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북한법 전문가인 저자가 대학원에서 강의하는 가운데 대학원생들과 통일문제 등을 토론하고 느낀 바를 수필로 써 모아 펴낸 것이다. 저자는 ‘남북관계나 통일문제는 무거운 주제로서 젊은이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고 깊이 알기를 기피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가급적 가벼운 글쓰기로 일반 독자들이 읽기 쉽게 책을 만들려고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이 수필에서 파격적인 것은 저자가 마치 소설을 쓰는 것처럼 미래 남북한 간에 교류왕래가 자유로울 때나 통일된 뒤의 상황을 설정, 그 무렵에 자신이 판사로서 평양에 상사중재하러 혹은 재판하러 가는 모습을 그려보았다는 사실이다. 미래를 그려본 것에 대해 혹자는 너무 앞서 나갔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저자는 남북관계의 단절과 막힘 현상, 정부가 바뀌더라도 일관성을 가지고 나가야 함에도 현실은 그 반대로 정책이 뒤바뀌어버리는 점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통일의 미래를 그려보았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책은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일관된 흐름으로 책 내용을 구성한 것은 아니다. 정기간행물에 그때그때 기고한 수필을 모두 모아서 엮어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을 알고 한 편씩 독립된 주제의 글이라는 점을 알고 읽으면 좋겠다.
글은 평이하고 자신의 주장이나 구상, 상상을 솔직하게 적어본 것이어서 가치가 있다. 수필인 만큼 읽기 쉽고 이해가 잘 되고 저자와 같은 마음이 되어보는 것으로 통일논의에 참여해보는 것으로 가치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 팩트가 정확하지 않은 설명이 있었음도 밝히려 한다. 저자는 “북한이 독립된 나라고 핵무기와 ICBM을 보유한 나라라는 사실을 인정하자. 그런 사실을 전제로 미국과 북한이 협상하고 국교관계를 맺는 거야” 이어 상호 인정, 불침 약속, (북한의) 핵실험 중단 및 핵무기 폐기, 대가로 (미국의) 경제지원, 그러면 북한은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고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은 미국 탓이다. 미국이 북한을 불신한 결과 진전이 없었다며 이제라도 미국이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와 유사한 것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되려면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청년들에게 남북대립의 틀은 호소력을 가지기 어렵다” 남북한 상생의 길은 “북한의 실체에 대한 현실 인정과 교류협력의 확대”라고 주장했다. 이것은 누굴 겨냥한 말인가?
역사적 사실과 관계되는 것으로 6.25전쟁 때 “중국은 조국통일을 달성하기 위해 대만을 점령해야 할 상황이었으나 그 역량을 한반도에 쏟아 붓기로 결단했다”고 말했다. 이건 그럴 리가 없다고 본다. 당시 타이완해협에 미 항모가 출동했고 미국이 중국을 해상봉쇄 한 상태이기 때문에 신생 중국공산당 정권이 타이완을 침공하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또 명나라가 임진왜란 때 조선을 돕다가 청나라에 멸망당한 일을 예로 들며 “중국의 한국전 참전결정은 국가의 명운이 달린 일이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중국의 한반도 군사개입은 스탈린과 공모하여 전한반도를 공산화하기 위한 것이지, 어떻게 중국이 개입하지 않으면 국가의 명운이 잘못될 것처럼 그 개입을 당연시한단 말인가? 어불성설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전쟁에 대해 “미군 중심의 유엔군과 중공군 중심의 북중연합군 어느 쪽도 일방적 우위를 가지지 못한 전쟁이었다”고 했다. 여기에 북한군은 있지만, 국군은 빠져 있다. 고의로 빠트렸다면 시각에 상당한 문제가 있으며 큰 잘못이라고 생각된다. 박영사 펴냄 정가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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