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의 군사력 허세...놀랄 필요 없으나 수수방관은 금물”[인터뷰] 국제정치학 박사 박정이 예비역육군 대장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를 장착한 새 형의 중장거리 고체탄도미사일 ‘화성포-16나’형의 첫 시험발사를 2일 현지지도 했다. 지난 3월 6일 인민군 서부지구 중요작전 훈련기지 방문을 시작으로 한 달도 안 되는 기간에 무려 7차례 군사현장 시찰이다. 국가의 정치, 경제, 문화, 사회, 행정 등 수많은 분야 중 특정분야(군사)에만 몰입되어 있는 모습이다. 더구나 이제는 남과 북이 두 국가체제로 따로따로 살자며 올해 정초부터 ‘통일’ ‘민족’ 등의 남북용어 표현을 삭제하는 헌법 개정의지를 천명하고 그 실행을 차근차근 하는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고 대조적이다. 항상 그랬듯이 북한의 2중적 대남정책 등은 언제나 이해가 어렵다. 이에 대한 전문가의 고견을 청취하려 서울 서초구에서 국제정치학 박사인 박정이 예비역 육군대장을 만나 마주 앉았다.
- 김정은의 연이은 군사현장 시찰 어떻게 보나. 한 나라에서 최고지도자인 대통령이 한 해 경제민생 시찰의 70% 이상이 군사 부문이라면 이는 더 말할 필요 없이 비정상이다. 북한 같은 일당독재 국가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고 민주국가서는 열두 번 탄핵되고도 남았을 일이다. 어쩌면 김정은 위원장이 계속해서 새로운 장비를 개발하고 군부를 다독이는 것은 역설적으로 군부가 튼튼하지 못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또한 주민들에게 항상 긴장된 마음을 갖도록 하는데 군사적 통제와 규율이 최고다.
- 김정은이 군사대학 출신인데.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언젠가 북한소식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인민군 낙하병들의 훈련을 지도하는 모습을 보았다. 거기에 동원된 군용기가 북한의 민항기 ‘고려항공’이더라. 물론 돈이 없으니 북한의 전투기, 군용기는 전부 노후화된 것들이다. 105탱크부대 훈련을 본 김정은이 대만족하는 표정이 TV에서 봤는데 웃음이 나왔다. 70년 전의 고물 같은 탱크로 남한과 맞서겠다는 것 자체가 코미디다.
- 북한군의 군사력은 어떻게 평가하나. 미국 군사력평가기관 글로벌파이어파워(GFP)가 매긴 2024년 세계군사력 순위서 한국이 5위에 올랐다. 북한의 군사력은 전년보다 하락한 36위로 평가됐다. GFP 군사력 평가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군사력이 강함을 의미하며 병력, 무기수, 경제력, 전시동원 가능인력, 국방예산 등 60개 이상의 개별 항목지표를 활용해 산출한다.
김정은 위원장이 새로운 장비 개발 병력을 다독이는 것은 역설적으로 군부가 튼튼하지 못하다 뚜렷한 방증
세계군사력 순위에서 북한 군사력은 전년보다 하락한 36위로 평가 절하
- 남한의 한 해 국방예산은.
북한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격차가 크다. 남한의 한 해 국방예산은 447억 달러(약 53조 원)로 세계 11위이다. 북한의 국방예산은 35억 달러(약 4조6000억 원)로 58위이다. 굳이 비교하면 남한의 1/10 수준에도 못 된다. 참고로 지구촌에서 세계 군사력 1위 국가는 여전히 우리 대한민국의 군사동맹인 미합중국(0.0699)이다. 그 다음 러시아(0.0702), 중국(0.0706), 인도(0.1023) 등의 순위이다. 6,7위는 영국(0.1443)과 일본(0.1601)이다.
- 남북의 병력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나. 2022 국방백서에 따르면 한국군은 현역 50만여명, 예비병력 310만 명이다. 이는 언제든 유사시에 가용되는 인력이다. 북한군은 현역 128만여 명, 예비병력 762만여 명으로 북한군이 절대적으로 숫자 적으로 앞서 있다. 북한은 토목건설의 대부분을 군대가 도맡아 한다. 평양시 1만 세대 살림집 건설, 대규모 온실 농장건설 등에 수 십 만의 병력이 동원된다. 탈북민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10년간 노동만하다가 제대하는 군인들이 부지기수라고 한다.
