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만 북한주민들은 당국이 배급하는 식량을 먹고 국가가 시키는 노동을 한다. 거기에 이사와 유동의 자유마저 없었으니 딱 비유하면 우리 안에서 사육되는 짐승이나 마찬가지이다. 과거 이토록 비참한 삶을 살았던 지금의 탈북민들이다. 경쟁이라는 것을 몰랐던 그들은 남한에 와서 치열한 삶을 산다. 생존투쟁, 즉 삶을 위한 생활이다. 냉정한 자본주의 사회는 처음부터 끝까지 본인이 알아서 해야 한다. 학업과 취업(창업), 결혼과 유아, 건강관리, 문화생활 분야 등이다. 어차피 자신들이 선택해서 찾아온 자유의 땅이다. 아무리 어려워도 한 달 월급으로 쌀 1kg을 겨우 사는 북한보다는 훨씬 살기 좋은 나라임이 분명하다. 각계서 활동하는 탈북단체장들의 올해 계획에 대해 들었다.
함남 요덕수용소 규모 줄어들다 폐쇄 최근 화성수용소가 커지고 있다고 해 요덕의 3배 규모...여기서 이뤄지고 있는 북한주민들 인권참상 기록하려고 준비
-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 지난해 중국에 체류하는 북한근로자 1만 명에게 양말, 수건, 의약품, 라면, 커피 등 생활용품을 꾸준하게 지원하였다. 물론 그 속에는 한류콘텐츠가 들은 5천개의 USB, MP3, MP5 등도 있다. 우리단체 소속 중국현지 직원들을 통해서 꾸준한 대북정보유입을 하였다. 신변보호 차원서 직원의 이름과 숫자는 밝힐 수 없다.
극히 드물기는 하지만 간혹 초급간부(반장, 조장 등)들이 원하면 북한체제에 대한 허구성이 담긴 USB를 몰래 전달한다. 그 안에 노동당 정책이 전부 김 씨 수령을 우상화를 위한 목적임을 분명히 밝혀있다. 물론 유인물을 접한 순간 쉽게 변하는 북한주민들의 정신상태가 아니지만 언제인가는 꼭 변할 것이라고 믿는다.
국민의힘 하태경·태영호 의원이 “탈북어민 2명이 16명을 살해했다는 자백서가 국정원에서 확인했다”고 하는데 황당하고 정말 이해가 안 간다. 어떻게 조사 하루 만에 “16명 선원을 죽였다”고 자백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이건 문재인 정부의 국정원이 꾸며낸 조작인데 그걸 그대로 믿는 두 국회의원이 한심하게 보인다. 어디 이뿐인가? 북한방송을 개방하자는 태영호 의원의 주장은 도무지 납득이 안 간다. 보수정당 국회의원이 그것도 북한을 너무 잘 아는 탈북국회의원이 온통 독재자 김정은 우상내용의 ‘북한방송 개방’ 소리하는 걸 보고 실망했다.
올해에는 북한의 핵실험장소 근처에 있는 함경북도 화성수용소에 대한 정밀한 관찰과 증언확보에 집중하려고 한다. 내가 체험했던 함경남도 요덕수용소는 수년전부터 서서히 규모가 줄어들다가 최근에는 완전 폐쇄된 것으로 알고 있다. 다시 화성수용소가 서서히 커졌다. 요덕의 대략 3배 규모이다. 여기서 이뤄지는 북한주민들의 인권참상을 낱낱이 기록하려고 한다. 이는 통일 후 김정은 정권을 북한주민 앞 심판대에 세우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중대한 일이라고 본다.
