로 부를 수 없을까.
한편, ‘빠따’는 야구방망이나 ‘가쿠목.각구목(각목)’으로 엉덩이나 허벅지를 때리는 구타를 가리키기도 한다. 일본식 군대·폭력 문화의 잔재이다. 많은 남자들이 단체생활 특히 군대생활에서 겪었으리라 생각한다.
화투가 일본에서 들어온 탓인지 일본어가 몹시 많았다. 새 다섯 마리를 가리키는 5점짜리 ‘고도리’, 둘이 협상. 거래하는 ‘쇼당’ 판이 중단·취소되는 ‘나가리’ 등이다. 아마 1990년대 말까지 우리사회에 고스톱 열풍이 불어 동료 교수들과 점심이나 저녁 먹으러 식당에 가면 ‘자부동(방석)’을 깔아놓고 화투를 얹어놓은 방에 들어가곤 했다.
1990년대 초 동포사회에 ‘가라오케·가라오께(노래방)’가 많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가라’는 ‘비어있는 상태’나 ‘가짜’를 뜻하고 ‘오케.오께’는 ‘오케스트라’를 줄인 말이니 일본인들의 축약조어가 재미있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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