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 남북 군사합의 복원의 조건은?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기사입력 2025/08/18 [17:52]

9.19 남북 군사합의 복원의 조건은?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입력 : 2025/08/18 [17:52]

80주년 815일 광복절 기념사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남북 간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남북군사합의를 선제적, 단계적으로 복원하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적대행위를 할 뜻도 없음을 밝혔다.

 문성묵  논설위원


비무장 유지...정전협정 존중·준수 전제 필요

 

이는 현 정부 출범 이후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복원을 강조하면서 대북확성기 방송의 선제적 중단과 철거, 그리고 국정원이 주도해온 대북방송의 중지 등 일련의 대북 유화 조치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문제는 북한의 태도이다. 2023년 말 김정은은 남과 북은 더 이상 동족도 아니며 교전국 관계, 1의 적, 주적임을 선포하고 자기들이 보유한 모든 역량을 동원해 한국을 초토화, 영토를 평정하겠다고 협박했다.

 

최근 우리의 잇단 유화조치에도 불구하고 김여정 담화를 통해 자기들은 확성기를 철거한 적이 없다며 정부의 조치들을 허망한 개꿈이라 표현하며 조롱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9.19 남북군사합의 복원 추진이 가능한 것일까? 군사합의 복원이란 상대의 호응이 필수적이며 상호 이행할 때 의미가 있는 것이다. 동 합의의 복원을 위해서는 다음의 조건들이 구비될 때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

 

김정은이 남북관계를 교전국 관계로 표현한 것은 나름 일리가 있다. 1953727일에 맺어진 정전협정은 지금도 유효하며, 적대 쌍방 사령관 간에 맺은 군사협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의 정전협정 체제하에서는 남북 간 교전국 관계가 성립된다.

 

다만, 남과 북은 1992년 기본합의서에 따라 국가 간의 관계가 아니다.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잠정적 특수관계이다. 정전협정에서는 적대 쌍방 간 군사적 충돌 방지를 위해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를 두어 군사력을 분리시켰다.

 

따라서 비무장지대는 그야말로 비무장으로 유지돼야 한다. 하지만, 지금 비무장지대는 중무장지대가 되어버렸다. 정전협정에서는 쌍방 간 적대행위를 금지시키고, 상대방을 향한 물리력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북한도 9.19 합의 전면 이행 약속해야

 

 정전협정만 제대로 준수하면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일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남과 북은 기본합의서 5조에서 현재의 정전상태를 공고한 평화상태로 전환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며 공고한 평화상태가 구축될 때까지 현재의 정전협정을 준수하기로 한 것이다. 9.19 군사합의 또한 정전협정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1990년대 말 이후 정전협정체제를 조직적으로 무력화한 데 이어 2013년에는 급기야 정전협정의 백지화를 선언했다. 이제 9.19 군사합의 복원에 앞서 정전협정체제부터 복원해야 한다. 정전협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북한이 9.19 군사합의를 지킨다는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군사적 신뢰구축이란 상호 간 합의한 사항을 성실하게 실천할 때 비로소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9.19 군사합의가 복원되려면 약속 상대방인 북한이 이를 이행할 것임을 약속하고 실천해야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북한은 9.19 군사합의 자체를 3천 번이 넘게 위반했고 제대로 이행한 일이 없다. 언론 일각에서 우리의 선제적 조치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이루어지는 군사훈련의 중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은 마음대로 훈련하는데 우리만 중단한다면 군사적 대비태세를 현저히 약화시키는 자해(自害)행위가 될 수 있다. 9.19 군사합의에는 비행 및 정찰금지조항등 우리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항들이 포함되어있다. 합의복원이라는 명분으로 북한은 안 지키는데 우리만 지키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삼지연(三池淵) 호수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