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봉] 고난의 집들이 행군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22/05/12 [16:40]

[모란봉] 고난의 집들이 행군

통일신문 | 입력 : 2022/05/12 [16:40]

<박 신 호 방송작가>

어느 모임에서나 ‘나 좀 알아달라’고 자기 선전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대개는 ‘덜떨어진 놈’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그런지 남이 뭐라고 하는지 부끄럼 없이 자기선전에 취해 있다. 참 딱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런 덜떨어진 인간 중의 하나가 북한 김정은이다. 더러 그를 칭찬하는 “덜떨어진 사람”이 없지 않지만, 처음 그가 등장했을 때 나이 어린 게 아비 덕에 위원장이 됐으니 잠시 우쭐하다가 얼마 못 가 백성들 고생하고 있는 걸 보고는 부끄러워하지 않을까 했다. 한데 웬걸 갈수록 양양을 넘어 기고만장이다.



4월 25일 인민군 날에 북한에서 벌어진 행사를 보니 미군의 스텔스기가 소리 없이 어쩔까 봐 무서워서인지 야밤에 법석을 떨었다. 게다가 김정은이 우쭐대는 게 동네 골목대장이 따로 없다. 하얀 군복에 원수 계급장을 달고 나온 데다 양옆으로, 군복에 훈장들을 가슴에 주렁주렁 달고 연신 눈치를 보는 늙은이들을 보자니 쓴웃음이 나왔다.

며칠 전 TV를 보다가 깜박 속았다. 우리나라에 언제 저런 고층 아파트가 등장했는가 싶었다. 그러나 곧 화면에 북한 김정은이 등장하는 걸 보고 탄식이 나왔다. 저 녀석이 이젠 고칠 수 없는 망상증에 빠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북한 홍보 화면은 평양 송화거리에 80층 초고층 아파트 공사를 마치고 ‘집들이 행사’를 했다며 보여 줬다.

지난해 3월 허허벌판에 공사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완공했다는 것이다. 한국에선 40층 아파트를 짓자고 해도 1년 반에서 2년 정도 걸리고 80층이면 3~4년은 걸린다는데 80층을 단 1년 만에 지었다고 자랑하며 세계 신기록을 세운 것이란다. 순간 나도 모르게 그동안 부실공사로 아파트가 붕괴하는 장면이 겹쳐 떠올랐다. 설사 저 아파트가 요행히 버틴다고 해도 전력난으로 승강기 운영이나 상수도 급수 등을 어쩔 것인지 생각하니 ‘원수님의 크나큰 은혜를 입은 입주민’이 억지로 사느라 고생하는 일그러진 얼굴이 떠올랐다.

북한은 1994년부터 1999년에 이르기 대기근으로 주민들이 먹을 걸 찾아 헤매다가 쓰러져 죽었다. 그때 ‘고난의 행군’ 시 죽은 주민이 최소 100만 명에 이른다. 그러고도 지금까지 매년 50만 톤 이상의 식량이 부족해 주민들은 눈만 뜨면 식량을 구하는데 목숨을 걸다시피 하고 있다. 그러나 김정은은 오로지 핵과 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더욱 답답한 것은 북한 주민들이 이러한 사실과 진실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새 정부에서는 북한 주민을 깨우치게 하는 한편 평화와 통일의 지름길을 향해 대북 전단 살포를 재개하고 대북방송의 강도도 올려야 한다. 지금 북한 주민들이 목말라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남북한의 실상을 옳게 아는 것이다. 그들은 진실과 사실에 목말라 하고 있다. “왜 살아야 하나?” “이렇게라도 살아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인가?” “희망은 있는가?”에 대한 답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대북 전단과 대북방송에 담겨 있다.

얼마 전 ‘미스터 존스’란 영화를 보면서 처음으로 1930년대 초반 우크라이나의 대기근을 생생히 알았다. 당시 영국 외신기자 가레스 존스는 스탈린 정권의 막대한 혁명자금에 의혹을 품고 먼저 모스크바에 간다. 그러나 소련은 모스크바 밖에서 취재하는 것을 금지하고 기자들의 행동을 일일이 감시한다. 존스 기자는 어렵게 우크라이나에 잠입한다. 그곳에서 스탈린의 무기는 식량이며 그 식량은 우크라이나로부터 수탈해오는 것임을 안다. 뿐만이 아니라 소련의 곡창지대 우크라이나는 소련의 식량 수탈로 대량의 주민이 굶어 죽어가고 있는 걸 목격한다. 당시 우크라이나 전체 인구의 10%인 최소 300만 명 이상이 굶어 죽었다. 스탈린 독재자가 원흉이었음을 확인한다.

지금 북한 김정은도 ‘인민의 나라’라면서 주민을 노예로 삼으며 소련의 독재를 흉내 내려고 핵무기개발과 우상화에 미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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