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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지역에서는 내노라하는 나라 중의 하나가 이란이다. 석유매장량도 풍부하고 국민의 단결력과 교육수준도 제법 높은 편이어서 중동제국의 리더로 군림한다. 8천만 명을 훨씬 넘는 국가로 민족 구성은 페르시아인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아제르인과 쿠르드인은 소수민족이다. 다수를 차지한 페르시아어를 국어로 사용한다.
하메네이가 권력의 핵심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항하는 유일한 지도자다. 이란은 원자탄 개발에 온 힘을 기울여 왔으나 미국의 강력한 경제 제재와 기습적인 원폭 진원지 폭격으로 상당 기간 원폭 실험을 하지 못하는 처지다.
이란은 게릴라 부대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발생한 전쟁에서 팔레스타인을 적극 지원했으나 오히려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격을 받고 소기의 목적 달성에는 실패했다. 엄청난 매장량을 자랑하는 유전 덕에 경제적 궁핍은 면하고 있지만 경제 제재의 영향으로 재정 상태는 매우 좋지 않다. 종교에 의한 정치 역량은 한계를 노출하여 국민의 불신을 받는다.
지금 이란 전국은 시민들의 항의 집회를 폭력으로 탄압하는 하메네이 정권의 무력 때문에 뉴스마다 다르긴 하지만 길가에 쓰러진 시신으로 가득찬 느낌이다. 우리 역시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당시 처참하게 죽어간 동지들의 시신을 목격하고 증오심과 공포감이 한데 어울렸던 시절을 회상하게 된다. 이란 사태는 한국보다 훨씬 더 심한 느낌을 준다.
66년 전 한국에서 발생한 4.19시위는 주로 학생들이 주도했다. 계엄령이 선포되었어도 군인들은 질서 유지에만 힘을 썼고 경찰이 총탄을 발사했으나 현재와 같은 자동소총이 아닌 구식이어서 조준 발사에 의해서만 186명이 희생되었다. 그 뒤 20년이 흘러 광주에서 터진 5.18은 특전사가 개입했지만 광주 한 군데에서만 발생한 시위여서 165명의 희생으로 끝났다.
그러나 현재 이란의 양상은 전국적인 규모에 군경이 모두 진압부대가 되어 마구잡이식 총탄 세례를 퍼붓고 있는 양상으로 보인다. 정확한 사망자 숫자를 계산할 처지가 아니겠지만 젊은이가 압도적으로 많은 이란에서 가장 큰 불만을 터뜨릴 연대이기 때문에 더 많은 희생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보도기관에 따라 다르지만 최고 1만9천 명 또는 2만 명의 사망자를 공표하기도 한다. 길가에 너부러진 시신을 수습하는 가족들의 눈물과 통곡 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이 사태는 이란 정권의 부정과 부패가 낳은 측면의 하나가 폭발한 것이다.
게다가 미국과 이스라엘을 겨냥한 원폭 개발의 꿈이 미국의 강력한 불용인 정책에 의해서 경제 제재를 받으며 물가고를 견뎌내기 어려운 실상을 권력자가 외면한 탓이다. 경제난과 물가 폭등 그리고 정치적 종교적 억압은 누적된 국민의 불평과 불만을 잠재울 수 없는 경지에 이른 것이다. 불과 한 달도 채 안 된 12월 28일 터진 시위를 초강경 진압 작전으로 무산시키려 했던 최고 권력자의 무지는 결국 전국적 궐기로 산산조각 났다.
현재 시위의 양상은 어마어마한 규모로 확산되었기 때문에 최고 권력의 퇴진으로 이어지기 전에는 중단될 것 같지 않다. 게다가 미국의 트럼프는 항공모함을 파견하여 ‘시위자 사형집행’과 같은 사태의 재발 시에는 군사적 개입도 불사할 태세를 보이고 있어 이란의 앞길은 순탄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과거 혁명으로 물러난 왕조시대의 후손들도 국민의 궐기를 부추기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국민의 회고적 감성에 불을 지르고 있다.
현재 이란 당국은 시위 실황에 대한 모든 정보를 통제하고 있다. 따라서 비교적 정확한 SNS의 불통으로 세계의 귀와 눈 그리고 입이 막혀 있어 외국의 정보기관 등이 언론을 대신하여 상황을 단편적으로 알려주는 수준이다. 피해자의 숫자가 들쭉날쭉 하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시위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다. 이란의 혁명적 상황이 권력자의 탄압으로 끝날 것 같지 않은 것은 세계의 여론이 이란을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은 호전적인 시아파의 집권 이후 미국과의 외교적 훈풍을 마다하고 핵 제조에 전력을 기울여 왔기에 이스라엘 미국과는 한 하늘 밑에 살기 어려운 처지가 되었다. 이를 취소하고 화해하면 되겠지만 권력 유지가 어렵다. 더구나 전 국민적 궐기로 치닫는 시위의 불똥은 결국 최고 권력자가 온 몸으로 안아야 하는 멍에다. 혁명적 상황이 혁명으로 끝을 맺을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이란권력의 양태는 어떤 형태로든지 변화할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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