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협박죄는 정신적 피해도 보상해야

전대열 전북대 초빙교수 | 기사입력 2026/02/23 [10:33]

공중협박죄는 정신적 피해도 보상해야

전대열 전북대 초빙교수 | 입력 : 2026/02/23 [10:33]

협박이라는 죄가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 일반 국민은 잘 모르기도 하지만 이에 따른 피해자의 입장은 불안과 공포심이 최고조에 달한다고 보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이 범죄는 물리적인 폭력을 동반하지 않기 때문에 겉으로 볼 때 신체적인 직접 피해가 없다고 판단되는 수가 많다. 그러나 심리적인 면에서 그 피해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폭행보다 훨씬 더 크다고 볼 수도 있다.

  전대열 전북대초빙교수

 

말이나 글을 통하여 상대의 약점을 들추고 어떤 행동을 요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다음 차례는 더 지독한 가해가 있을 것이라는 예고는 당해 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협박은 공갈을 동반하기 때문에 피해자의 심리위축은 극도에 달할 수 있다. 이것이 개인 간의 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협박의 범위는 피해자 개인에 국한될 것이다.

 

그러나 특정인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협박죄는 그 피해 정도가 무한대로 넓어진다. 실제로 개인 간의 협박이나 공갈죄가 어느 정도인가에 대한 통계는 발표된 일이 없어 일반 국민의 뇌리에 와 닿는 사례는 별로 없어 보인다. 개인끼리의 협박도 큰 문제지만 다수를 겨냥한 협박 범죄는 학교나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다.

 

이런 범죄를 가리켜 형법에서는 공중 협박죄로 처벌할 길이 열려 있다. 범죄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것이기 때문에 그 피해 정도는 어마어마하다. 공중(公衆)을 대상으로 하여 공항이나 대중버스 정류장 또는 많은 학생이 공부하는 학교가 주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 고등학교 학생이 학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신고했다. 물론 협박이다. 익명을 이용하여 사회통신망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과거에는 공중전화가 많이 이용되었으나 목소리를 남기지 않으려는 약삭빠른 방법이다.

 

SNS라는 신식 무기로 더 많은 다수가 알 수밖에 없는 방법으로 협박하는 것이다. 경찰은 신고가 들어오는 즉시 비상에 돌입한다. 장난 전화일 것이라는 심증은 절대 금물이다. 만에 하나라도 진짜라면 엄청난 피해 발생은 물론이고 국민 전체의 지탄을 면할 수 없다. 이를 감당할 장사는 아무도 없다. 우선 매뉴얼이 정한 바대로 학생들을 소개(疏開)시키고 폭발물 대응 팀을 투입하여 샅샅이 조사한다. 물론 폭발물이 발견된 사례는 지금까지 한 차례도 없다. 알면서도 매뉴얼을 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 협박을 저지른 학생은 수사 끝에 검거되었지만 장난으로 해 본 것이라는 진술을 들었을 뿐이다. 장난으로 연못에 돌맹이를 던졌는데 개구리가 돌에 맞아 죽었다는 얘기는 수없이 인용되는 고의성이 없는 범죄에 속한다. 과연 그럴까. 폭발물 설치를 장난으로 했다고 하면 죄가 성립되지 않아야 하나?

 

이 학생은 무려 13회에 걸쳐 공중을 대상으로 한 협박죄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공부하는 시간은 아까워도 협박하는 시간은 재미로 하는 것이어서 조금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경찰은 이 문제를 크게 처벌하지 않는 것으로 그동안 기조(基調)를 유지했으나 이번에는 형사처벌 말고도 민사적인 피해 보상을 청구할 것이라는 구체안을 내놨다. 경찰 출동 비용 등을 계산하여 7천만 원 이상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순전히 경찰의 피해만을 산출한 것이다. 물리적인 피해가 그 정도라면 정신적인 피해는 어디서 보상 받을 것인가? 이번 사례는 학교라는 공간만을 의식한 것이지 만약 백화점이나 공항과 같은 장소가 대상이었다면 그 피해가 어떨 것인지 상상하기 어렵다. 실제로 서울의 백화점이 피해를 본 사례가 있고 공항 역시 그랬다.

 

이런 사례가 곳곳에 널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협박인이 어린 학생이라는 이유로 커다란 경제적 피해 보상을 기피한 것은 일벌백계(一罰百戒)의 범죄 예방 원칙을 스스로 포기했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볼 수도 있다. 공중 협박의 경우 개인의 피해에 그치지 않는다. 그로 인해서 발생한 공포와 불안 증세는 일일이 사례를 찾을 수 없어 거론하기 힘들지만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 않은가. 긴급 대피 방송이 나오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발에 대한 공포심이 극도에 달 할 수 있다. 이들의 정신적 피해 보상 역시 가해자의 몫이 되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가해와 피해를 구분하려면 법적 절차 등 난제가 산재한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장난을 핑계로 공중 협박과 같은 대형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해자의 부모까지도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이 문제에 대한 법조계와 경찰 등의 면밀한 검토가 시급하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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