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법안, 정전체제와 동맹 신뢰 흔든다

윤현중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6/02/03 [14:56]

DMZ 법안, 정전체제와 동맹 신뢰 흔든다

윤현중 논설위원 | 입력 : 2026/02/03 [14:56]

지난해 하반기부터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DMZ의 평화적 이용을 내세우며 사회 일각의 반()정전체제적 발상에 호응해 유엔군사령부의 정전체제 유지와 DMZ관할을 흔드는 DMZ법안 발의를 시도해 왔다.

  윤현중  논설위원


이러한 움직임은 겉으로는 평화를 말하지만, 실제로는 정전체제를 무력화하고 한미 간 신뢰와 공조에 균열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 이는 안보와 국민의 생명·안전을 위협할 뿐 아니라 한미동맹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로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동 법안은 DMZ평화적으로 활용한다는 명목 하에 민간인 접근을 허용하자는 내용인데, 방송보도를 보면, 유엔사의 DMZ 출입승인권 일부를 한국정부에 주도록 하는 법이라고 한다.

 

입법 논의의 배경에는 전문가적 의견이 있다. 123일 열린 비무장지대(DMZ) 관련 법체계와 평화적 이용세미나 발표자이자 과거 평화학 포럼에서도 주장한 바 있는 한모니까 교수는 정전체제를 구성해 온 핵심 요소들이 상당 부분 변화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DMZ가 생태적 가치가 높은 공간일 뿐 아니라 내외국인의 방문이 잦은 곳으로, 평화의 상징적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음을 강조했다.

 

미국의 군사 전문 일간신문 스타스 앤 스트라이프스는 금년 129일자 유엔군사령부, 한국의 민간인 DMZ 출입 계획에 경고제하의 글에서 유엔군사령부(UNC)는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민간인의 DMZ 출입 허용법안이 정전협정을 위반하고 한반도 안보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며 강하게 경고한 것으로 보도했다.

 

유엔군사령부(UNC)는 기본적으로 여당이 추진 중인 DMZ 관련 법안이 1953년 체결된 군사정전협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될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유엔사는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대한민국 정부가 정전체제의 틀에서 벗어나려는 의사를 가진 것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이는 정전협정 체제 내에서의 역할과 지위에 중대한 혼선을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정전협정의 관리 주체인 유엔사는 DMZ에 대한 관할과 책임을 계속 수행하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정전체제의 안정적 유지가 우선이라는 미국 측 인식과도 궤를 같이한다.

 

지금의 갈등 형국은 사실 외교 이슈가 될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 그런데도 우리정부가 손을 놓고 있는 사이 한미 간 불필요한 갈등을 키우고 있는 듯해서 걱정이다.

 

유엔군사령부는 DMZ에서의 우발적 충돌이 전쟁으로 비화할 경우, 그 책임은 한국 정부가 아닌 UNC 사령관에게 돌아간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우리 정부에 경고했다. 이는 단순한 의견이 아니라, 정전체제 관리 주체로서의 분명한 입장 표명이라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통일부는 집권여당의 DMZ법 발의에 법제정을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통일부는 DMZ법안 내용이 정전협정과 충돌하지 않는다고 보는 듯하다. 법 내용 속에 절차 규정으로서 UNC와 사전 협의·승인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이와 관련, 작년 1217일과 27일 두 차례에 걸쳐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유엔군사령부의 이례적 반대 성명에도 불구하고, 소위 ‘DMZ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가장 궁금한 북한의 반응은 여당의 DMZ 평화적 이용 법안에 전혀 관심이 없는 듯하다. 공식 반응도 없지만, 평소 적대적 2국가론에 따른다면, 북한은 휴전선 봉쇄를 강화할 뿐이다. 실제로 북한은 우리측을 배제하고 DMZ 내 방벽설치 등 작업 내용도 유엔사에만 통보하는 실정이다. 여러 신호가 이 법안에 거부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재명 정부와 여당은 생각을 바꿔야 한다. 군사정전협정이 한국의 안보를 떠받치는 핵심 장치임과 동시에 분단과 긴장의 지대라는 두 측면을 지닌 근거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어느 하나를 배제하려고 하면 안 된다.

 

평화를 위해 DMZ법을 만든다고 하지만, 정전체제 자체를 흔드는 것은 결코 평화로 가는 길이 아니다. 평화체제가 확립되기 전까지는 정전체제를 존중하고 이를 훼손할 수 있는 입법이나 정책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 DMZ의 평화적 이용 역시 정전체제의 틀 안에서, 유엔사와의 협력과 한미 간 신뢰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신중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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