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남북정상회담의 대통령 특사이자 피스메이커의 상징적 인물 임동원 자신의 90년 인생을 진솔하고 담담하게 그려 낸 것이다.

국가를 지키는 피스키퍼로 출발해 안보와 외교에서 탄탄한 경력을 쌓았다. 김대중 대통령을 만나 피스키퍼로 헌신한 저자의 구십 평생을 담은 이 자서전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걸어온 위대한 삶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1980년대에 외교 분야에서 외교관으로, 동서냉전이 끝난 1990년대부터는 통일 분야에서 피스 메이커로, 시민사회의 평화·통일 운동가로 봉사해 온 그의 인생 역정이 최근 100년간의 한국 현대사와 어우러져 생생하게 펼쳐진다.

현재 남북대화와 협력이 경색된 위기의 한반도 상황에서 남북화합과 평화의 여정을 돌아보며, 다시 한 번 우리가 나아가야 할 평화의 길을 모색하게 한다.

저자는 45년간의 공직생활을 마친 뒤에도 세종재단이사장과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이사장을 거쳐 김대중 평화센터 고문, 한반도평화포럼 명예이사장을 맡아 20여 년간 평화·통일 운동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2018년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화해의 물꼬를 띄우며 남북정상회담을 이어갔던 한반도 평화의 분위기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경색되어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저자는 우리가 인내심과 일관성, 신축성을 갖고 꾸준히 북한을 설득해야 하며 남과 북이 힘을 합쳐 미국을 선도하여 중단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다시 추진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남북대화와 협력이 한 치의 앞도 보이지 않는 위기의 한반도 상황에서 남북화합과 평화의 여정을 돌아보며, 우리가 반드시 이룩해야 할 한반도 평화의 염원을 되새겨 보게 한다. 따라서 지난 한 세기에 가까운 우리의 현대사로 한반도 평화와 통일 문제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큰 보탬이 될 것을 믿는다.

메디치미디어 펴냄, 정가 30,000원 

장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