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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대북정책이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가장 특징적인 면모는 대북정책을 이끌어나갈 양대축으로 국가정보원장에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을 그리고 통일부장관에 역시 통일부 장관을 역임했던 정동영 의원을 임명했다는 점이다. 이 둘은 노무현 정부에서 역시 통일부장관을 역임한바 있다.
세간의 평가는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북한 문제에 정통한 "대북 전문가"로서 교착된 남북관계를 풀고 정상적으로 이끌어나갈 적임자라는 평가가 하나이다. 반면 북한의 정책을 추종하면서 안보위협을 야기하는 "친북주의자"라는 평가도 만만치 않다. 남북관계의 특수성 그리고 복합적인 국민정서에 기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신임 국정원장과 통일부장관이 이재명 대통령을 잘 보필하면서 굳건한 안보태세와 남북협력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과거의 전례에 비추어 볼 때 우려도 적지 않다.
신임 국정원장과 통일부장관의 임명을 두고 "돌아온 베테랑"이라고 하지만 이들이 과거 순차적으로 통일부장관을 맡으면서 이루어낸 업적이 무엇이었던가 하는 점이다. 정동영 장관은 2005년 6월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했지만 김정일로부터 "한반도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으로 북은 핵을 가질 이유가 없다"는 답변에 만족해야 했다.
2006년 바톤을 이어받은 이종석 장관은 그해 7월 부산에서 개최된 장관급 회담에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항의하려고 별렀지만 북한의 권호웅 참사로부터 "모든 후과는 남측에 있다"는 면박을 들으면서 회담은 파행으로 끝났다. 그 해 10월 북한은 핵실험을 단행했으며 비판에 직면한 이종석 장관은 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물론 40만톤의 쌀과 30만톤의 비료는 “약속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모두 북으로 실어 보냈다. 북한의 핵무장과 군사적 도발행위는 우리의 선의와는 전혀 관계가 없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 할 것이다.
북한은 이미 2005년 핵무기 보유를 선언했는데도 불구하고 “핵무기를 개발할 의사도 없고 능력도 없다”는 주장을 신봉하면서 대북정책을 펼쳐나갔던 결과가 아닌가 한다. 물론 이들은 과거의 교훈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정말 잘 알고 있을까?
이종석 신임국정원장은 대북방송 및 확성기 방송 중단, 대북전단 차단, 그리고 만화와 영화 등 북한 매체의 개방을 공언하며 이를 실천에 옮기고 있다. 통일부도 "북한 적대시 정책"을 철폐하겠다면서 민간단체의 접촉을 신고없이 전면 허용하고 북한 관광도 허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런 몇 가지 정책만 보아도 이번 정부의 통일정책은 상호주의를 무시한 북한 친화적 정책이며 안보근간을 위태롭게 하는 정책이 아닌가 한다. 대북방송은 북한에 대한 적대시 방송일까? 오히려 외부 정보가 철저히 통제되어 있는 북한 주민의 정보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한 “인도적” 방송이라고 볼 수는 없는가?
북한 관광도 북한의 입맛에 맞추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할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북한 (단체)관광은 핵 개발 등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대한 경제적 제재의 일환으로 유엔의 합의를 거쳐 금지되어 왔다. 가장 큰 부담을 안은 당사자가 애써 제재조치의 룹홀(loop hole)을 찾아 개별관광을 허용하겠다는 것은 유엔의 제재조치를 폄하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새 정부의 대북정책을 놓고 흔히들 “우회전 깜빡이를 켜고 좌측으로 돌진”하는 운전자에 비유하곤 한다. 어떻게 보면 국민을 무시하는 정책이고 동맹국인 미국 등 국제사회를 우롱하는 정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재명 정부는 툭하면 남북기본합의서를 전가의 보도처럼 언급한다. 남북기본 합의서는 “상호 체제 존중”의 정신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면 북한은 우리 체제를 존중할까? 우리가 북한에게 선의를 베풀면 북한도 선의로 화답할까? 남북기본합의서를 준수한다면서 여기에 속하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합의는 왜 애써 무시해야 하는가? 그만큼 북한에 선의를 베풀었다면 이제 “비핵화”라는 북한의 선의를 기다려야 할 것이다. 상호주의는 국제사회만이 아니라 인간사에 적용되는 철칙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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