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은 배불리 먹고 싶고, 자동차를 타고 싶고, 여행을 원한다”‘경계 너머, 사람을 만나다’ 발간한 김영우 해솔직업사관학교 이사장춘천에서 탈북청소년들 지원을 위한 해솔직업사관학교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는 이사장님이 최근 ‘경계 너머, 사람을 만나다’라는 제목의 수상록을 발간했다. “우리가 이곳에서 이해하고 있는 북한과 실제 북한의 모습은 대단한 차이가 있다. 이는 제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당시 많은 우리 동료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갈등과 투쟁이라는 흑색 안경을 통해 보는 북한이라고 한다면, 북한에 가서는 사람의 만남을 통해서 실체적 진실을 볼 수 있었다”고 회고한다. 그러면서 30여년에 달하는 긴 시간을 북한사회와 남한사회에 공존하면서 얻은 소중한 생각들‘경계 너머, 사람을 만나다’이 독자들에게 잘 전달되어 공감하기를 기대한다.
- 춘천에서 탈북청소년들 지원을 위한 해솔직업사관학교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는 이사장님이 최근 ‘경계 너머, 사람을 만나다’라는 제목의 수상록을 발간했는데 이 책을 발간한 계기가 궁금하다. 제가 외환은행에 근무 중인 1997년에 북한 함경남도 신포지구 원자력발전소 건설현장에 지점장으로 2년여 체류한 시점을 시작으로, 남한에 온 탈북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 운영까지 거의 30년에 이르렀다. 그 동안의 경험과 느낀 생각들을 정리해서 “지금 이 시점에서 남한 사회가 남북관계를 위하여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독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었다.
- 그러면 독자들에게 던지는 중요한 화두는 무엇인가. ▲북한은 영원히 만나지 않아도 되는가. 만난다면 북한이 어떤 상태에서 만나는 것이 좋은가. 그들도 우리와 같은 수준은 아니지만 잘 살수록 좋다. ▲북한 사회는 그렇게 나쁜 집단인가. 사람이 나쁜 게 아니라 체제가 나쁘다. 산하도 사람도 낯설지 않았다. ▲통일은 정치, 국제질서가 먼저가 아니라 사람과의 만남이 먼저다. 그 만남은 우리 가 주도해야 하고, 우리가 포용하여야 한다. 그들은 결국 항복할 것이다. ▲통일은 우리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할 노력이지 북한 위한 희생이 아니다. 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외환은행에 근무 중인 1997년 북한 함남 신포지구 원자력발전소 건설현장 지점장으로 2년여 체류한 시점을 시작으로, 남한에 온 탈북청소년 위한 대안학교 운영까지 30년 그동안의 경험과 느낀 생각들을 정리한 것
-북한이 한국에 문호를 열고 평화공존, 남북교류협력에 호응해 나오게 하려면 우리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는지. 핵협상이 우선이다. 북미핵협상이 이루어지면 국제제재가 완화되고, 그러면 미국의 역할은 끝이 나고 남과 북의 경제적 교류가 시작될 것이다. 북한은 핵 하나로 그들의 운명을 거래(big deal)한다. 핵 개발의 진전은 협상 몸값을 많이 높였다. 그리고 그것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북한은 남한이 없으면 경제개발을 할 수 없다. 따라서 남한의 기업체와 공기업을 전방위적으로 만나야 한다. 이에 정부는 길만 깔아 주면 된다. 우리 국민들은 합심하여 특히 종교단체를 중심으로, 먹거리를 위시하여 원조활동을 그들의 자존심이 상하지 않게 하면서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이곳에서 이해하고 있는 북한과 실제 북한의 모습은 대단한 차이가 있다. 이는 제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당시 많은 우리 동료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갈등과 투쟁이라는 흑색 안경을 통해 보는 북한이라고 한다면, 북한에 가서는 사람의 만남을 통해서 실체적 진실을 볼 수 있었다. 공식적인 자리를 떠나서는 그들 모두 배불리 먹고 싶고, 자유를 원하고, 자동차를 타고 싶고, 여행을 원하는 남한의 우리와 전혀 다름이 없는 동포이다. 공산당은 자본주의를 만나면 필패이다. 그래서 우리는 언제든, 어디서건 만나야 한다. 그런데 정치적, 이념적 접근을 하면 얽히고설킨 대내·외적 사유로 지금처럼 교착상태에 빠지는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북한 동포들은 더욱 망가지고, 이제는 실제로 인류학적으로 종족이 달라지고 있다는 염려를 하게 된다. 인권문제도 그들의 기아와 아사를 면하게 하는 과제가 인간의 존엄 실현이고, 억압과 폭력으로 부터의 해방이 다음 순번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된다.
