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 우크라에 억류 중인 포로는 인민의 아들...대한민국으로 데려오십시오”[인터뷰] 북한군자유송환비상대책위원회 장세율 사무총장지난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명백한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러·우전쟁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북한은 2024년 10월 전쟁 중인 러시아군을 지원하기 위해 인민군 1만 1000명을 비밀리에 참전시켰다. 이듬해 2월에는 3000명의 전투병, 6월에는 6000명의 공병, 도합 2만 명을 파병하였다. 참고로 영국의 국방정보국은 작년 6월까지 북한군 6000명 이상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당국은 작년 여름부터 최근까지 러시아 파병 군인들을 적극 예우하는 문제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 김정은이 직접 전사자들 영정에 영웅메달을 달아주고 그들을 위한 기념관도 건설하고 있다. 이런 소식을 접하면서 제일 놀라고 마음이 아픈 당사자들은 인민군 출신을 포함해 탈북민들이 아닐까 싶다. 인민군 군관(장교)출신 장세율 ‘북한군자유송환비상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을 만났다.
- 북한군포로 처음 어떻게 알았나.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작년 1월 12일, 쿠르스크 지역서 생포한 북한군 2명의 얼굴과 모습을 전격 공개했다. 조선말(한국어)을 하는 북한사람(군인)이 맞고 놀랐다. 참전군인 1만여 명 중에 포로가 고작 2명뿐이었다. 내가 체험했지만 북한군에서 군인정신교육 중 “군인은 포로가 될 수 없다”고 강하게 주입시켜준다.
- 문제 인지의 계기가 있었다면. 작년 10월 한국에서 있은 ‘2025 서울북한인권세계대회’(2025 SEOUL Convention North Korean Human Rights)에서 세계 탈북디아스포라 대표들과의 연대활동을 총괄했다. 그해 6월부터 24개국에 있는 탈북민대표들과 네트워크를 갖고 행사 준비를 하던 중 우크라이나에 있는 탈북민 대표로부터 북한군포로 문제를 본 대회에 상정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즉석에서 100% 공감하고 연계·협력하기로 했다. 좀 더 자세히 말한다면 분쟁지역 전문취재 김영미 PD에게서 전화가 왔다. 우크라이나에 북한군포로 취재 가는데 그들에게 필요한 무엇인가 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즉시 협조하겠다고 밝혔고 그래서 만든 ‘북한군자유송환비상대책위원회’다. 내가 수년간 탈북민단체인 ‘겨레얼통일연대’를 운영하니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 어떤 일부터 시작하였는가. 우선 북한군포로 2명의 마음부터 최대한 안정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정은 장군님의 전사로 자폭을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고 자책할 그들에게 정치와 이념소리를 하는 것은 자칫 물의이다. 그건 후에나 할 소리다. 당장은 그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알려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우리 단체회원 특히 여성들에게 자기 자식이나 손자, 혹은 남동생에게 쓰는 심정을 담아 응원의 편지를 부탁했다.
탈북민대표들과 네트워크 갖고 행사 준비 중 우크라에 있는 탈북민 대표로부터 포로 문제 본 대회에 상정하자는 제안 받아...즉석에서 100% 공감하고 연계·협력할 것 결정하는 시간
분쟁지역 전문취재 김영미 PD에게서 전화가 와 우크라 북한군포로 취재 가는데 그들에게 필요한 것 보내달라기에 탈북민들의 60여 통 편지 보내
- 어떤 내용들이었나. 모두 60여 통의 편지가 씌어졌다. 내용은 너희(포로 2명)의 목숨 주인은 바로 너희들이다. 분명 부모들이 너희 생명을 비극적으로 끝내라고 주지 않았다. 자신을 위해 값지게 살아야 한다. 세상의 어느 부모가 자기 자식이 비참하게 죽기를 바라겠는가. 너희가 살아서 행복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다.
- 특이한 내용의 편지가 있었다면. 북한군 군관(장교) 출신의 이병림(여. 68세) 회원의 편지이다. 그녀는 “나도 탈북 도중에 아들이 중국공안에 잡혀서 강제 북송되었고 결국 정치범으로 죽었다. 남한에 와서 15년을 살았는데 너희 엄마들의 마음도 똑같을 것이다. 절대로 죽지 마! 그건 자식으로써 고향의 부모를 두 번 죽이는 잔인한 행위이다. 부디 한국으로 와서 나를 엄마로 생각하고 함께 살자! 사랑하는 내 아들들아” 라는 내용이다.
