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을 섬기듯...배고픈 사람에 빵을 보내는 것은 어떤 죄인가?

[인터뷰] 박 다니엘 동두천 만백성교회 담임목사

림일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5/12/16 [15:42]

탈북민을 섬기듯...배고픈 사람에 빵을 보내는 것은 어떤 죄인가?

[인터뷰] 박 다니엘 동두천 만백성교회 담임목사

림일 객원기자 | 입력 : 2025/12/16 [15:42]

분단과 통일염원 80년의 올해도 저물어가니 민족이 애타게 바라는 통일은 더 멀어지는 것만 같다. 지난 10월 베이징 천안문광장서 있은 중국인민해방군 열병식에 시진핑 중국주석과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이 나란히 선 모습은 독재국가 전성시대의 부활을 알리는 듯했다. 그만큼 조선노동당 독재정권 하에 사는 북녘 동포들의 가난하고 힘겨운 생활도 길어질 것이다.

북한주민들은 밀폐된 공간에 갇혀있다. 외부소식을 전혀 모르고 정권에서 가르쳐주는 것만 알고 살아간다. 거기에 당국이 주는 직업을 갖고 배급해주는 식량과 생필품을 받으며 목숨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 세상의 정의와 육의 양식을 보내는 것은 분명 통일을 위한 초석이고 디딤돌이다. 경기도 동두천 만백성교회(대한예수교장로회) 박 다니엘 담임목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고향이 어디인가.

서울에서 19698월에 출생했다. 한국에서 88서울올림픽이 열리기 3년 전에 부모님과 온 가족이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미주리주에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녔고 1996년까지 미주리침례대학과 미드웨스턴 신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한인교회에서 전도사로 사역을 맡았다. 이어서 워싱턴주 먼로에 있는 예수전도단에서 DTS를 수료한 후 간사(직원)로 근무했다. 199810월부터 중국 여러 지역에서 북한의 꽃제비(방랑아동)와 탈북자들을 섬기게 됐다.

 

  박 다니엘 만백성교회 담임목사

- 미국 시민권자로 일을 한 계기는.

워싱턴에서 한국뉴스를 가끔 접하였다. 북한 최악의 경제난인 고난의 행군’(1996~99)으로 인해 2천만 인민의 굶주림이 마음에 걸렸다. 주린 배를 그러안고 중국으로 넘어온 많은 탈북자들이 한국으로 오고 싶어 함을 알았다. 양심에 찔렸다. 종교인으로, 더구나 신학을 공부한 목회자로서 도무지 모른 척 할 수 없었다.

 

- 당시 중국 내 탈북자 실태를 말해 달라.

북한에서 불리는 고난의 행군시기에 중국 연길의 시장주변에 거지들이 많았다. 당연히 불법이니 공안(경찰) 몰래 적게는 2~3, 많게는 7~8명씩 무리지어 다녔는데 그들을 안심지역의 은신처(민간아파트)로 데려가서 보호를 했다.

왜소한 꽃제비들은 보통 자기 나이를 3~5살 줄여서 말하곤 했다. 깜짝 놀랐던 것은 흡연율이 90%이상인 점이었다. 아이들에게서 도덕성, 죄의식 등에 대한 부끄러움이 전혀 없었다. 북한에서 정상적인 교육을 못 받았기 때문이다.

 

- 보호시설(아파트)은 안전하였나.

꽃제비들의 신변보호를 위해 방 1~2개 있는 20평대 아파트를 적을 때는 2~3, 많을 때는 7~8개까지 임대해 운영했다. 생명의 보금자리였다. 일상에서 보통 이웃 중에 심성이 나쁘거나 정신이 다소 이상한 주민이 신고하면 공안단속반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는 그걸 미리 감지하고 대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중국 연길의 시장주변에 거지들 많아

불법으로 공안 몰래 7~8명씩 무리지어

다녔는데 그들을 은신처로 데려가 보호

 

꽃제비들 신변보호 위해 방 2~3

많을 때는 7~8개까지 임대해 운영도

 

- 중국에서 북한선교는 안전했는가.

공산국가인 중국에서 나 같은 외국인의 선교활동이 안전했다면 거짓말이다. 지난 2013년 가을 중국에서 탈북자를 대상으로 암암리에 북한사역을 하다가 공안에 잡혀서 40일간 감옥에서 옥고를 치렀다. 이후 중국에서 추방되었다.

눈에 밟히는 것이 현지에서 데리고 있던 아이들이 한국에 왔는데 돌볼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한국에 들어와 그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경기도 남양주시에 거주하고 있으며 가족은 미국에 있다.

