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국 탈북민 청소년들의 통일교육은 조용히 실행하는 통일준비

[기획기사-2022 북한연구학회 추계학술회의 제5회의]

림일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2/11/21 [19:37]

제3국 탈북민 청소년들의 통일교육은 조용히 실행하는 통일준비

[기획기사-2022 북한연구학회 추계학술회의 제5회의]

림일 객원기자 | 입력 : 2022/11/21 [19:37]

탈북민 3만 5천명 시대이며 이중 75%가 여성이다. 전체 탈북여성의 30~40% 정도가 제3국(대부분 중국) 출생 자녀들과 함께 남한에 입국하거나 훗날 데려오고 있다. 이런 추세는 2010년대 이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제3국 출생 탈북민자녀는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탈북민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탈북민은 “38선 이북지역에 주소, 직계가족, 배우자, 직장을 둔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탈북민들이 운영하는 유튜브가 많은 것도 현실이다. 북한이라는 특성으로 사실 확인이 안 되는 실정에서 아니면 말고 식 방송도 분명히 있다. 아무리 상업성의 유튜브라고 해도 대중에게 전달되는 공익성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탈북민 제3국 출생자녀 국적 논란, 확인불가 정보의 탈북유트뷰 등의 문제를 갖고 전문가들의 학술토론회가 있었다. 지난 10월 서울 · 종로 북한대학원대학교서 진행된 ‘2022 북한연구학회 추계학술회의’ 제5회의를 취재했다.

북한이 사상 최악의 경제난을 겪었던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국경지역 주민들 중 많은 여성들이 식량과 돈을 구입하려고 중국으로 넘어왔다. 엄연히 불법이다. 하여 중국 공안당국은 자국 내 탈북여성들을 엄격히 찾아내어 북한으로 강제 북송하는 정책을 펼쳤다. 물론 그 정책은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전혀 변함이 없다.

어쩌면 탈북여성들은 북송위험이 짙은 생명의 안전을 위해 의도적으로 ‘가짜결혼’을 한 경우가 적지 않다. 이유는 중국남자(한족·조선족)와 결혼을 하면 북송위험이 다소 덜하기 때문이었다. 문화적 차이로 받는 심리적 육체적 고통도 많다.

결혼으로 자식이 생겼다. 아무리 중국남자와 결혼을 해서 낳았다고 해도 엄연히 자기 핏줄이다. 그래서 본인들이 한국으로 올 때 대부분 그 자식들을 데려오고 있다. 후에라도 가급적이면 데리고 오는 편이다. 그들은 짧게는 1~2년, 길게는 20년 안팎의 나이까지 중국에서 살았다. 자연스럽게 중국어에 능통한 젊은이들이 많다.

중국서 결혼한 남편을 데려온 사례는 10명 중 1~2명뿐이다. 대부분 중국 남자들과 억지로 살았기 때문이다. 일부 탈북여성들은 남한서 재혼 및 이성동거를 하는데 그 속에서 중국 태생 아이들은 자기 정체성으로 매우 혼란스러워 한다.

남과 북을 모두 경험한 탈북청소년들은 누가 뭐라도 통일에 이바지할 소중한 인재들임은 틀림없다. 제3국 출생 자녀도 엄마가 탈북여성이기에 절반은 북한을 잘 알아야할 필요성도 있어 보인다. 이들을 높은 지식과 온전한 인성을 겸비한 통일역군으로 교육하는 것은 조용히 실행하는 통일준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규창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제3국 출생 탈북민 자녀학생 수는 꾸준히 증가해 2015년부터는 북한 출생 탈북민자녀 학생 수를 초월했다. 지난 2021년 4월 현재 북한 출생학생 789명(34.5%), 제3국 출생학생 1,498명(65.5%)으로 나타나고 있다. 북한 출생 탈북민자녀 지원법제와 비교, 남한 내의 일반청년 지원법제와의 비교, 정책소외계층 및 외국인 지원법제와의 비교를 통해 제3국 출생 탈북민자녀 지원정착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탈북민 자녀에 대한 특례입학이 있다. 남한의 대학(산업·교육대학 포함, 전문·원격대학은 제외)의 장은 모집인원 10분의 1 비율 내서 탈북민 자녀를 정원 외로 선발할 수 있다. 또한 학습능력 향상을 위한 상담·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다만, 청소년복지 지원법상 청소년의 나이는 9세 이상 24세 이하의 사람으로 규정되었다. 탈북민 자녀는 본인이 원할 경우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다. 이와는 달리 제3국 출생 탈북민 자녀는 중국·한국 중 하나의 국적을 선택해야 한다.

