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광장] 한반도 평화와 남북통일 포기하지 말자

황흥룡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22/10/04 [20:27]

[통일광장] 한반도 평화와 남북통일 포기하지 말자

황흥룡 칼럼니스트 | 입력 : 2022/10/04 [20:27]

한반도에서 남북관계는 미묘한 뉘앙스가 있는 결코 쉽지 않은 문제다. 우리가 오로지 이성적일 수 없는 만큼 북한도 이성적이지만은 않다. 이것은 현실이다.

남북한은 동포이자 전쟁 당사자로서 가깝기도 하고 한없이 멀기도 한 사이다. 그래서 부드럽게 대하는 방식에 장단점이 있는 만큼이나 강경하게 대하는 방식에도 반대의 장단점이 있다.

남북관계가 방식이나 전술적 대응의 차원에서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는 뜻이다. 그래서 어렵다. 차라리 무덤덤한 남남이라면 서로 물건이나 팔아먹고 관광이나 하면서 친하게 지내겠지만 이웃사촌이 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많이 흘렀고 세상이 많이 변했다. 아직도 1950년대 시절을 생각하면서 살 수는 없는 일이다.

베트남이 1975년까지 전쟁을 치렀지만 지금은 전쟁 당사국인 미국이나 한국과 교류 하면서 지내고 있다. 옛날 방식을 고집하는 것이 원칙을 지키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지나 고착되면 회복할 길이 없게 된다. 혼자 조용히 가만 생각해보았다. 원칙이란 무엇일까? 변하지 않는 원칙은 없다.

모든 이론, 모든 사상, 모든 교리는 변한다. 세상도 변하고 우주까지도 변하는데 변하지 않는 무엇인가가 있는 것처럼 하는 것은 맞지 않는 태도다. 자기와 남에게 두루 유리하면 좋은 원칙이다. 세상과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유리하면 대원칙이다.

 

한반도의 통일은 정책의 영역일까 상상의 영역일까? 이 방면에서 우리나라 전문가의 한 사람과 토론을 했는데 그이는 통일을 상상의 영역에 두자고 했다. 향후 50년 안에 실현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한반도 통일이 매우 어려운 과제라는 점에 백번 동의하면서도 그것을 상상의 과제로 밀쳐두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통일은 쉽지 않다. 그러나 누구도 미래의 통일의 가능성을 닫아서는 안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스트리아는 합의의 방식으로 1955년에, 베트남은 전쟁의 방식으로 1975년에, 예멘은 합의와 전쟁의 방식으로 1990년에, 독일은 합의와 흡수의 방식으로 1990년에 통일을 실현했다. 각자 통일의 방식은 달랐지만 결국 실현되었고 잘못된 통일은 없다. 그래서 이렇게 정리하고 싶다. 한반도 통일의 문제를 상상의 영역과 정책의 영역으로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만약 꼭 구분이 필요하다면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상상의 영역이라고 해도 장기, 중기, 단기가 있고 정책의 영역이라고 해도 역시 장기, 중기, 장기가 있는 것이니 우리가 추구하는 통일이 실현될 그날이 조금 멀다 싶으면 중기 과제나 장기 과제로 분류하면 되는 것이다.

 

최장기 과제라는 구분법도 가능하다. 그러나 말이 그렇다는 것을뿐 그렇게 무한정 뒤로 밀어둘 일은 아니다. 수세기를 거친 독일의 통일과정, 이탈리아의 통일을 표현하는 리소르지멘토 (risorgimento), 스페인의 영토회복운동을 표현하는 리콩키스트 (reconquista) 등 다른 나라의 사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세상에는 가능한 일도 있고 불가능한 일도 있지만 영원히 불가능한 일은 없다. 더구나 하나의 민족이 타의로 분단된 경우 그것을 합치려는 열망은 어떤 경우에도 막을 수 없다. 우리의 경우와는 사뭇 성격이 다르지만 사마천이 사기 서문에서 말했다. 천하 대세는 합치면 나누어지고 나누어지면 다시 합친다. 우리는 합칠 때이다. 그래서 해방 100년을 생각한다.

황흥룡 칼렁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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