- 정치, 이념적인 소리는 없었나. 김영미 PD가 특별히 주문했다. 우리가 북한군 2명의 포로에게 보내는 편지 및 후원물자(속옷, 고추장, 생필품 등)는 전부 우크라이나 정부기관인 ‘전쟁포로처우조종본부’의 엄격한 심사·검열을 받아야 당사자들에게 전해진다고.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10월에 있은 2차 접견 때에는 124통의 탈북민 편지가 전달되었다.
- 어떤 성과가 있었는가. 북한군포로 최초 공개 초기 2명의 포로병 중 이 씨(27세)는 한국으로 가겠다고 결심했고 백 씨(22세)는 좀 더 고민을 해보겠다고 하였다. 그러는 와중에 우리 탈북민들이 보낸 응원서신 및 영상편지 등을 보았다. 특히 과거 러시아 파견 공병국 출신 탈북민이 보낸 북한노래 영상도 있었다. 결국은 포로들이 탈북민들의 정성에 눈물을 보였고 한국으로 꼭 가고 싶다고 본인들이 직접 쓴 자필편지를 보내어왔다.
탈북민들이 보낸 응원서신 및 영상편지 보고 포로들이 탈북민들의 정성에 눈물을 보였고 한국으로 꼭 가고 싶다고 본인들이 직접 쓴 자필편지 보내와...한국으로 송화돼야 할 것
- 애로가 되는 문제는 어떤 것인가. 문제는 북한, 러시아, 우크라이나, 한국 등 4개국이 서로 다른 이속구도로 얽혀있다. 기본은 우크라이나와 한국이다. 한국의 탈북민들이 집요하게 자유송환을 요구하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잡힌 자국군인들과 맞바꾸자는 심산이다. 우크라이나의 속심은 북한도 러시아를 돕는데 한국도 우크라이나를 좀 도와달라는 취지다. 정말 난처한 문제이다. 사실상 한국도 선뜻 우크라이나를 크게 돕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침략을 당한 우크라이나를 돕자고 하다가 대국인 러시아와 관계가 틀어질 판이다. 이것은 1을 갖겠다고 10을 희생하는 바보짓이다. 러시아는 한반도와 영토를 같이하는 이웃이다. 오랜 기간 러시아와 한국의 무역관계는 우크라이나와 비교가 안 되게 크고 전망적이며 매우 유용한 편이다. 그러니 이런 딜레마도 흔치 않을 것이다.
- 어떤 대안이라도 있나. 결국은 시민단체가 나서야 한다. 우크라이나 시민단체는 “왜 침략자 러시아를 도운 북한(포로)을 두둔하는지 이해가 어렵다”고 했다. 북한당국과 주민을 분리해서 보라고 설득했다. 만약 북한군포로를 러시아 혹은 북한으로 추방하면 좋아할 사람은 김정은 뿐이다. 반대로 한국으로 보내면 2천만 북한주민이 좋아한다고.
- 정부와 어떤 노력을 하였는가. 외교부 관계자와 만나 우리 탈북민들의 심정을 그대로 호소했다. 북한군포로들은 꼭 한국으로 와야 할 우리의 젊은이들이라고. 그런데 원론적인 답변뿐이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북한군포로를 공개한 날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과가 뭐냐고 물으면 아무 답변도 못한다. 정말 답답하다. 국내 정치문제와 우크라이나와 외교문제라고 해도 이것은 분명 사람생명의 문제가 아니겠는가.
- 국민들은 북한군포로들의 태도를 이해 못한다. 전쟁터에서 자폭하면 영웅이 되고 포로가 되면 반역자로 취급하는 북한당국이다. 포로들도 자기생명이 소중함을 왜 모르겠는가. 그러나 가족의 안위를 위해 저렇게 “전투에서 자폭하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고 말한다. 독재자 김정은에게 충성해서 자폭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가족을 살리기 위해 자폭하는 것이다.
