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환과 희망의 남북교류 현장 30년 분투기

[신간소개] 경계에 선 나날들/ 김성근 지음

윤현중 기자 | 기사입력 2025/02/19 [13:47]

애환과 희망의 남북교류 현장 30년 분투기

[신간소개] 경계에 선 나날들/ 김성근 지음

윤현중 기자 | 입력 : 2025/02/19 [13:47]

북한에서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면회소를 철거하고 있는 시기에 과거 이산가족상봉 등 적십자회담을 담당했던 대한적십자사의 김성근씨가 책을 발간했다.

 

대북인도적지원사업과 남북적십자회담은 1971820일 남북적십자회담을 처음 개최한 이래 면면히 이어졌고, 그로부터 저자도 참여하여 일했던 기록을 책으로 펴낸 것이다.

 

저자의 경력은 대한적십자사에 남북교류국장, 국제남북본부장 등으로 근무하며 남북적십자회담과 이산가족 상봉, 인도적 지원 업무를 25년간 맡았다. 북한의 평양, 금강산, 개성, 신의주, 남포, 해주, 원산 등 지역을 30여 차례 방문했다.

 

역대 우리 정부는 냉전 중 국제정세 데탕트가 오면 그에 맞추어 남북대화를 추진했다. 그럴 때면 북한과 정치나 군사 같은 무거운 주제를 논의하기보다는 먼저 인도주의적인 문제로부터 시작하는 게 잘 풀릴 것 같아 적십자회담을 하곤 했다.

 

특히 저자는 남북적십자회담 대표의 실무 수행원으로 회담장에 가고 북한을 방문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남북적십자회담이나 실무회담의 대표로 북한과 여러 현안문제를 합의, 이행하는 주인공이 됐다. 그런 경험을 가지고 책에서 과거 남북 간 인도적 문제현안을 해결했던 일을 주제별로 나누어 다뤘다.

 

책은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는 협상이란 제목으로 과거 참여했던 회담을 다루고 있다. 의제는 이산가족 문제해결,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 금강산면회소 설치, 운영 등이다. 에피소드와 애환을 다루고 있다.

 

2장에는 상봉이란 주제를 다뤘다. 이산가족 상봉이 대표적이지만, 비전향 장기수 송환, 이산가족 간 서신교환, 비대면 상봉, 고려호텔 상봉, 금강산면회소 상봉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있다.

 

3장에는 지원을 주제로 북한에 이재민 구호, 대북 구호물자 지원, 정주영 전 현대 회장의 옥수수 지원과 뒤이은 소 떼 방북 지원, 남북 청소년의 북한에 나무 심기, 전염병 예방약 지원, 쌀 지원 등을 다뤘다. 4장은 협력을 주제로 글을 썼다. 북한이 아닌 제3국에서 일어난 협력한 이야기다.

 

5장은 인도(人道)를 주제로 과거에 했던 일과 경험을 소개하고 있다. 한때 각광 받던 주제였다. 이 장중에서 협상 파트는 아마도 정부와 긴밀히 관계될 것이다. 적십자사의 주제이며, 국가가 국민을 위해 챙겨야 할 주제이기도 하다.

 

이산가족문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부에서 북한과의 관계에서 성과로 내세울 수 있는 이슈였다.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로 이 역시 정부가 신경을 많이 쓴 이슈였다. 그런데 이런 이슈들이 세월의 흐름 앞에 무너지고 있다.

 

현재 북한 당국은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를 허물고 있다. 2008년에 12층 건물로 세운 멋진 건물이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그와 더불어 이산가족 이슈도 더 이상 쟁점이 되지 않는 세상에 접어들었다. 안타까운 일이다.

 

이산가족상봉, 대북 인도적지원도 통일부에서 북한과의 우호협력관계를 가져가는 데 중요한 수단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김정은의 3대를 이은 독재정권 유지를 하려는 것에 의해 모든 것이 단절되고 있다. 관계 단절은 곧 비정상이다.

 

북한이 고립의 터널에서 벗어나길 기대한다. 북한이 정상화되면 남북관계와 북한의 대외관계도 정상화된다. 그렇게 되면 이 책도 가치를 발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책은 기록이자, 증언이기 때문이다. 언제 그런 시절이 있었는가 하고 물으면, 바로 이 책이 그에 대한 대답이 된다.

 

또한 이 책은 일하던 방식이나 다뤘던 주제에 대한 설명서이기도 하다. 또 북한을 이해하는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은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바로 인도주의적인 가치다.

아마존의나비 펴냄, 정가 1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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