남한사회는 이곳에 온 탈북민에 대하여 실체적 모습을 모른다는데 문제가 있어 거기에 북한에 대한 적대감, 그들에 대한 회피와 무관심 등 사회적 성숙도가 부족
북한 동포들을 보는 시각이 더 따뜻해져야 남한사회 남남 갈등의 골 줄이는 것 중요
-북한에서의 생활 중 북한주민 접촉이나 지역왕래가 있었을 텐데 지금도 남아 있는 기억은 어떤 것이 있는지. 보고 듣는 많은 것들이 충격적인 아픔으로 남아 있다. 제가 있던 기간이 북한 ‘고난의 행군’ 시절 한 중간지점이었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총체적 비극의 시기였다. 그 당시 2백만 인구가 굶어 죽어 가는 마당에도 전 국민들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산하는 적막하기만 했다. 그냥 죽어가는 것이다. 지나가다 보면, 저녁인데 마을 굴뚝에서 연기 나는 집들을 보기 힘들었다. 이곳에 온 25세 이상의 탈북민들 모두 그 와중에 굶으며 아이 낳고, 영양부족으로 태어나고, 어른들은 서로 뺏고 다투고 많은 여성들이 두만강 건너 돈벌이에 나선 것이다.
- 이곳에 온 탈북민의 남한정착 과제가 풀기 어렵다고 하는데 정부와 국민은 어떻게 해야 가장 바람직한지 나름대로의 해법이 있다면. 한마디로 말하면 지난한 과제이다. 그들은 우리와 너무나 다르게 살았고, 이곳에서는 각자가 혈혈단신, 맨손으로 시작하고 있다. 깊은 열등감, 외로움, 미래에의 불안이 그들의 정체성이다. 먼저 미래지향적으로 해야 할 일은 지금부터라도 북한이 잘 살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앞으로도 점점 더 멀어질 것이다. 사회적 가난은 건강, 교육, 심성, 사회성 등 모든 부문에서 다른 집단이 되어 버릴 수 있다. 국민소득 $35,000 대비 $1,200 이 지금의 현실이다. 두 번째는 현재 탈북민들은 점진적으로 나아질 것으로 본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역량에 비례해 이 문제에서는 후진을 면치 못함은 인정해야한다. 남한사회는 이곳에 온 탈북민에 대하여 실체적 모습을 거의 모른다는데 문제가 있다. 거기에다가 북한에 대한 적대감, 그들에 대한 회피와 무관심 등 사회적 성숙도가 다른 선진국에 비하면 부족하다. 그래서 책의 1/4 부분을 ‘내가 본 북한이탈주민’이라는 제목으로 심층 분석하고 우리 사회에 당부할 내용도 실었다. 사회 전체적으로 북한 동포들을 보는 시각이 좀 더 따뜻해질 필요가 있다. 남한사회 내의 깊은 남남 갈등의 골을 줄여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나 더 생각해 보면, 탈북민들을 위한 법 정비나 제도적 방안의 변화들이 깊은 생각 없이 정치권에서 야단을 치거나 뒤따라 언론에서 문제 삼고, 거기에 맞추어 해당 정부기관에서 짜깁기 하는 식의 극히 초보적인 처방이 많다. 많은 학교와 학자들의 의견은 따로 놀고, 정치권에서는 인기 영합식 쿠키를 던지고, 탈북민들은 단 것만 받아먹기를 기대하는 현상이 세월이 흐름에도 탈북민들의 사회정착이 크게 나아지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전 세계가 전쟁 통해 영토 확장 꾀하는데 헌법상 우리 영토마저 버려서는 안될 것 핵협상이 지연되고 대북제재가 장애요인인 지금에도 긍정적인 자세로 변화가 바람직 10대 강국의 능력 남북문제에도 적용해야
- 그렇게 어렵다고 하면, 원점으로 돌아와서 ‘통일을 해야 하나’라는 질문을 하게 되는데. 통일은 세계에 유래 없는 단일민족이므로 역사적 당위성으로 당연한 걸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80년간 분단과 갈등으로 지쳐왔고, 남과 북의 엄청난 제반 능력의 격차와 새로운 세대의 등장으로 통일에 대한 회의심이 생겨난 것 또한 현실이다. 그러나 역사는 새로운 반전을 기다리고 있다. 남한은 분단성장의 한계에 이르렀고, 극심한 인구감소 추세와 노동력 감소는 우리가 최선을 다한다 해도 하락세를 피할 수 없다. 통일을 통하여 생산영토의 확장, 양질의 노동인력 확보, 지하자원 활용, 군비축소 등 제반 여건을 호전시켜야 한다. 피할 수 없는 인구절벽 현상은 다음 세대에 가면 남한사회는 텅비게 될지도 모른다. 전 세계가 전쟁을 통하여 영토 확장을 꾀하는 마당에 우리는 헌법상 우리 영토마저 버려서야 되는가 묻고 싶다. 현재의 안일은 미래의 불행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 그러면 저자가 제시하는 구체적 실행 방향은 무엇인가. 핵협상이 지연되고 대북제재가 장애요인인 지금에도 우리가 긍정적인 자세로 변화해야 된다. 여건 변화 탓만 할 일이 아니다. 세계 10대 강국의 능력을 남북문제에도 적용하자는 것이다. 그 길은 남북의 경제적 교류를 거쳐 사회·문화적 통합을 이루고, 마지막으로 남북의 체제 통일로 가는 길이다. 먼 길이지만, 이 길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우리 사회는 불안하지 않고 평화로울 것이다. 왜냐하면 이 길은 희망이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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