문제는 북한, 러시아, 우크라, 한국 등 4개국 서로 다른 이속구도로 얽혀있어 탈북민들이 집요하게 자유송환을 요구 우크라는 러시아에 잡힌 자국군인들과 맞바꾸자는 심산...속심은 한국도 우크라 도와달라는 취지...외교적 노력이 관건
- 최근 러·우 포로 맞교환 합의가 있었다. 지난 2월 5일, 러·우 양측은 모두 314명의 전쟁포로를 맞교환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소식통을 통해 포로교환 대상명단에 북한군포로 2명이 없어 안도의 숨을 쉬었다. 그들은 ‘전쟁포로’가 아닌 국제 법에 따라 신변보호를 받아야 할 ‘보호대상’이다. 6일 한국을 방문한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도 우크라이나가 국제법적 의무(포로강제송환금지 원칙)를 갖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 비대위는 어떤 활동을 하였나. 미국 내 탈북민 인권단체인 ‘자유조선인협회’, ‘북한주민행방운동’ 등과 협력, 우크라이나에 억류된 북한군포로들의 자유의사 존중과 비(比)강제송환 원칙 적용을 촉구하는 서한을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앞으로, 미국의회 상·하원 대상 건의서를 전달하며 국회 차원의 문제제기와 국제적 관심 제고에 나서고 있다.
- 또 다른 국가도 있는가. 탈북민들이 나선 북한군포로 문제는 영국에서도 본격화되었다. 참고로 영국은 세계에서 한국 다음으로 탈북민들이 많은 나라이다. 비대위는 재영탈북민총연합과 협력하여 영국연방의회 내 ‘북한인권 초당파 의원모임(APPG on North Korea)’과 포로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북한군 포로들의 자유의사 존중을 명문화한 결의안 발의, 우크라이나 현지방문 및 면담추진 등 다양한 연대활동을 진행 중이다.
현재 비대위는 미국 내 탈북민 인권단인 ‘자유조선인협회’, ‘북한주민행방운동’ 등과 우크라에 억류된 북한군포로들의 자유의사 존중과 비(比)강제송환 원칙적용을 촉구하는 서한을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앞으로, 미국의회 상·하원 대상 건의서를 전달하며 국회 차원의 문제제기와 국제적 관심 제고에 나서고 있어
- 국제기구와도 협력을 하는가. 엄밀히 북한군포로 문제는 국제문제이기에 당연히 한다. ICRC(국제적십자위원회) 제네바본부, UNHCR(유엔난민기구) 등을 대상으로 ‘북한군 전쟁포로 보호개입 요청서’를 3차로 공식 제출했다. 포로개인의 자유의사와 귀환 때 예상되는 중대인권침해 위험을 근거로 국제기구의 적극적 보호조치 개입을 요청하는 절차다.
- 앞으로 어떤 계획인가. 지난 2월 3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서 유용원 의원실 주최로 열린 북한군포로 문제 정책세미나에 김영미 PD와 함께 참석하여 토론을 했다. 다음날 국회전자청원 홈페이지에 “우크라이나 북한군포로들의 강제송환을 막아주십시오!”에 관한 국민동의청원서를 올렸다. 주한 우크라이나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할 예정이며 외교부 관계자와의 지속적인 면담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무엇이든 주저 없이 하려고 한다.
ICRC(국제적십자위원회) 제네바본부, 유엔난민기구 등을 대상으로 ‘북한군 전쟁포로 보호개입 요청서’ 공식 제출 주한 우크라 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할 예정...외교부 관계자와 지속적 면담 등 할 수 있는 무엇이든 주저 없이 할 것
- 고향이 어디인가. 황해남도 강령군에서 1969년 3월 태어났다. 지난 1985년부터 94년까지 평양미림대학(인민군 소속 컴퓨터기술전문대), 9군단 등에서 근무했다. 10년의 군복무를 마치고 제대, 청진광산금속대학 2학년에 편입, 98년에 졸업했다. 이후 청진금속단과대학 기술기초강좌 수학교원(교수)으로 배치를 받았고 6년간 교편을 잡았다.
- 한국에는 언제 왔는가. 제대군관(장교) 및 당원으로, 대학교수로 당과 국가에 절대적으로 열성을 바쳤다. 우연히 남조선TV를 몰래 본 것으로 3년간 받은 혁명화(무보수노동, 처벌)가 마음속에서 내려가지 않았다. 고민을 하던 중 더는 북한사회에 아무런 미련이 없다고 판단하여 2007년 말, 13살 난 아들을 데리고 국경을 넘어 중국에 왔다. 한 달 뒤에 아내가 탈북했고 가족이 모여 태국을 거쳐 한국으로 왔다. 지난 2008년 2월이었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간청한다. “대통령님 북한 문제를 대하는데 있어서 최고지도자와 인민을 분리해서 보아주십시오. 현재 우크라이나에 억류 중인 2명의 북한군포로는 인민의 아들들입니다. 대통령님께서 결단하셔서 그들을 꼭 대한민국으로 데려오십시오. 그것은 평화와 인간을 사랑하는 많은 국민들의 박수를 받을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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