특정 지자체 안에 탈북민단체가 난무 담당부서에서 정확하면서 신뢰성 있는 선택으로 제대로 된 단체 선정해 지원 형식에 그친 단체를 도우면 예산 낭비
- 박봉선 새터민들의쉼터 대표 우리 단체는 지난 2008년 5월, 경기도 안산 지역에 거주하는 탈북민 20~30명이 친목형태로 남한사람 및 해외교포들과의 소통과 정착에 필요한 정보공유를 주목적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커뮤니티이다. 이 분야서는 탈북민사회 최대이다. 지난 2021년 5월 신임대표로 선임되었다. 단체설립 초기부터 지금껏 꾸준히 활동해 온 점이 회원들로부터 많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 현재 ‘새터민들의쉼터’는 인천시 남동구에 자원봉사단체로 등록되었다. 회원들이 쉽게 모바일서 활동할 수 있게 탈북민단체 최초로 구글플레어스토어앱 등록했고 어플을 다운받을 수 있다. 우리 단체 등록회원 수 80%가 탈북민이다. 여기서 1% 정도가 미국, 일본, 캐나다, 영국, 독일 등 외국에 거주하는 탈북민이다. 전체 회원 수는 3만 6천명이고 탈북민, 남한사람 그리고 세계 각국의 한인들이 포함되어 있다.
북녘의 고향을 못내 그리는 어르신들을 모시고 작년 추석을 맞아 임진강 망향제 행사에 다녀왔다. 가을 김장철에는 우리 회원들이 직접 시장을 봐서 ‘북한식명태김치’를 만들어 한부모가정, 어르신, 소년소녀가정 등에 나눠주었다. 상품을 받고 늦은 밤이라도 전화 혹은 문자로 “대표님! 오늘 수고 많으셨어요. 배송해준 김치 잘 받았습니다”는 내용을 메시지를 보내주시는 분이 제법 있다. 그것을 볼 때면 온종일 쌓이었던 피로가 순식간에 확 풀린다.
올해에는 이런 제안을 해본다. 현재 코로나로 인해 탈북민 입국은 거의 제로(0)에 가까울 정도로 적은 인원이다. 한 해 1천 명씩 들어오던 6~7년 전 때와는 전혀 다르다. 예산은 거의 변동 없이 그대로인줄 안다. 너무나 잘 못되었다. 솔직한 말로 탈북민 정착을 빙자하고 남한한사람 일자리 창출이고 유지인 셈이다. 거기에 들던 예산을 사회취약계층 탈북민 정착지원에 돌렸으면 어떨까 한다. 더 구체적으로는 행정자치부 산하 전국의 지자체를 통해 사용했으면 좋겠다. 어차피 탈북민들을 위한 나라의 돈이니 탈북민들을 위해 써야 할 것이다. 특정 지자체 안에 탈북민단체가 난무한 것도 현실이다. 지자체 담당부서에서는 좀 더 정확하면서도 신뢰성 있는 선택으로 제대로 된 탈북민 단체들을 선정하여 지원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형식상에 그친 탈북단체를 도우면 그만큼 예산이 낭비되는 것이다. 지원도 실제로 지원할 대상에게 해야지 그 효과가 나는 법이다.
초등학생들에 대한 교육 보다 섬세하고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 돼 탈북민 2세 자녀·중국출생 탈북민 자녀 교육도 분명히 특수교육이며 중요할 것
- 이빌립 남북사랑학교 명예교장 재작년부터 서서히 준비해온 결과 우리 학교서는 작년에 초등교육 과정을 새로 내왔다. 그동안 중등, 고등교육 과정만 있었다. 그로해서 초등학생들에 대한 교육을 보다 섬세하고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탈북민 2세 자녀 및 중국출생 탈북민 자녀 등에 대한 교육도 분명 특수교육이며 중요하다고 본다. 작년 여름 학생들이 강화도수련회를 다녀왔다. 코로나기간 못했던 수련회여서인지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풀었다고 한다. 다녀온 아이들의 소감을 들어보니 그래도 연중 학교생활에서 수련회 시간이 제일 즐거웠다고 하였다.