 

- 지금 운영하는 한벗학교는.

기숙형 방과후공부 및 생활시설인 한벗학교는 탈북민대안학교로 지난 2014년에 설립되었다. 그동안 경기도 고양시에 있다가 작년 1월에 남양주시로 이사를 했다. 탈북민 자녀들이 언제인가 꼭 오는 통일한국건설의 당당한 일군으로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통일의 주역은 남북을 모두 경험한 아이들이다.

 

- 한벗학교의 교육비전은 무엇인가.

북한, 중국, 남한에서 태어난 탈북민 자녀들을 몸과 마음, 영혼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세우고 통일한국의 미래를 짊어질 인재로 양성하는 것이다. 통일 후 남북이 꼭 하나 되는 통일마을이라는 공동체를 설립하여 운영하려고 한다.

북한에 살고 있는 어린이들, 특히 어머니가 중국에서 인신매매로 팔려가 제3국에서 태어난 어린이들, 남한서 태어났지만 부모의 이혼으로 고아가 된 탈북민 자녀들의 삶에 깊이 들어가서 영··육 구제하는 운동을 진행하는 것이다.

 

- 청소년 교육자로 보는 통일관은.

지난 80년간 이 민족이 간절히 원했던 통일은 거두절미하고 분명 준비하는 것이다. 통일은 100년 뒤에 올지? 그 이후에도 안 올지? 아니면 내일 당장 올지? 아무도 모른다. 교육자의 시각에서 보면 대망의 통일준비에서 아이들 교육만큼이나 중요한 것도 없다고 본다. 한벗학교는 통일준비 청소년성지로 꾸려가는 것이 목표다.

 

 

 - 만백성교회를 소개해 달라.

경기도 동두천시에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소속교회이다. 사역자와 아프리카나라 등지서 온 외국인 산업근로자, 연수생 등이 매주 모여서 기도를 드린다. 적게는 10여명, 많게는 20여 명의 외국인이 출석한다. 흔치 않는 사례이다.

내가 성도들 앞에서 매월 한 차례씩 영어로 북한선교를 위한 통성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주님을 찬양하는 장소로 크고 작고에 별의미가 없다. 그 속에 모인 성도들이 얼마나 진심인가가 중요하다.

 

- 외국인들의 북한선교 기도반응은.

의외로 놀랍다. 그들이 우리 교회에 나오기 전에 알았던 북한은 독재자 김정은이 미사일이나 계속 쏘는 이상한 나라였다. 그러나 그 속에 하나님의 백성 2천만 명도 분명히 있음을 알고는 눈빛이 달라졌다. 북한주민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다. 북한선교기도회에서 눈물로 기도하는 외국인들을 보면 너무 감동적이다.

 

2013년 가을 중국에서 탈북자 대상

암암리에 북한사역을 하다가 공안에

잡혀 40일간 감옥생활...중국서 추방

 

현재 운영 중인 한벗학교는 탈북민대안학교

기숙형 방과후공부·생활시설로 2014년 설립

탈북민 자녀들을 통일한국건설의 일군으로

양성하는 것 목표...통일 후 남북하나 되는

통일마을공동체 운영할 계획세우고 있어

 

- 북한선교의 중점은 무엇인가.

북한은 2천만 동포에게 종교의 자유를 철저히 억압하는 나라이다. 탈북민들의 증언을 들어도 북한에서 주민들의 성경접촉은 불가하다. 동토의 땅 북한에 하나님의 귀한 말씀인 복음의 메시지와 영혼의 양식 등을 보내는 것도 맞다.

그러나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바로 대한민국 국민들과 세계인들이 북한동포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그 방법이 교회에서 기도라고 본다. 우리 국민이 늘 일상에서 북한주민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지난 10여 년간 대북전단을 보내왔던데.

지난 2015년 여름, 우연히 탈북민 A씨를 알면서 부터이다. 그가 오랫동안 해오던 대북전단 보내기를 자기는 나이도 있고 생활이 어려워 더는 못하겠다며 그 일을 맡아달라고 내게 의뢰했다. 약간의 망설임도 없이 즉석에서 수락하였다. 북한동포에게 영혼의 양식(하나님 말씀)을 보내주고 싶었던 찰나였으니 말이다.

 

- 전단 풍선 안에는 어떤 것을 넣었나.

