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봉] 아무리 봐도 안 보이나요?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22/07/22 [18:54]

[모란봉] 아무리 봐도 안 보이나요?

통일신문 | 입력 : 2022/07/22 [18:54]

<박신호 방송작가>

아무리 제대로 보라고 해도 계속 안 보인다고 우기는 사람이 있다. 다시 알아듣도록 몇 번 일러 줘도 소용이 없다. 애초에 가리킨 방향으로 보려고 하지 않으니 제대로 보일 리가 만무다. 결국은 큼지막한 손매로 등줄기를 쳐야 정신을 차리고 바로 보는데 그나마도 뒤늦게라도 깨우치면 다행이지만 영 가리키는 대로 바로 보지 않는 사람이 있다. 끝내 일러주는 대로 방향을 바로 잡지 않고 제 고집만 부리다가 제가 판 진흙 구덩이에 코 받는 꼴을 보게 된다. 게다가 선량한 국민까지 덤터기를 쓰고 피해를 본다. 그게 지금 우리나라 정치판에서 벌어지고 있다면 과장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싶다. 돌아가는 정치판 꼴을 보면 한심할 정도가 아니라 큰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누구나 차차 큰 사람이 되건 작은 사람이 되건 간에 먼저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기본심성을 갖추도록 인성교육을 받으며 자란다. 이 성장기에 제대로 수양하지 않으면 후에 비틀어진 소나무 꼴이 되고 말아 평생 속 썩이는 화근덩어리로 남는 걸 보게 된다. 

요즘 정치판이 돌아가는 꼴을 보면 춘추 군웅할거 시대인지 저마다 잘났다고 설치며 참아 눈 뜨고 봐 줄 수 없는 추태를 부리고 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들은 손가락질을 받건 말건 고개를 바짝 추켜들고 연일 저 잘났다고 입에 거품을 물고 다닌다. 기막힐 노릇이다. 생각 같으면 양 볼이 얼얼할 정도로 귀싸대기라도 갈겨주고 싶지만 참고 만다. 제깐 녀석이 아무리 말재간이 좋고 홀리는 기술이 능해도 결국 순리에 주저앉게 되기 때문이다.

군사훈련소에 갓 들어간 신병들은 너나없이 조교로부터 제일 먼저 우렁찬 목소리로 대답하는 것부터 배운다. 그리고는 곧이어 앉았다가 일어서기를 몇 번 반복한다. 그런 다음에야 조교로부터 한 말씀 듣는다. “환영한다!!” 그 이후 놀랍게도 흐느적흐느적하던 청년들이 목청도 드높고 몸동작도 활기차고 민첩하게 움직인다. 그렇게 해서 국가의 간성이 되고 대들보가 되지 않나 한다. 

하지만 정치인에게는 따로 훈련장도 없고 등용문도 없다. 눈물이 쏙 빠지도록 혹독한 훈련을 받는 일이 없다. 대체로 현장 수습으로 때운다. 그러다 보니 어느 정치인을 모셨는가가 추천장이 되고 출마의 길이 된다. 그러니 앞날이 순탄할 리가 없다. 성공 여부는 차후의 일이고 매사가 각박하고 험난하고 살벌할 수밖에 없다. 

정치판이라는 곳은 선량한 백성들은 이해할 수 없는 인맥이 있고 계파(系派)가 있다. 여당이고 야당이고 이 속에 속하지 않으면 힘을 쓰지 못한다. 힘이 없으니 자동으로 밀려나기 일쑤다. 그러니 힘센 패거리가 되려고 계파에 뛰어든다. 계파가 셀수록 출세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폭력 조직에서 흔히 보는 계파 싸움에 핏대를 올릴 수밖에 없다. 더구나 여와 야로 갈라져 싸울 때는 무조건이며 필사적이다. 깃발 흔드는 대로 함성을 지르며 돌진해야 한다. 전투사가 돼야 한다. 

정치인의 성지(聖地)라고 할 수 있는 국회 의사당이 번번이 텅텅 비어있다. 물론 구실은 있다. 여당 쪽 구실도 있고 야당 쪽 구실도 있기 마련이다. 허구한 날 한마디도 지지 않고 설전을 벌이니 날 샐 수밖에 없는 거다. 그런데도 법을 만드는 사람들이 무노동 무노임 원칙은 어디로 가고 본인은 물론 보좌관과 승용차 기사에 이르기까지 단 하루치도 빠뜨리지 않고 꼬박꼬박 급여를 다 받아 간다.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어 처자식 슬프게 만드는 일이 다반사인 세상에 이런 불공평이 어디 있는가. 일반 기업체 같으면 벌써 쫓겨나도 백 번 쫓겨났을 것이다. 한데도 무사태평으로 오늘도 당파 싸움으로 날을 새고 있는 거다.

이젠 그나마 국회의원을 하는 친구도 없다. 86세대도 구박을 받는 판에 53세대가 남았을 리 없다. 이미 유명을 달리한 친구가 더 많아져 더 쓸쓸한 세상이 되고 말았다. 그렇긴 해도 정치인들이 하는 짓을 보면 화가 치민다. 인원을 감원해야 마땅하단 생각이 또 고개를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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