한국이 싫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태어난 조국 중국을 싫어할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엄마의 주장과 아이들의 주장이 서로 다르다. 다소 애매한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는 부모에게 아이들의 주장도 존중해줄 것을 조심스럽게 부탁한다. 중국도 한국도 잘 배워야 한다. 앞으로 국제화시대에 꼭 어느 한 나라서만 산다는 것은 아니다. 자기가 잘 아는 중국과 한국을 오가면서 하고 싶을 일이 많을 것이다. 아이들을 미래사회에 맞게 키우는 것이 좋은 일이라고 알려준다.
올해는 윤석열 정부에서 탈북민 대안학교 교사들의 인건비를 포함한 학교관리에 드는 예산지원을 좀 더 올려주었으면 한다. 일반 교육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명목 예산은 그럭저럭 괜찮은데 교사들의 급여는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일반학교 교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낮은 금액으로 학생들의 교육수준을 높이는데 문제가 있다. 탈북민 자녀와 중국출생 탈북민 자녀는 오히려 남한아이들과 다른 문화권에서 살던 아이들보다 사회적응 교육에 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아이들과 정서적 대화, 인성교육, 도덕훈계 등 너무나 많은 부분에서 어려움에 있다. 이런 특수성을 감안해 탈북민 대안학교에 대한 지원에 특별히 신경을 써주었으면 한다. 현재 국회에 탈북청소년 특별지원 법안이 준비 중이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정부부터 관심을 가져줘야 국민과 사회가 관심을 가져줄 것이다.
남한사회 정착에서 신앙생활 많은 도움 외롭고 고달픈 마음 달래고 씻을 수 있어 3만 탈북민 모두 남한사회 잘 정착해야 진정한 ‘먼저 온 통일’될 것으로 기대
- 김아영 한국탈북민기독신우회장 고향은 함경북도 회령이고 2012년 11월에 남한으로 왔다. 한국탈북민기독신우회는 탈북민들이 바르게 신앙생활을 해보자는 취지에서 지난 2021년 1월에 간절한 기도 속에 설립한 신앙을 가진 탈북민들의 정기적인 예배모임이다. 현재 등록회원은 60명이고 매달 넷째 주 토요일에 진행하는 예배에 보통 60~90명이 참석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탈북민들이 주일예배는 물론이고 수요예배, 금요철야, 그리고 길거리 전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정말이지 놀라운 기적이 아닐 수 없다. 종교를 부정하는 북한에서 김일성-김정일에게 충성하던 탈북민들이 남한에 와서 하나님을 알고 복음을 전도하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분명 하나님의 은혜라고 봐야 한다.
제자훈련 과정에는 초급, 중급, 고급과정이 있는데 매 과정은 5회의 성경공부가 있다. 1회 시간은 보통 60~90분이다. 한 개 과정의 기간은 1~2개월이다. 누구나 과정을 마치면 신앙이 크게 자라는 것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다. 전도자 과정까지 마친 탈북민들은 새벽기도에도 열심히 나오는 변화와 모범적인 모습을 보인다.
올해는 탈북민들이 작은 것에 감사하고 함께 나누고 배려할 줄 아는 마음을 더욱 소중히 간직하였으면 좋겠다. 우리 탈북민들이 어떻게 이 땅까지 무사히 온지를 잘 모르는 경향이 많다. 자기 뜻대로 온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하나님의 은혜로운 축복인데 그것을 망각하고 사는 경우가 보통이다. 언제인가 개인의 생활에서 크게 시련을 겪고 나서야 깨달음을 느끼는 탈북민도 제법 있다. 사실 남한사회 정착에서 신앙생활은 많이 도움이 된다. 혼자 외롭고 고달픈 마음을 달래고 씻을 수 있는 곳이 교회 말고 다른 곳은 없다. 3만 탈북민 모두가 남한사회에서 잘 정착해야 진정한 ‘먼저 온 통일’이 될 것이다. 안 그러면 ‘안 오기만 못한 통일’이 될 수 있다. 또한 탈북민들의 남한 성공정착은 자유통일을 원하는 2천만 북한주민에게 꿈과 희망이 될 것이다.
림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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