밝은 색상의 비닐봉지 겉면에는 성경의 특정구절이 적혀있다. 봉지안의 물건을 접하기 전에 하나님의 귀한말씀 한 구절은 가급적 알라는 의미이다. 영혼의 양식과 육(신체와 생활)의 양식을 동시에 전달하는 것이다.

봉지안에는 여러가지 생활용품이 들어간다. 작은 비닐에 씌어 진 성경말씀문구, 페트병에 넣은 쌀(500g), 각종 의약품, 여성용품(생리대), 초콜릿 등이다. 북한으로 보내지는 풍선에 매단 전단봉지는 약 3.3Kg 정도이다.

 

- 주로 어디서 보내는가.

김포, 강화, 파주, 연천 등 북한접경 지역이다. 적게 뿌릴 때는 10개의 전단봉지, 많게 뿌릴 때는 20개의 전단봉지를 풍선에 매달아 공중으로 날려 보낸다. 여기서 관건은 날씨인데 북쪽으로 부는 바람의 시간을 잘 맞추어 진행하는 것이다. 대부분 심야에 은밀하게 이뤄진다. 야간작업의 특성상 2~5시간이 소요된다.

 

- 오래 걸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가스관리 및 주입자격증을 소유한 전문가와 함께 한다. 간혹 그러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런 경우에는 관계기관으로부터 모정의 훈시 같은 것을 받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때는 내가 일일이 하자니 시간이 많이 걸리기도 한다.

또 다른 이유는 작업시작 전에 관할지구 경찰이 출동하는 경우도 있다. 주민들의 피해민원이 많다는 구실이지만 실제는 상부의 지시로 보인다. 그럴 때는 어쩔 수 없이 자리를 이동하여 준비한 대북전단을 보내니 시간이 지체된다.

 

10여 년간 대북전단을 강화, 파주 등

북한접경 지역...10~20개의 전단봉지를

북쪽으로 부는 바람의 시간 맞추어 진행

심야에 은밀하게 이뤄져...2~5시간 소요

 

6월 이재명 정부가 국군의 대북방송 철거

국정원의 대북방송 중단에 이어 대북전단

살포도 완전히 막았으니 전혀 뿌리지 못해

 

- 한국의 정권마다 특성이 있다면.

우스갯소리로 말하면 보수정권에서는 백주에 대북풍선을 뿌려도 별 일없고 진보정권에서는 꼭 심야에만 뿌려야 한다. 심야에는 바람 부는 방향이 안 맞으면 보내기 어려운 것이다. 보수정권에서는 24시간 가능하지만 진보정권에서는 심야 5시간만 가능하다. 그것도 범죄인 마냥 쫒기는 심정으로 해야 하니 답답할 뿐이다.

 

- 마지막으로 뿌린 때는 언제인가.

과거 보수정권에서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차분하게 진행하였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다소 시련을 겪었지만 지금만큼은 아니었다. 현재 진보정당이 남북관련 여러 법까지 완벽히 개정하면서까지 대북전단 살포를 엄중하게 막고 있다.

올해 6월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 국군의 대북방송장비 철거, 국정원의 대북방송 중단 등이 있었다. 대북전단 살포도 완전히 막았으니 전혀 뿌리지 못한다. 만약 살포하면 법에 걸어 엄중 처벌하겠다는 경찰의 강력한 경고를 받았다.

 

개인과 민간단체가 인권회복 등 북한주민들

영혼과 육신을 살리는 일을 정부가 정치적

잣대로 강제통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해

대북전단 살포를 한사코 반대하면 안 될 것

 

- 그에 대해 어떤 심정인가.

아니? 내가 북한주민들을 죽이는 독약이라도 보내는가? 아니면 김정은을 비판하는 메시지라도 보내는가 말이다. 만백성을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북한주민들에게 보내는 것이 죄가 되는가? 그들도 사람이다. 배고픈 사람에게 빵을 보내는 것이 어떻게 죄인가? 정말 안타까울 때가 많다. 동포를 돕지 못하니 말이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대한민국에서 개인과 민간단체가 인권회복 등 북한주민들의 영혼과 육신을 살리는 일을 정부가 정치적 잣대로 강제 통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대북전단 살포를 음지에서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그것을 한사코 반대하면 안 된다.

김정은 독재정권은 반드시 멸망하고 통일은 언제인가 꼭 온다. 그때 가서 2천만 북녘동포들에게 우리가 떳떳하려면 지금의 대북전단 살포는 멈춤 없이 진행되어야 한다. 지금 정부의 모습은 2천만 동포에게 엄청난 죄를 짓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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