- 좀 더 자세히 말해준다면. 북한은 병력 수에서 우위를 점하고는 있으나 질이 떨어지는 병력이 많다고 전쟁에서 승리할 수는 없다. 북한군의 상태를 살펴보면 병사들의 기초체력부터 무기의 질까지 모든 것이 심각하게 차이가 난다. 단순히 숫자가 많은 쪽이 우위를 점한다는 평가는 부적절하다. 북한의 비대칭 전력으로는 핵무기, 탄도미사일, 화학무기, 생물무기, 장사정포병, 특수전부대, 잠수함, 무인기, 사이버공격 역량 등이 있다.
한국군 현역 50여만명, 예비 310여만명 북한군 현역 128만명, 예비병력 762만명 숫자가 많은 쪽이 우위라는 평가 부적절
북 비대칭 전력으로 핵무기, 탄도미사일, 화학· 생물무기, 장사정포병, 특수전부대, 잠수함, 무인기, 사이버공격 역량 등 있어
- 김정은의 ‘통일지우기’는 어떻게 보나. 김정은이 올해 들어와 ‘통일’ ‘민족’ ‘삼천리’ 등의 표현과 시설을 열심히 지우고 있다. 그가 이런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경제력은 물론 문화적 영향력 면에서 자신들을 압도하고 있는 남한에 대한 극도의 경계심 때문이다. 남한의 가장 큰 위협은 소프트 파워이다. 문화적 침습이 북한에게 상당한 위협이 되는 것이다.
-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느닷없니 불쑥 꺼낸 김정은의 ‘두 국가론’은 경제력에서 도저히 넘볼 수 없는 한국에 의한 흡수통일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 탓이 큰 것에서 비롯되었다. 하지만 남북한을 교전 중인 적대국으로 규정하는 행위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한다’고 밝힌 헌법 3조를 위배한 것임으로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
- 북한의 러시아에 무기 제공은 어떻게 보나. 2022년 2월에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러시아의 침공)이 한창이다. 작년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서 다양한 논의가 있었고 그 중 핵심은 무기거래를 포함한 북·러 군사교류이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러시아에 지원하는 걸로 추정되는 무기 및 장비류로 122mm 방사포탄과 152mm 포탄, T계열 전차포탄, 방사포·야포, 소총·기관총, 박격포, 휴대용 대공미사일 및 대전차미사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으로 본다.
김정은의 ‘두 국가론’은 경제력에서 도저히 넘볼 수 없는 한국에 의한 흡수통일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 탓
남북한 교전 중인 적대국 규정 행위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한다’고 한 헌법 3조 위배한 것
- 러시아서 북한이 받는 대가는 뭔가. 위성기술 지원, 핵 관련 기술이전 및 협력, 전투기 또는 관련 부품 공급, 방공시스템 지원, 노획한 서방무기 및 장비 등이다. 북한과 러시아 간의 위험한 무기거래로 북한은 한반도 정세를 불안하게 하는 군사력을 증강하게 된다. 그동안 북한이 갖고 있지 못했던 전술핵탄두 및 다탄두 기술, 특히 장거리 미사일의 대기권 재 진입기술을 러시아의 도움으로 확보하게 된다면 한반도 및 동북아안보 정세를 위태롭게 할 것이다. 한국이 수수방관할 일이 아니다.
- 푸틴이 김정은에게 고급승용차를 선물했다. 그것은 북·러 정상회담 기념 차원에서 준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국산 최고급승용차 ‘아우르스’인데 일반차량 가격이 한화 5~11억 원대이다. 그만큼 푸틴이 김정은의 우크라이나 전쟁용 무기제공에 크게 만족했다는 징표이다. 그 외에도 러시아가 많은 식량(밀가루)을 귀국하는 북한열차에 실어 보낸 것으로 추정한다. 엄밀히 그 식량은 평양시민 배급용 혹은 무기생산 군수품 공장에 우선 배급되었을 것이다.
- 우크라이나 전쟁서 북한이 얻는 이익은. 알게 모르게 적지 않을 것이다. 지금도 북한의 재고무기를 충분히 팔아먹고 언젠가 끝날 전쟁 후 얻게 될 이득도 만만치 않다. 바로 전쟁지역 복구건설이다. 세계에서 가장 싸고 매력 있는 인력이 바로 북한주민이다. 김정은으로서는 돈방석에 앉는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그래서 배가 불러 남한과 등을 돌렸는지도 모른다.
