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 군사합의 복원 추진 성급하다
2026년 ‘이란전쟁’의 교훈을 직시해야
실효적 억지력 강화와 신중한 접근 촉구
윤현중 기자 | 입력 : 2026/03/30 [13:01]
현 정부가 우리 군의 정찰 및 훈련 활동을 제약해 온 ‘9·19 남북 군사합의’의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통일부와 국방부는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포함한 선제적 복원 검토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대북관계개선의 차원을 넘어 국가안보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사안인데도 말이다.
이 사안을 충분한 검토 없이 추진할 경우, 우리 스스로 군사적 제약을 떠안고 국방역량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국민적 공감과 정치권·군의 면밀한 검토, 그리고 한미동맹 차원의 영향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
2018년 체결된 9·19합의는 군사적 긴장완화라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상투적인 무시와 도발로 이미 그 실효성을 상실했다. 북한은 합의 이후에도 수천 차례의 위반행위를 저질렀다.최근까지도 탄도미사일 발사, GPS 교란, 무인기 침투, 오물 풍선 살포 등 도발의 수위를 높여왔다. 결국 북한은 2023년 일방적으로 합의 파기를 선언하며 감시초소(GP)를 복원했다.
그럼에도 정부가 선제적 복원을 검토하는 경우, 우려되는 바가 크다. 비행금지구역이 다시 설정되면 우리 군의 정찰·감시활동이 제한되어 군사대비 태세가 약화될 수 있다.
특히 무인기와 공중정찰이 핵심인 현대전 환경에서 이는 치명적인 제약이 될 수 있다.더욱이 한미동맹 차원에서도 작전제약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군사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상황에서 감시능력을 스스로 제한하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
2026년 중동의 ‘이란전쟁’이 보여주듯, 평시 감시가 부족하면 잠재 적국(북한)의 전력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강할 수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북한보다 우리 내부 단속에 치중함으로써 북한을 더 신뢰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점 역시 납득하기 어렵다.
안보는 한 번 무너지면 복구하기 어렵다. 정부는 성급한 합의 복원에 매달리기보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여론 수렴과 한미동맹 차원의 공동 영향 평가를 선행해야 한다. 또 군사합의, 특히 군축성격의 조치는 반드시 검증체계와 상호 이행이 담보되어야 한다.
검증장치가 없는 군사합의는 상대에게 기만당하더라도 알아낼 방법이 없는 등 적의 무력증강과 도발 준비의 시간만 벌어줄 뿐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실효성 없는 9.19합의 복원이라는 정치적 선언이 아니라, 북한의 위협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억지력의 유지와 강화다.
정부는 안보의 기본을 잊지 말고 정치적인 복원논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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