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의 인터넷 체제선전 허와 실

정복규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6/03/27 [19:44]

북한 김정은의 인터넷 체제선전 허와 실

정복규 논설위원 | 입력 : 2026/03/27 [19:44]

북한 주민들도 스마트폰을 쓰지만 유튜브나 SNS 등을 통해 해외소식을 접하는 건 철저하게 차단돼 있다. 반면 북한 당국은 온라인을 북한의 사상과 문화를 알리는 '선전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정복규 논설위원    

북한은 직접 유튜브를 통해 체제 미화용 콘텐츠를 내보내다 삭제되기도 했다. 그러자 이번엔 외국 인플루언서를 동원해 홍보에 나서고 있다. 주민들에겐 빗장을 걸고 대외용으론 인터넷을 적극 이용하려는 북한의 이중 전략이다.

 

야간 평양의 거리는 화려하게 솟구치는 분수와 건물의 야간조명, 주체사상탑과 김일성·김정일의 동상까지 화면에 담긴다. 영상이 올라온 곳은 유튜브다. 해당 채널에는 북한의 대표 아나운서 리춘히를 다룬 영상도 있다. 그녀는 조선중앙텔레비전의 수석 앵커이자 TV 진행자, 라디오 방송인, 다큐멘터리 내레이션으로 활동한다.

 

그녀를 '핑크 레이디'라 부르며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삶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어부의 딸로 태어난 리춘히는 조군실고급중학교를 거쳐 평양연극영화대학 배우학부에 진학했다.

 

북한 당국의 협조 없이는 확보하기 어려운 자료들이지만, 채널 측은 어떤 단체나 정부와 관련 없는 '100% 독립채널'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채널의 배경에 북한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북한은 줄곧 인터넷에 대해 강한 경계심을 보여 왔다. 한국은 물론 서방국가들이 인터넷을 이용해 북한 내부를 흔들려 한다며, 체제 와해를 위한 주요 수단으로 본 것이다당연히 북한 주민들의 인터넷 접속도 철저히 차단돼 있다. 북한 인구의 99.9%가 인터넷과 단절된 상태다.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 구글, 유튜브 등의 웹사이트를 통제하고 있지만 인터넷 자체를 금지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북한이 유일하다. 북한이 이토록 인터넷을 위험요소로 인식하게 된 데에는 중동지역의 민주화 시위, '아랍의 봄'의 영향도 있었다.

 

아랍의 봄을 촉발시킨 것이 바로 인터넷 SNS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북한도 인터넷을 통한 대외 선전 활동만큼은 꾸준히 이어왔다. '우리민족끼리', '내 나라', '조선의 오늘' 등 여러 개의 대외 선전용 채널을 인터넷에 개설했고 세계적 흐름에 맞춰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하기도 했다.

 

인터넷을 활용한 북한의 대외 선전활동은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정점을 찍었다. 유튜브 채널에 등장한 북한 여성 '은아'라는 인물이 대표적인데, 북한 내에는 코로나19 감염이 없다는 식으로 체제선전용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다.

 

이후에는 진희, 수진, 유미, 송아 등 북한 여성과 아동 유튜버들이 브이로그 형식을 빌려 평양 상류층의 일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구글 등 글로벌 플랫폼이 관련 계정들을 잇따라 삭제하면서 북한의 인터넷 선전 활동도 위축됐다.

 

플랫폼 측은 자사운영규정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고다. 일부 대북 전문 매체들은 실제 주민의 삶과 동떨어진 특권층 생활을 미화한 선전용 콘텐츠라는 점이 문제시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하지만 이 같은 제재에도 인터넷을 선전도구로 삼겠다는 북한의 야심은 멈추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인터넷을 북한의 사상과 문화를 알리는 선전 마당으로 만들기 위한 결정적인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다만 몇 년 전처럼 당국이 나서 적극적인 대외 홍보를 펼치기보다는 보다 교묘한 접근을 하고 있다. 러시아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북한 관광지 '마식령 스키장'을 소개하는 등 제3자를 내세운 선전방식을 동원한 것이다.

 

한편으론 노골적인 체제선전보다는 자연스러운 북한사회 단면을 노출해 관광객 유치와 같은 현실적인 과제를 풀려고 한다. 북한은 이제 관광산업 등을 국가 홍보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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