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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주석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지 3주 만에 그것도 중국 국내 정치ㆍ경제 사정이 여러모로 편치 않은데 1박 2일 일정으로 북한을 갔다. 더더욱 이상한 것은 방문하기 전날인 6월 7일이다. 시 주석이 북한 땅을 가겠다고 짐 가방을 꾸리고 있는데 김정은 위원장이 여동생이자 개인 스피커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시켜서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건들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다. 정말 특이하지 않은가?
우리가 남의 집에 갈 때에는 보통 두 가지 경우이다. 돌잔치라거나 회갑잔치 등 축하하러 갈 때가 그 하나이고, 누가 돌아가서 조문하러 가거나 본인 또는 가족들이 크게 다쳤을 때 위문하러 가는 게 보통이다. 그런 때에 멀리서 자기 집을 찾아주는 사람들, 특히 노구를 무릅쓰고 온다면 극진히 환영하고 마음 편하게 있다가 가도록 하는 게 상례이다.
그런데, 이번 시 주석의 방문은 그 두 가지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김정은의 생일도 아니고, 북한에서 무슨 국상이 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 당연히 시 주석의 방문을 앞두고 북한과 중국 간에 무수한 연락이 오갔을 거다. 그 결과 북한이 판단하기에는 이번 방문이 자기들에게 우호적인 것 같지는 않았나 보다. 그러니까 오기 바로 전날 시 주석에게 와서 딴소리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겠지. 막상 왔을 때는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영접하면서 대규모 환영 인파를 모으고 최고급 숙소와 만찬을 제공하는 등 야단법석을 부리는 강온 양면작전을 펼친 것 아닐까.
최근 한반도 주변정황이 급변하고 있다. 서로 간에 피아가 구별되지 않을 정도이다. 자, 북한과 중국이 동맹국인가? 중ㆍ북 우호협력상호원조조약이 있으니 그런 것 같긴 한데, 막상 ‘그렇다’고 답하기에는 입이 간질간질하다. 중국이 북한의 핵무장을 원할까? 동맹국이라면 당연히 ‘Yes’라고 할 법한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는 북한 역시 그렇다. 중국이 자기들의 생존에 필수적인 영양 공급처이긴 하지만 북한 스스로 중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경계하고 있고, 나아가 중국의 관리ㆍ통제를 싫어한다.
그럼, 북·중·러는 어떨까?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발을 들여놓은 채 허덕이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만나서 손잡고 합동 군사 훈련도 하는 사이인 만큼 이런 상황이 되면 중국이 러시아를 적극 도와줄 법도 한데, 시 주석을 필두로 중국은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모양새다. 돈이 급한 푸틴 대통령이다. 러시아산 원유 가격을 최대한 후려쳐서 사들이고, 러시아로 하여금 위안화를 갖다 쓰게 만들었다.
시진핑 주석 방북에 이은 중국과 북한의 공동 발표 분석에 따르면, 중국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에 대해 사실상 묵인이 있었다고 한다. 시진핑 주석의 급거 방북 결정이 북핵을 염려하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이후에 이루어진 것이다. 방북 전날 김여정 부부장의 외침이 터져 나왔던 것에 비추어보면 북중의 만남 가운데 무언가가 있었을 것이라는 게 의심된다. 북한을 다녀 온 중국이 미국에게 할 말이 있어야 할 것 아니겠는가.
중국 국가 주석이 7년 만에 평양을 방문했다는 것이 북한 정권의 안정성에 대한 중국의 공개적 지지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이는 역으로 생각해 보면, 북한이 이웃 강대국의 지도자가 와서 응원해줘야 할 정도로 정권의 안정성이 취약한가라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그리고 북한이 러시아를 레버리지로 해서 중국과의 협상력을 넓혔다는 보고 내용도 있다. 이는 북한이 제어할 수 없는 양날의 칼을 맨손으로 쥐고 있는 형국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갖게 한다.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 가운데 보수적 측면에서 북한이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었으면 한다. 한번 싸우고 죽자는 이판사판 전략일 경우, 그 싸움의 직접적 대상은 바로 평화롭게 살고 있는 우리 대한민국이다.
대한민국을 적대국으로 규정하는 김정은의 2개 국가론과, 탈북 방지용이라는 미명하에 수천 명의 군 병력을 동원해서 북방한계선 남진정책을 추구하는 모양새가 심상하지 않아 보인다. 헌법상 국민 수호 책무를 다해야 하는 게 대통령이고, 국방부장관이다. 현 정권의 진정성 있고 철저한 국민 수호 노력을 촉구한다. <저작권자 ⓒ 통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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