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북한의 대남 및 대미 정책을 실질적으로 관장하는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24일 매우 이른 시각에 한국 외교부를 막말로 비난하고 윤석열 대통령을 ‘천치바보’로 지칭하는 매우 모욕적이고 강경한 담화를 발표했다.
김여정은 한국 외교부에 대해 ‘남조선 외교부 것들’, 미국의 ‘충견’이고 ‘졸개’라는 매우 경멸적인 표현을 사용하면서 북한의 지난 18일 화성포-17형 ICBM 시험발사 이후 한국 정부의 대북 ‘독자 제재’ 추진을 강렬하게 맹비난한 것이다.
김여정은 한국 정부에 대해 “미국이 던져주는 뼈다귀나 갉아먹으며 돌아치는 들개에 불과한 남조선 것들”이라고 경멸적인 표현을 사용하면서 “‘제재’따위나 만지작거리며 지금의 위태로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잔머리를 굴렸다면 진짜 천치바보들”이라고 조롱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도 “안전하고 편하게 살 줄 모르기에 멍텅구리들인 것”이라고 위협성 발언을 내뱉었다. 이어서 “국민들은 윤석열 저 천치바보들이 들어앉아 자꾸만 위태로운 상황을 만들어가는 ‘정권’을 왜 그대로 보고만 있는지 모를 일이다”라며 한국 국민의 반정부 시위를 선동했다.
김여정은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동네 아이 이름 부르듯이 “그래도 문재인이 앉아 해먹을 때에는 적어도 서울이 우리의 과녁은 아니었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미국과 남조선 졸개들이 우리에 대한 제재 압박에 필사적으로 매여 달릴수록 우리의 적개심과 분노는 더욱 커질 것이며 그것은 그대로 저들의 숨통을 조이는 올가미로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여정이 남한에 대해 이처럼 막말 비난 담화를 발표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그가 실질적으로 북한의 대남정책을 관장하고 있고 군부에 대해서도 일정한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향후 북한은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한층 더 고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김여정이 한국 정부에 대해 “미국이 던져주는 뼈다귀나 갉아먹으며 돌아치는 들개에 불과한 남조선 것들”이라고 비난하는 배경에는 그들은 수소폭탄과 ICBM까지 보유하고 있어 미국과 상대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한국은 안보를 미국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남한군은 북한군의 상대가 되지 못 한다’는 그들의 판단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
따라서 김여정과 북한 지도부의 이 같은 판단을 근본적으로 바꾸어놓지 못한다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될수록 그들은 남한을 더욱 무시하고 더욱 고압적으로 나올 것이다.
김여정과 김정은의 판단 및 셈법을 바꾸기 위해서는 북한이 계속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면서 남한을 핵무기로 위협한다면 남한도 결국은 독자적 핵무장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북한이 제7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한국 정부는 NPT 탈퇴로 대응할 것이라는 단호한 입장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만약 한국정부가 이 같은 결기와 단호한 대응 의지를 보여주지 못하고 ‘압도적 대응’이라는 모호한 수사만 반복한다면, 북한은 계속 한국을 “미국이 던져주는 뼈다귀나 갉아먹으며 돌아치는 들개”로 간주하며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처럼 대남 무력충돌도 불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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