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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가 구조화되면서 지방의 경제회복은 점점 어려운 과제가 되고 있다.
강원도 18개 시·군 중 정선군만이 증가 통계를 보였다. 산업기반이 취약한 지방자치 단체는 전통적인 경기부양 수단만으로는 지역 활력을 만들어 내기 어렵다. 그래서 농어촌 지역에서 외부 방문객 유입은 사실상 지역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았다.
이런 현실에서 지역축제는 단순한 문화행사가 아니라 “정책자산”으로 재평가된다. 강원도 화천군과 충남 보령시는 이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올해 화천산천어 축제는 23일 동안 186만 명을 끌어들였다. 주민 2만 3000명의 81배가 유입된 것이다. 경제파급효과는 3,876억 원으로 화천군 지역의 총생산(GRDP)의 11%에 달했다.
올해 보령 머드축제 기간에는 169만 명이 방문해 1486억 원 경제효과를 냈다. 문화체육 관광부는 2024년 문화관광 축제를 통해 관람객 1196만 명을 유지하고 6,038억원의 소비지출 효과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한국 문화관광 연구원 분석에서도 공연 축제 개최지역의 방문객은 비 개최 지역보다 19.5% 늘었고 관광업종 소비는 6.5% 증가했다. 축제는 규모에 따라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산업적 성격을 띠며, 인구 감소지역일수록 그 효과는 도드라진다.
물론 모든 지역축제가 큰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적지 않은 지자체가 지역 고유성이나 산업 연계 없이 공연, 부스 중심의 획일적 기획을 반복하고 있다. 바가지요금과 숙박난, 교통 불편 등은 재방문율을 낮춘다. 반면 김천 김밥 축제처럼 지역 생활문화와 특산물을 결합해 축제 자체를 지역 브랜드화 하고, 주민참여와 상권 활성화를 이끌어 낸 사례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지역축제를 정책적으로 다시 설계하는 일이다.
첫째, 지역 고유자원과 산업을 결합한 “융합형 축제구조”로 재편해야 한다. 축제 프로그램이 지역 농특산물, 주력산업, 로컬상권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설계해야 한다. 축제방문 → 지역 소비 → 지역소득 증가의 선순환이 작동해야 한다. 지역의 생산, 유통, 관광자원을 직접 활용하도록 정책 가드라인이 필요하다.
둘째, 변화하는 근로, 여가 패턴에 맞춰 체류형 중장기형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 주 4.5일제 논의, 워케이션 확산 등 새로운 생활양식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맞춰 축제도 당일 방문 중심 모델에서 벗어나 며칠 이상 머무르며 일, 휴식, 체험이 결합하는 구조로 확장해야 한다. 교통, 숙박, 디지털 인프라 개선과 가격 투명화, 바가지요금 차단 장치가 필수적이다.
셋째, 국가 단위의 “전략형 축제 선별”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브랜드형 전략형 축제는 국가가 집중 지원하고 나머지는 지역 맞춤형 틈새형 생활형 축제로 차별화하는 이중 지원 체제가 필요하다. 지역 간 소모적 경쟁을 줄이고 예산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이다.
넷째, 축제가 지역 경제에 기여했는지 회계가 투명하게 운영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평가 체제가 필요하다. 방문객 수, 경제파급 효과, 지역산업연계도 등 핵심지표를 표준화해 공개함으로써 정책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지역 축제는 생활인구 유입, 지역 소비 진작, 지역브랜드 강화라는 세가지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는 정책 수단이다. 축제를 어떻게 설계하고 운영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전국적 경쟁 구도에서는 “행사개최” 만으로는 미래가 없다. 지역 축제를 지역경제 전략의 중심에 놓고, 구조적 관점에서 재편할 때 비로소 지방소멸시대의 대응수단으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 지역의 현재를 넘어 미래를 결정짓는 전략적 정책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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