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파주까지 DMZ평화의 길 걸으며 통일을 묻다

‘DMZ 통일걷기 2021’기행 (3) 6월15일 ~ 6월27일까지 ‘DMZ 통일걷기 2021’ 기행

박현석 통일교육협의회 상임의장 | 기사입력 2021/09/19 [00:09]

고성-파주까지 DMZ평화의 길 걸으며 통일을 묻다

‘DMZ 통일걷기 2021’기행 (3) 6월15일 ~ 6월27일까지 ‘DMZ 통일걷기 2021’ 기행

박현석 통일교육협의회 상임의장 | 입력 : 2021/09/19 [00:09]

▲ 박현석 통일교육협의회 상임의장    

◆6월 19일 5일차

◆여정=청춘양구농촌체험캠프→비득안내소→두타연→이목정안내소(점심)→두타연갤러리→방산초등학교→오미리체험마을 

 

그동안 4일 동안의 날씨는 항상 비가 동반되었다면, 5일 째 처음으로 아침부터 화창하다. 요즘 며칠 째, 걷기 시작하기 전에 다리가 뻐근하다. 식염포도당 알약을 멀고 걷다보면 오후에는 풀릴 것이라 생각한다. 오늘의 코스는 양구군 평화누리길 코스인 두타연 구간과 소지섭길이 섞여있는 코스를 걷는다. 

 

오늘이 전체 일정 중 가장 긴 코스로 숙소에서 출발하여 비득안내소와 이목정안내소를 거쳐 소지섭길 일부를 거쳐 총 32km 거리이다. 이 거리에서 비득안내소와 이목정안내소까지는 민통선 지역이지만, 비교적 개방되어 있는 곳이라고 한다. 

 

수년 동안 눈물로 기다리며 상봉을

기대했던 이산가족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미여진다. 이 길 따라 금강산을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두타연 구간은 역시나 아름답다. 계곡의 물소리가 큼직하게 들렸고,‘금강산 가는길’이정표가 우뚝 서있다. 지금은‘그리운 금강산’에서‘다시 가고 싶은 금강산’이 되어 버렸다. 

금강산 관광은 2008년 7월 11일, 해안가 산책 중 북한 초소병의 총에 맞아 사망한 박왕자씨 사건으로 13년 째 중단되었다. 지금도 금강산은 갈 수 없는 길이 되어 버렸고, 더욱 애틋하게 느껴진다. 이곳에서 상봉을 했고, 또 수년 동안 눈물로 기다리며 상봉을 기대했던 이산가족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미여진다. 이 길 따라 금강산을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 길을 걷는 내내 떠오른 노래가 있다.

‘홀로 아리랑’이다.

 

금강산 맑은 물은 동해로 흐르고/ 

설악산 맑은 물도 동해로 가는데

우리네 마음들은 어디로 가는가/ 

언제쯤 우리는 하나가 될까

아리랑 아리랑 홀로아리랑/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 보자

가다가 힘들면 쉬어 가더라도/ 

손잡고 가보자 같이 가보자

 

부르다 보니 같이 걷던 조원들이 모두 따라 부른다. 두타연길 이곳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노래이다. 가슴이 뭉클해진다. 오랜만에 파란하늘과 흰 구름과 함께 강가로 들어서니‘강원평화누리길’이다. 주말이라 가족들과 함께 물놀이하고 물고기 잡는 모습이 어린 시절 동심을 깨운다. 강변을 걷는 길도 좋고 도로 중간에 철푸덕 앉아서 쉬어가는 것도 재밌다. 언제 이러한 행동을 해보랴. 오미리마을의 밤은 유난희 별이 빛나고 개구리가 많이 운다. 청명한 공기와 빛나는 별 아래서 벌레와 개구리 울음소리를 들으며 꿈나라로 떠난다. 

  

◆6월 20일 6일차◆

▲여정= 오미리체험마을→종점상회→오천터널→평화쉼터→평화의댐(점심)→안동철교(차량이동)→토고미자연학교 

 

아침에 일어나니 서늘하고 춥다. 푸른 하늘과 맑은 공기가 피로를 빨리 회복시키는지 기상시간보다 일찍 일어난다. 양구를 떠나 내가 군대생활을 했던 화천으로 접어든다. 

오늘 코스는 숙소에서 출발하여 평화의 댐을 거쳐 평화의댐 뒤편 민통선 안까지 걸어서 안동철교까지 20여km 걷는 구간이다, 걷는 길에 200년 된 소나무를 만났다. 묵묵히 고난의 세월을 이겨내며 잘 자란 것 같다. 

 

 


오늘 구간은 갓길도 부족하고 오르막이 많고, 1,296m의 터널도 있어 위험해서 안전을 요구하는 구간이다. 다행이도 경찰차를 비롯한 콘보이 차량이 있어 안전하게 다닐 수 있었다. 만약 혼자 또는 몇 명이서 온다면 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 이 길을 상시적으로 다닐 수 있는 통일의 길이 되려면 고민해야 할 구간이다.

