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한반도에서 전쟁은 일어나선 안 된다

황흥룡 통일교육진흥연구원 원장 | 기사입력 2021/10/08 [09:48]

[통일로] 한반도에서 전쟁은 일어나선 안 된다

황흥룡 통일교육진흥연구원 원장 | 입력 : 2021/10/08 [09:48]

▲ 황흥룡 통일교육진흥연구원 원장     

병역의무를 마친 사람이 갖게 되는

진짜 유익은 전쟁용 기계로 준비되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더 사랑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군대를 제대로 갔다 온 사람이면 누구나 같은 생각을 가질 것이라고 믿는다. 군대가 가진 진짜 목표는 전쟁을 하기 위함이 아니라 전쟁을 억제하기 위함이다. 병역 의무를 마친 사람이 갖게 되는 진짜 유익은 전쟁용 기계로 준비되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더 사랑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굳이 남북한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막대한 무기체계를 들먹이지 않아도, 전쟁이 나는 순간 우리 민족은 공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오직 전쟁을 컴퓨터 게임으로만 해본 사람들, 극단적인 이념에 사로잡혀 타자를 증오와 제거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만이 예외일 것이다.)

 

우리 민족이 지속적인 생존과 번영의 길을 갈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는 처음부터 이미 답이 나와 있다. 바로 평화와 화해다. 또는 화해와 평화의 실현이다. 지난 9월21일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남한+북한+미국 간 혹은 남한+북한+미국+중국 간 ‘종전 선언’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 엄청난 제안에 대해, 거의 모든 언론은 침묵하고 있거나, 혹은 임기가 얼마 안 남은 대통령이 할 소리는 아니라고 딴지를 건다.

 

야당의 대표와 유력 대선 주자라는 사람들은 아예 한 걸음 더 나아가 대북 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거나(이준석), 심지어 전술핵을 도입하자고 한다(윤석열). 쉽게 말해, 다시 대결과 냉전의 시대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그게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정치인들이 할 소리인가?

 

그래서 한 마디 하는 것이다. 이준석, 윤석열 둘 다 군대를 안 갔다 와서 그런 거라고. 이 말은 군 미필자들을 조롱하거나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미사일이 날아가고 케이 나인 포탄이 날아가서 목표물을 깡그리 뭉개버리는 것을 못 봐서, 현실을 잘 몰라서 그런 것이라는 비판이다.

 

진짜 전쟁이 나면 어떻게 되는지 아는가? 전쟁 시작(개전) 한 시간 만에 1개당 학교 운동장 하나쯤은 거뜬히 날려버릴 수 있는 미사일과 장사정 포탄 수만 개가 서울 상공을 뒤덮는다. 그럼 북쪽은? 북쪽은 더 막대한 피해를 입는다. 왜냐고? 우리 화력이 더 세니까. 그래서 좋아해야 할까? 

 

아니다. 전쟁이 나면 둘 다 며칠 만에 망하는 것이고, 그럼 우리 민족은 지도상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 빈자리는 미국, 혹은 중국, 혹은 일본이나 러시아가 차지할 수도 있는 거다. 그래서 기필코 전쟁은 막아야 한다.

우리 민족에게는 평화 외에는 길이 없다. ‘종전 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은, 임기가 얼마 안 남은 문재인 정권에서도 계속 시도해야 하는 것이고, 그다음 정권에서도 계속 도전해야 하는 민족적 과제다.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남북 철도가 연결되고, 남북한 공히 병력을 감축하기 시작하면, 지난 70년 간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엄청난 세상이 열릴 것이다. 그 장면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벌떡벌떡 뛴다.

 

황흥룡 통일교육진흥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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