- 북한-중국 관계는 어떻게 보나. 오랜 혈맹이상의 북·중 관계는 3대 수령 김정은 정권 들어와 연이은 핵과 미사일 실험에 기인했던 약 6년의 냉각기간에도 불구하고 2018년 3월 이후 5차례의 북·중 정상회담을 개최하며 전통·우호 협력관계를 빠르게 회복하였다. 북한과 중국이 올해 2024년을 양국 친선의 해로 선포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종잡을 수 없는 행태, 제재도 아랑곳하지 않는 핵·미사일 프로그램,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 등으로 북한과 중국의 관계에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북한은 전체 교역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이 90%를 육박할 정도로 대중 의존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위원장은 중국을 무시한 전력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무기실험을 중단하라는 중국의 요구를 묵살한 것이다. 중국은 자국이 세계 질서의 안정화를 촉진하는 세력이라고 한다.
한미동맹은 대한민국 생존을 담보 압축성장을 가능하게 했던 원동력 효율성과 적합성으로 한반도 평화 안전 위한 제도적 장치로 평가받아
대북정책은 통일준비 과정...북한 변화 초점을 두고 민족동질성 회복에 중점 맞춰 추진...북한 주민 지원정책 병행 실질적 권익보호 위한 정책과 통일한국 기반준비 및 구축 위한 정책 모색해야
- 한미 군사동맹의 중요성은 뭔가. 한미동맹은 북한의 남침과 군사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상호방위조약’(양국국회 비준 하에 1954년 발효)을 기초로 한국과 미국 사이에 체결한 동맹이다. 미국은 한국의 안보뿐만 아니라 경제발전을 이룩할 수 있는 여유를 제공했다. 한미동맹은 대한민국의 생존을 담보하는 ‘생명줄’이자 압축성장을 현실적으로 가능하게 했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그 효율성과 적합성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한 제도적 장치로서 가장 성공적 동맹으로 평가받고 있다.
- 정부의 대북정책에 조언을 한다면. 대북정책은 통일준비 과정으로서 북한(주민) 변화에 초점을 두고 분단의 고통해소와 민족동질성 회복에 중점을 맞춰 추진되어야 한다. 물론 김정은 정권을 무시해서도 안 된다. 현실적으로 북한주민의 명줄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정권 봉쇄정책과 동시에 북한주민 지원정책을 병행 추진해 북한주민의 실질적 권익보호를 위한 정책과 통일한국의 기반준비 및 구축을 위한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장군 진급 후 특전사 제13공수특전여단장 합참 작전부장, 야전군사령관역임 후 전역 국민대 정치대학원과 동국대 행정대학원서 안보학 강의...국방태세 확립을 위해 활동
- 4성 장군 출신인 본인을 소개해 달라. 전쟁 중인 1952년 5월, 충남 홍성에서 태어났다. 형제는 2남 3녀의 막내. 1972년에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하여 1학년을 마친 뒤 독일사관학교에 파견되어 교육수료 후 1975년 4월 육군 소위로 임관하였다. 이후 수도기계화보병사단에서 중대장, 제28보병사단에서 대대장, 제22보병사단에서 연대장 보직을 수행하였다. 장군으로 진급된 후에는 특전사 제13공수특전여단장, 제20기계화보병사단장, 합참 작전부장, 수도방위사령관, 합참 전력발전본부장, 천안함 피격사건 민군 합동조사단장, 제1야전군사령관(4성 장군) 등을 역임 후 전역했다. 사회 경력은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최근까지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과 동국대학교 행정대학원서 안보학강의를 해왔다. ‘월간군사저널’ 회장으로 국민들의 안보의식 고취를 위해 힘껏 노력해왔다. 현재는 국방전력발전포럼 대표, 밀리테크협회 협회장으로 국방태세 확립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기존의 대북포용 정책은 북한지도부에 초점이 맞춰 추진되어 결국 평양정권의 핵개발만 도와주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북한사회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자유와 민주, 인권 등 민주주의 개념과 시장경제 체제를 바탕으로 북한주민들을 대상으로 확장성 정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북한의 정보화, 자유화, 민주화, 시장화를 추구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하며 국제사회와의 공조도 필수적이다.
<저작권자 ⓒ 통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