 

평화의 댐에 도착해서 햇빛을 피할 그늘이 전혀 없는 곳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거대한 댐, 그 가운데 그려진 입체 조형물과 그림 등은 멋지지만, 진작 여행자가 쉴만한  숲 그늘이 없다. 댐 상부에 있는 공원에서 휴식하고, 평화의 댐 뒤편으로 돌아 민통선 안쪽으로 접어들었다. 도로변에 노루 배설물이 가득하고 사냥하고 남긴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금계국’은 인도를 침범해 자연스레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바위 밑에는 거대한 말벌집도 있고, 간간히 개구리와 뱀도 보인다. 이것은 인적이 없는 길임을 느끼게 해준다. 약 5km 걸으니 안동철교가 나타난다. 평화의 댐 공사 중에 설치한 임시다리인데,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고 군부대에서 사용하는 듯하다. 군 생활한 칠성부대에서 준비해준 과일 냉화채로 더위를 달래본다. 타들어가던 갈증을 한 방에 털어준다. ‘단결!’ 화천군민들과 군인들에게 감사 경례합니다.

 

평화의 댐 뒤편으로 돌아 민통선 

안쪽으로 접어들었다

도로변에 노루 배설물이 가득하고

사냥하고 남긴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저녁에 위문차 온 버스킹 힙합공연으로 웃어보고 피로를 풀었다. 어제는 이인영 장관과 함께 걷고 저녁에는 간담회를 가졌다. 2017년부터 민통선을 직접 걸으며 만든 길이라고 한다. 이 길을 걸었던 분들이 200명도 안된다고 했다. 3선 국회의원과 여당 원내대표, ‘586’정치인의 대표주자 경력으로 장관이 된 줄 알았다. 

그런데 3일간 함께 걸으며 느꼈던 놀라움은 관료적인 모습이 없는 소박하고 서민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남북경색으로 닫힌 길을 열려고 애쓰는 장관의 모습이 안쓰럽다. 장관 재임시간에 꼭 남북의 물꼬를 열어 통일마중물 역할을 감당하길 기대해 본다.  

 

▲     ©통일신문

 ◆6월 21일 7일차◆

▲여정= 토고미자연학교(차량이동)→금성지구전투전적비→마현불쉼터(차량이동)→승리전망대→마현불쉼터→요양삼거리→암정교→용양보 통문→쉬리캠핑장 

 

토고미자연학교에는 앵두와 비슷한 보리수 열매와 매실이 탐스럽게 열렸다. 오늘로써 절반의 일정이 지나간다. 걷다 보니 어느새 13일 중 7일째이고 지도상으로 봐도 화천을 지나 이정표에 철원을 보니 너무 반가웠다. 

 

집이 있는 서울과 점점 가까워지는 것이 반갑기도 하고, 한편으로 생사를 같이한 대원들과 헤어지는 것이 서운한 마음도 한편엔 든다. 숙소에서 출발하여 고개 넘어가는 길은 버스를 타고 넘어간다. 고갯마루에는 금성지구 전적비가 보인다. 승리전망대는 유엔사에서 불허하여 그 일정을 대신해 민통선지역을 깊숙이 걸었다. 이곳에서 여기저기 민통선 통제선이 있고 감시초소가 있다. 다시금 분단지역에 살고 있고 북쪽 이 땅은 쉽게 다니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점심식사 후, 오후에 간헐적으로 비가 내린다. 걸을 때 비는 보약과 같이 고맙다. 용양보와 암정교를 보았다. 용양보는 민통선안 가장 안쪽에 있는 보로 북한이 끊어놓은 물길을 자구책으로 물을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보라고 한다.

지금은 넘실대는 물줄기 위로 한가로이 노니는 가마우지와 두루미만 가득하다. 왜 가마구지는 모두 남쪽을 바라보고 있을까? 인적은 없다. 보를 따라 양옆으로 남방한계선의 철책선이 산을 따라 이어져 있는데, 그마저 내 몸 위에 상처를 낸 듯, 분단된 70여년의 세월이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

 

지름길이 있는 강 길을 걷지 않고 좁은 찻길을 걷고 있다. 바로 옆이 화강이란다.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강 이름이라 생소했다. 그러나 화강은 작은 하천에 속하지만 유유히 제 멋을 드러내며 흐르고 있다. 점점 대원들이 30km의 장기 코스를 걷고 난 후 힘이 생겼는지, 20km 내외의 코스에서는 기운이 넘친다. 

 

신이 나고 즐겁다. 뜨거운 날이어도 비가 세차게 내려도 투덜대기보다 그저 즐긴다. 비가오니 시원하다. 해가 뜨니 하늘이 맑고 예쁘다 등등 그러면서 즐기며 걷는다. 숙소에 도착하기 전에 장대비가 쏟아졌다. 잠시 걸음을 멈추거나, 비를 피할 수도 없었다. 집중적인 소나기를 속수무책으로 맞았다. 그런데도 누구도 불평과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다. 좋은 사람들과 한 가지 목표를 향해 걷는 즐거움이 세상을 보는 것도 여유롭게 볼 수 있는 겸허한 자세를 직접 체험을 통해 배우게 한다.

 

박현석 통일교육협의회 상임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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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평양지하철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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