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북한이라는 피사체를 통해 비쳐지는 스웨덴의 과거와 오늘의 모습을 보여준다. 서방국이면서도 북한을 지속적으로 포용하는 정책을 통해 얻은 신뢰로 북한에 대사관을 설치, 1995년부터 미국의 이익대표부 역할까지 하면서 국제정치적으로 미국 등 서방국과 북한 사이를 중재하고 미·북 협상의 다리를 놓고, 세계 평화를 구축하는데 기여해온 스웨덴의 정책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나라와의 관계에서는 1950년 6.25전쟁 때 의료팀을 파견해주었다는 것, 이후 우리나라 정부의 강력한 반대에도 스웨덴은 북한과 수교하고 무역 및 인도적 지원, 역량강화사업을 벌여 관계를 강화했다. 공산 월맹에 거액의 전후복구비를 지원한 친북, 친월맹국으로서 박정희 정부가 월맹에 억류된 이대용 공사의 석방을 부탁해 1980년에 송환되도록 도와준 나라였다.
오늘날 스웨덴은 남북한 동시 수교국으로서 북한을 인도적으로 지원하는 사이 형성된 신뢰로 북한과 국교가 없는 미국 등 서방국의 요청을 받아 북한과의 사이를 중재해서 여러 가지 현안을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나라로 유명하다.
저자는 직업외교관으로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스웨덴 주재 대사를 하면서 그 기간에 있었던 미북대화의 막후에서 진행된 스웨덴의 대북한외교를 잘 관찰할 수 있었다며 역사적으로 스웨덴과 북한이 가까워지게 된 시기와 계기, 북한 억류 미국인 송환에 이어 2018-19년 미북정상 회담이 있기까지 스웨덴의 대화 연결고리 역할 등에 대해 소개하고자 글을 썼음을 밝혔다.
스웨덴은 어떻게 해서 북한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는가? 스웨덴이 북한과 관계발전을 한 동기는 무엇인가? 이런 것이 궁금하다. 저자는 스웨덴이 북한과 수교한 1973년 이래 5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대 북한 인도적 지원과 엘리트층을 대상으로 역량강화사업, 고위급 교류 등 외교를 지속적으로 해서 북한의 신뢰를 얻었다고 결론 내렸다.
또 스웨덴이 초강대국 미국과 국제질서를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북한을 중재하는 동기가 자국의 국제정치적 명성과 위상 제고를 위해서지만, 전통적으로도 스웨덴은 국제분쟁의 조정을 통한 세계평화 조성을 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저자는 스웨덴이 남북한에 대사관을 두고 휴전선 판문점에는 중립국감독위 대표부를 유지한다며 장차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남북한 화해에 기여하고 싶어 한다고 주장했다. 이 책은 회담이나 협상에 참여한 경험담이 아니다. 제3자로서 스웨덴의 역사, 정부의 대북정책을 정리, 설명한 것이어서 생생함이나 긴박감은 떨어진다.
다만, 교훈이 될 만한 사항으로 스웨덴은 북한과의 관계 자체보다는 미국과의 관계에서 북한을 보고 있다는 점, 미국은 항상 스웨덴에게 가장 중요한 나라라는 인식이 확고부동하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한미관계를 소중히 해야 함을 알 수 있고, 강소국 스웨덴의 높은 외교위치 확보와 노련한 국제정치, 중재평화외교도 경청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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