제3국 출생청년은 북한 출생청년(탈북민)이 받는 지원과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다른 정책소외 청년계층에 비해서도 여러 가지 지원정책에서 소외되어 있다. 제3국 출생청년들은 북한 출생청년에 비해 언어·정체성 문제를 겪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 출생 청년보다 법적 보호를 더 강화할 측면도 존재한다. 제3국 출생청년들도 북한 출생 청년과 마찬가지로 탈북민 범주에 포함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지영 서울사이버대학교 교수

현재 사이버로 우리 대학교 공부를 하고 있는 탈북여성학생은 100명 이상이다. 이들 중 제3국 출생 자녀가 있거나 연관이 된 12명의 탈북여성을 전화인터뷰 하였다. 그중 7명이 “내가 탈북민이니 비록 제3국에서 낳았어도 내 자식도 탈북민이어야 한다”고 답변했다. 나머지 5명은 “내 자식은 탈북민이 아니다”고 대답했다.

매우 흥미로웠다. 주로 남한에 온지 10년 이상 되거나 안정적 직업을 갖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자식이 탈북민이 되는 걸 원치 않았다. 반면 남한입국 5년 미만이거나 한 부모 가정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큰 사람들은 제3국 출생 자식들에게도 탈북민 혜택을 국가가 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으로 나타났다.

남한에서 탈북민 관련 정책개발 및 법과 제도는 정권의 눈치에 잘 따르는 정치인들과 관료들의 주먹구구식 행정으로 만들어져 왔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탈북민에게 간다. 이제는 전문가들이 발탁이 되어 이 분야의 업무를 맡아야 한다. 2019년 한성옥 모자 아사 이후 뚜렷한 탈북민지원 정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엎친데 덥친 격으로 코로나19까지 발생하여 국내 탈북민 입국은 그 이전에 비해 1/20로 격감하였다.

문제는 탈북여성과 그 자녀와의 생각이 차이도 분명 존재한다는 것이다. 엄마는 어떻게 하나 조금이라도 정부의 특혜를 받으려고 하는데 자식은 그와 반대라는 것이다. 자기는 이른바 G2라는 대국인 중국서 태어났는데 왜 굳이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북한의 주민을 상징하는 ‘탈북민’이라는 호칭을 가져야 하는가며 외면한다.

또한 적지 않은 제3국 출생자녀들이 자기가 태어난 곳은 중국이지만 그 아버지에 대한 좋은 감정이 있는 것이 별반 없다는 사실이다. 이는 중국에서 숨어 다니던 어머니를 하찮은 존재로 여겼던 일부 아버지들의 나쁜 책임도 분명 있다. 이런 실태로 제3국 탈북민 자녀 국적논란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연구·토론해야 한다.

▶최종환 성균관대학교 연구원

남한사회에서 탈북민은 더 이상 희소가치의 존재가 아니다. 2020년 총선에서는 두 명의 탈북민 국회의원이 탄생하는 등 탈북민들의 정치사회적 역학관계는 크게 바뀌고 있다. 이러한 접촉과 교류는 디지털기반의 소통 플랫폼이 등장하고 첨단기술이 축적되어 개인은 온라인을 통해 자기 생각을 쉽게 표출할 수 있게 되었다. 2000년대 들어 등장한 카페와 블로그, 페이스북, 유튜브 등 뉴미디어 힘이 많은 영향을 준다.

