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묵(水墨)으로 세월의 풍파를 이겨낸 낙락장송(落落長松)을 표현하고, 첩첩산중(疊疊山中) 아득한 골짜기의 풍경은 꿈속에서 만난 듯 몽환적이다. 문인화가 고재봉 작가는 산수, 사군자, 매화 등 문인화에서 만날 수 있는 소재를 조선시대 양반 사대부 사이에서 발전한 전통 화법에 따라 작품을 제작, 고풍스런 문인화의 매력을 일깨워 준다. 매정 민경찬(梅亭 閔庚燦) 화백으로부터 문인화를 사사 받아 고미술의 전통을 잇고 있으며, 작품 위주로 7월 1일 ~ 7월 16일까지 서울 중구 소재의 아르템갤러리(관장 신은영)에서 ‘수묵 향기전’타이틀로 개인전을 진행 중에 있다. 웅장한 구도의 산수화를 섬세한 묘사로 그려 압도되는 느낌에 빠져들며, 최소한의 채색으로 청록산수의 감성까지 입혀져 문인화의 진면목을 체험할 수 있다. 바위와 절벽 틈바구니에서 생명력을 보여주는 푸른 소나무의 형체는 흔들림 없이 자신을 지키는 신념과 의지의 표시로 작품에서 발산되는 에너지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일필휘지의 붓 터치로 균형감과 조형성을 동시에 완성하고 적절한 건필(乾筆) 사용으로 거친 바위와 소나무의 표면을 사실감 있게 만들어 문인화의 기품이 제대로 드러난다. 소나무의 형태를 먹 농도로 강열함의 표시를 결정하고 길고 짧은 선들의 교차가 사실감 넘치는 솔잎 생명력을 만들었다. 문인화는 기법에 얽매이지 않고 순간의 감정과 개인의 필력에 따라 자유로운 묘사에 치중한다. 작품으로 서로의 생각을 교환하는 소통의 매개체가 문인화로 선조들이 즐겼던 예술이 바쁜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휴식의 문화이기도 하다. 문인화는 화려함 보다 진솔 되고 순수한 인간 본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비워야 주제를 부각시키는 여백의 중요성에 감동은 찾아온다. 작가는 관념적 산수, 실경산수 가리지 않고 문인화에서 펼칠 수 있는 화법 그대로 작품 활동을 진행하며, 전통미술을 계승하는 작가의 책임감으로 후진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송곡 고재봉 작가는 "조선시대 선비들의 문화에서 사랑받는 대중의 미술로 발전되기를 바란다. 정신 수양을 하듯 수묵의 성질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작품을 통해 관람객에게 전달되어 우리 미술의 예술성을 알아가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작가는 경희대학교를 졸업하고 경기대학교 전통예술대학원에서 문인화를 전공했다. 무등미술대전 심사위원 및 운영위원, 대한민국미술대전 문인화 초대작가, 한국미술협회 문인화 휘호대회 초대작가, 경기도미술대전 초대작가로 활동하며 한국 문인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강유미 기자 38tong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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