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일 칼럼] 북한의 선거

림일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6/03/19 [17:56]

[림일 칼럼] 북한의 선거

림일 객원기자 | 입력 : 2026/03/19 [17:56]

필자가 태어나 28년간 살아봤지만 세상에 북한처럼 희한한 나라가 또 있을까싶다. 지난 315일 실시한 북한의 최고인민회의대의원선거(한국의 국회의원 선거)에 참여한 선거자의 99.99%가 투표에 참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밝혔다.

 

림일 탈북작가     

 외국에 체류 중이거나 무역업무상 해상에 있어 투표하지 못한 선거자는 0.0037%, 기권한 선거자는 0.00003%이다. 미지의 사회인 북한의 선거는 투표실(기표소)에 설치된 찬성투표함이나 반대투표함에 표를 넣는 방식으로 사실상 공개투표이다.

 

유권자에게 투표권이 민주적으로 행사되고 있음을 대내외에 선전하려는 숨은 의도이다. 과거 북한은 선거와 관련하여 ‘100% 찬성을 주장하다가 202311월 치러진 지방인민회의대의원 선거 때부터 반대표를 언급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그동안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선거제도와 관련하여 혹독한 비판을 해왔다. 북한의 선거는 말이 선거이지 그것은 집권유일정당 조선노동당 독재정권 유지를 위한 잘 위장된 강제투표 행위라고 꾸준히 지적했다.

 

과거 평양에서 필자가 유권자로 참여했던 최고인민회의대의원선거’(국회의원선거), ‘지방인민회의대의원선거’(지방의원선거)는 전부 1인 후보자에 대한 투표였다. 자동적으로 한국처럼 여·야 후보가 있어 서로가 경쟁하고 비판하는 풍경은 전혀 없다.

 당국에서 사회주의주권을 다지는 인민의 기쁜 명절이라고 선전하는 선거 날은 공휴일이고 국가에서 따로 배급하는 식품이나 생필품이 있는 것은 아니다. 말 그대로 전체 인민들의 정치사상적 국가관, 나라사랑 마음을 가다듬는 특별한 날이다.

 

선거 당일은 아침부터 선거장 주변이 잔칫집 마냥 흥겹다. 사람들은 형형색색의 고운 옷을 떨쳐입고 집에서 나와야 한다. 선거장 스피커에서는 사회주의제도 우월성을 강조하는 노래나 설화 내용이 끊임없이 나오고 유권자들은 춤을 춘다.

 모두는 자기 순번이 될 때까지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기표소에 차례로 들어간다. 그 안에서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수령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다. 선거표를 받고 기표소에 입장, 수령의 대형사진 앞에 서서 정중히 인사부터 해야 한다.

 

 

그 다음 선거관리원이 주는 투표지를 받아서 그것을 기표소 안에 넣으면 끝이다. 한쪽 구석에는 선거관리원이 두 눈을 크게 뜨고 그것을 엄정 확인한다. 표면적으로는 투표 인원수를 확인하고 기록하는 것이지만 실제는 선거표 투입여부를 살핀다.

 

다음날 신문과 텔레비전, 라디오에 우리의 사회주의제도를 주권으로 다지는 선거에서 모든 선거자들이 충성심을 갖고 참여했고 100% 참가, 100% 찬성투표가 되었다는 보도가 나온다. 이것은 세상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조선의 자랑이라고 한다.

 그것이 사실인 줄 알았다. 그러나 지난 19973, 여기 서울에 와서 그해 12월에 있은 대통령선거에 참여하고 ! 선거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함을 알게 되었다. ·야 후보가 치열한 경쟁의 선거를 보았으니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북한주민들은 조선노동당이 무서워 정부비판을 못해서 그렇지 속으로는 이러고도 남을 것이다. ‘무슨 선거가 이따위야? 최고인민회의대의원 후보자가 1인인 것도 과연 선거인가?’ 그런 사회에서 사는 동포들이다언제면 북한에 독재정권이 없어지고 2천만 인민들이 자기가 진정으로 원하는 수령(대통령)과 여·야 후보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최고인민회의대의원(국회의원) 후보를 비밀투표로 선출하는 날이 올까. 그날은 자유평화통일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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