탈북민들은 뉴미디어 공간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다양하게 구축하고 있다. 개인은 미디어를 통해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의사를 개진한다고 볼 때, 이들 또한 과거와 좀 더 다른 차원의 표현을 동원할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특정이미지를 선보이거나 남한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제시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미디어는 자아표현과 정체성을 확립하는 주요 매개체임으로 탈북민 유튜브에 대한 논의는 다소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한국사회에서 탈북민은 이중적인 지위에 있다. 분단이라는 정치적 상황 속에서 이들은 북한을 탈출한 ‘이방인’이자, ‘보호자’, 나아가 ‘먼저 온 통일’이라는 사회 통합적 역할이 강조되었다. 탈북민의 이중적 정체성은 지구촌이 하나로 연결된 글로벌 시대에도 여전히 남아 있다. 하지만 디지털 소통 플랫폼이 활성화 되면서 탈북민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게 된 사실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현인애 이화여자대학교 통일학연구원

탈북민 사회의 90%는 일반계층 즉 노동자, 농민, 지식인, 군인 등의 부류이다. 이러한 부류는 탈북민 정착 60여년 역사에 꾸준히 증가하여 오고 있다. 김일성·김정일 시대에서였다. 지난 2010년 이후 탈북민 고위층 부류가 크게 늘었다.

정확히 김정은 시대에서다. 이는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 처형이후 고위층들이 북한의 미래에 희망이 없다고 판단하여 탈북 한 사례가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로 현재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다.

탈북민 유튜버들이 북한과 남한을 비교할 때 어김없이 남한우월감, 북한비호감이 내재되어 있다. 물론 사실이지만 굳이 그것을 까발리는 형식으로까지 공개할 필요까지 없다. 차라리 그것보다는 탈북민도 남한에 와서 이렇게 남한국민 못지않게 잘살고 있다는데 포커스를 맞추면 더 좋을 듯싶다. 요즘은 시청자들이 너무나 총명해서 억지로 하는 영상이나 말은 재미로 볼지는 몰라도 진지하고 깊이 보지는 않는다.

요즘 사회의 대세이기도 한 유튜브는 엄밀하게 말해 개인 제작영상물을 서버에 올려서 대중과 공유하는 ‘1인TV’인 것이다. 북한사회의 일부를 보다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통로는 탈북민들이 하는 유튜브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사실에 근거하여 생동이 보여주는 방송의 신뢰성은 공정, 신속, 정확성이 생명이다. 탈북유튜버들은 많은 채널 속에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도 처절하다. 어쩌면 한정 된 시청자들을 서로 끌어 모으기 위한 제살 깎아먹기 전쟁이다.

림일 객원기자 

 

 탈북민 유튜브 (구독자) - 부류 2022. 9 기준

1. 강명도 TV 자유조선 (48.5만 명) - 정치 시사

2. 정선산 TV (47.3만 명) - 정치 시사

3. 놀새나라 TV (35.3만 명) - 일상

4. 주성하 TV (28.2만 명) - 정치 시사

5. 태영호 TV (28.1만 명) - 정치 시사

6. 안찬일 TV (26.4만 명) - 정치 시사

7. 손봄향의 사생활 (25.5만 명) - 일상

8. 중고차는 유미카 (25.3만 명) - 일상

9. 강철환 TV (20.1만 명) - 정치 시사

10. 강은정 텔레비전 (17.9만 명) - 일상

11. 김흥광 튜브 (15.2만 명) - 정치 시사

12. 윤설미 TV (14.9만 명) - 일상

13. 한송이 TV (14.1만 명) - 일상

14. 이애란 TV (13.5만 명) - 정치 시사

15. 정유나 One Korea (13.3만 명) - 일상

16. 김길선 평양만사 (11.8만 명) - 정치 시사

17. 평양여자나민희 (10.5만 명) - 일상

18. 북한댁사랑방 (10.3만 명) -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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