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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어김없이 또 한해를 갖고 우리 곁에 선뜻 왔네요. 정초부터 평양서 요란한 정치행사가 있었습니다. 1월 16일 김일성경기장(옛 평양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창립 80돐 기념대회’에 참석했군요.
공화국(북한) 500만 청년들을 대표하여 참가한 10만여 젊은이들은 ‘김정은 결사옹위!’를 목청껏 외치며 당신의 제1결사대, 제1근위대가 되겠다고 맹세했습니다. 거의 이성을 잃고 광신도마냥 열광하는 그들이 과연 어떤 처지에서 사는지 아시나요?
우선은 노동당의 정책과 수령의 교시에 사소한 의심이라도 품으면 즉시 ‘적대세력’(주적, 반동, 척결대상)으로 규정되어 비밀사형에 처해집니다. 물론 공화국에는 인터넷도 안 되지만 몰래 외국방송이나 잡지를 보면 평생토록 감옥에 수감됩니다.
직업은 당에서 지정해주는 것만 가져야 하고 자유이직은 절대 없지요. 개인의 사유재산 자체가 없고 전부 국가 것입니다. 거주지 이사나 생계목적의 유동이 없는 청년들은 “외국여행은 자본주의나라에서 유독 부자들만 다니는 것”으로 알지요.
이렇게 자유는 숨 쉬는 것뿐인 사회에서 거의 동물처럼 사는 조선의 청년들입니다. 그러니 당신은 순한 500만 마리의 양이 모인 동산에 있는 호랑이겠죠. 감히 호랑이에게 대들 생각조차 못하는, 제 가죽을 벗겨도 눈물만 뚝뚝 흘리는 양입니다.
차가운 평양 날씨에 40분 남짓 성대히 진행된 ‘청년동맹’ 80돌 기념행사 내내 당신 표정은 입이 귀에 걸렸더군요. 당연히 그럴 테지요. 500만 청년들을 전부 소경, 귀머거리, 절름발이(자유로운 유동을 못하는 존재)로 만들어 놓았으니 말입니다.
1월 17일에는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원들의 5,000명 대합창공연 ‘김정은 시대와 백두산영웅청년’이 평안북도 신의주온실종합농장 건설장서 진행되었습니다. 엄동설한의 야외에서 5천명 청년이 주먹을 불끈 쥐고 당신에게 절대충성의 노래를 불렀지요.
이날 저녁에는 ‘청년동맹’ 창립 80돌에 즈음하여 청년학생들의 야외무도회가 평양의 김일성광장서 있었습니다. 유난히 당신 시대에서는 겨울철행사가 부쩍 늘었는데 아마도 청년들을 추운 겨울에 정신 및 육체단련을 시킬 숨은 목적은 아닌지요.
그렇게 잔인하고 독한 정신으로 강하게 단련시켜 놓았기에 조선청년들이 80년째 수령 독재자에게 항변 한 마디 못하고 순종하며 사는 것일까요. 당신은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만족이겠지만 500만 청년에게는 무한 고통일 것입니다.
평양의 ‘5월 1일 경기장’서 매해 열리는 설맞이경축공연 등 여러 겨울철 행사장에는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당신은 모든 행사장에 시작시간에 들어가 참가하지요. 그리고 당신 주변에는 온풍기(온열기구)가 켜져 있으니 별로 추운 줄 모르겠지요.
그런데 이건 아시나요? 그 행사장에서 당신을 기다리는 참가자들이 보통 2~3시간 전에 입장하고 행사시간 포함해 모두 5~6시간 그 추운 야외에서 혹한에 떠는 참가자들입니다. 수령이 참석하는 1호 행사이기에 작은 불평불만도 곧 반동분자가 됩니다.
평양체육관, 인민문화궁전, 4·25문화회관 등 수천 명 수용능력의 행사전용 건물도 제법 있지요. 굳이 추운겨울 야외에서 하는 행사를 가능하면 앞으로 실내에서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정말 청년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수령이라면 말이죠.
새해에는 청년들의 자유로운 꿈과 미래가 조금이라도 보이는 희망이 평양에 있었으면 합니다. 당신 생명만큼이나 500만 청년들의 존엄 또한 소중하겠지요. 그 위대한 조선청년들이 제발 참인간답게 사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저작권자 ⓒ 통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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