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 영공침범 소동’에 나타난 김정은 정권의 속내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기사입력 2026/01/23 [12:11]

‘무인기 영공침범 소동’에 나타난 김정은 정권의 속내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입력 : 2026/01/23 [12:11]

북한군 총참모부는 19일 대변인성명을 통해 불량배 대한민국이 새해 벽두부터 무인기를 자기들 영공에 침입시키는 엄중한 주권침해 도발 행위를 또다시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14일 강화군 송해면 일대 상공에서 이동하는 공중목표를 포착, 추적, 강제 추락시켰고, 무인기에는 감시용 장비들이 있었다며 무인기 잔해와 촬영한 사진일부, 비행계획 등을 공개했다.

 

 문성묵 논설위원

북한 주장 관련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실무조정회의를 열어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국방부는 무인기 관련 1차 조사결과 우리 군은 해당 무인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북 주장 일시에 무인기 운용 사실이 없다고 밝히면서 민간영역에서 무인기 운용 가능성은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을 도발하거나 자극할 의도가 없으며, 남북 간 긴장을 완화하고 신뢰를 쌓아가기 위해 실질적인 조치와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임을 덧붙였다.

 

적개심 고취...주민 결속 위한 고육지책

 

북한 정권이 이처럼 새해 벽두부터 과거 사건까지 소환하며 무인기 영공침범 소동을 벌이는 불순한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무인기 도발에 대해 북한은 말할 자격이 없다. 최근 10여 년 동안 북한은 10차례 이상의 무인기 침범 도발을 이어왔다. 2022년에는 대통령실 상공까지 무인기를 침투시키는 도발을 감행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그 사실을 인정하거나 해명한 일이 없다. 그런데 마치 자기들이 피해자 행세를 하는 것은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그들의 속내는 무엇일까?

 

첫째, 김정은이 주장한 적대적 2국가론의 정당성을 부각시켜 대남 적개심을 고취시키고 주민 결속을 위한 고육지책이다. 김정은은 2023년 말 남북관계를 교전국 관계, 소위 적대적 2국가임을 주장하면서 대한민국을 주적, 1의 적으로 규정했다.

 

그리고 남북관계를 물리적으로 차단하며 대화와 모든 연락수단을 단절시켜 나갔다. 이는 김정은 정권이 북한 주민들이 남풍에 물들지 못하도록 하려는 데 주목적이 있다. 목전으로 다가온 제9차 당 대회에서 김정은의 2국가 논리를 당 규약 등에 반영하기 위해 무인기 사건을 활용한 것이다. 총참모부가 한국이라는 정체는 변할 수 없는 가장 적대적인 우리의 적이고 덤벼들면 반드시 붕괴시킬 대상이라고 못박은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우리를 대한민국, 한국으로 표기하고 군사분계선을 국경이라 표현하여 남과 북은 별개의 국가임을 강조한 점, 특히 이 내용을 북한 주민들 누구나 볼 수 있는 노동신문에도 공개한 점을 보면 그 속내가 드러난다.

 

둘째, 한반도 긴장 고조의 근본원인을 호도하고 책임을 전가하며 핵보유 당위성을 부각하려는 속내다. 그동안 북한 정권은 주한미군은 북침 목적이고, 한미연합연습은 북침 핵전쟁 연습이라며 자기들의 핵 보유는 정당하고 자위적 조치임을 강변해왔다.

 

이에 유엔안보리 대북제재는 부당하며 비핵화는 영원히 없을 것, 핵무력을 기하급수적으로 늘여 나갈 것을 공언했다. 그런데 지난해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는 양국의 일관된 입장임을 재확인했고, 이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한반도 평화 중재자 역할을 요청하는 모습을 본 김정은은 특단의 대응이 필요함을 판단했을 것이다.

 

대한민국이 무인기나 날리는 불량배 정권임을 강조해 핵보유 정당성을 입증하려 한 것이다. 총참모부가 국제사회는 조선반도 정세 격화의 근원, 무력충돌위험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가를 똑똑히 알아야 한다.“는 점을 명기한 것을 봐도 그 의도를 알 수 있다.

 

셋째, 이재명 정부의 평화 프로세스 시도를 차단하고 추가 도발 명분을 축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해 6월 출범 이후 북 체제 존중, 흡수통일 불추구, 적대행위 불추진원칙에 입각한 한반도 평화공존정책을 발표하고 확성기 방송 중단, 대북 라디오방송 중지 등 긴장완화 및 신뢰구축, 지속 가능한 평화정착을 위해 노력해 왔다. 특히 2026년 올해는 한반도 평화신뢰프로세스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하지만, 정권과 체제 유지에 급급한 김정은 정권으로서는 한국 정부의 제안에 호응할 수 없다. 그렇다고 마냥 한국의 제의와 시도를 거부하기도 곤란하다. 이에 무인기 영공침범 소동으로 이재명 정부의 이중성을 부각시키고 대화나 접촉 시도를 차단하려는 것이다. 더욱이 3월경 한미연합연습 빌미로 추가 도발 명분을 사전 축적하려는 꼼수도 있어 보인다.

 

우리의 바람직한 대응...기본입장 견지

 

우리로서는 북한 주장에 대해 기본입장을 천명한 만큼 적법 절차에 따라 차분하게 대응하면 된다. 우선, 무인기를 날린 주체와 동기를 규명하고 관련법에 따라 조치하는 등 재발방지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아울러 이는 정전협정 관련 사항인 만큼 유엔사와 공조도 긴요하다. 조사결과를 설명하는 방식은 언론 발표나 대북 전통문 발송, 북측과 만나 설명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 정권은 자기들 필요에 따라 우리 쪽으로 무인기를 날리는 등의 도발로 우리 사회 혼란을 유도할 수 있다. 이에 확고한 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 아울러 국제사회를 향해 대한민국의 확고한 평화 의지를 재천명하고 북한 의도에 호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북한 정권은 당분간 남북대화에 나오지 않을 것이다. 이에 인내를 가지고 평화정착을 위한 우리의 기본입장을 견지해야 한다. 만일 북한 도발 시 강력한 힘으로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 도배방지 이미지

북한 신의주온실종합농장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