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칼럼] 한미 정상회담과 남북관계의 새 비전

황인표 논설위원(춘천교대 교수) 칼럼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21/04/29 [03:47]

[논설위원 칼럼] 한미 정상회담과 남북관계의 새 비전

황인표 논설위원(춘천교대 교수) 칼럼

통일신문 | 입력 : 2021/04/29 [03:47]

▲ 황인표 논설위원(춘천교대 교수)

작금의 남북관계는 코로나 사태만큼 활로가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 팬데믹은 그래도 백신이라는 처방전이라도 있어서 백신을 얼마나 많이 그리고 적시에 충분한 양을 확보하느냐의 문제로 전환이 이루어졌으나, 남북관계의 경색국면은 도대체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어젠다 정리

 

코로나 백신 지원을 매개로 대화의 기회를 갖고자 했던 시도는 북한의 단호한 한마디 거절에 날아갔고, 도쿄올림픽의 남북 단일팀을 계기로 대화의 모멘텀을 마련하고자 했던 정부는 북한의 도쿄올림픽 불참 선언으로 머쓱해져 있다. 

물론 여전히 정부는 올림픽 단일팀 기회는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미련을 갖고 있는 듯이 보이나, 북한은 현재 불참 입장이 확고해 보인다. 북한과의 직접적인 관계 개선이 쉽지 않다는 반증이다. 북한이 구체적인 이익이 없는 형식적 화해 모습조차도 가지려고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것은 국제관계의 역학구조를 잘 활용하거나 직접 국제관계 형성을 통한 남북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것이다. 지금 국제관계는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미국과 중국의 첨예한 대치국면이다. 신냉전시기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예전과 다른 것은 이데올로기의 문제가 아니라 패권(hegemony) 싸움이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이들 사이에 기후환경 문제, 반도체로 대표되는 기술 분야의 리더십 선점문제, 남중국해 갈등으로 대표되는 동맹복원 문제, 자원 갈등 문제, 민주주의의 가치문제 등이 놓여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남북경색을 포함한 외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제 이러한 이슈들에 대해서 우리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어젠다를 정리한 후 정상회담에 나서야 한다. 

청와대와 백악관은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5월 하순 워싱턴DC에서 첫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4월 초순 한중외교장관회의에서 마침 중국 시진핑 주석과도 대한민국의 방문 약속을 받았던 것으로 보도되었다. 두 나라 정상과 적절한 시점에서 정상회담이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미국은 당장 중국의 발흥에 대응하기 위한 동맹복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첫째 작품으로 쿼드(QUAD)에 상당한 에너지를 투자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 수장이 결정되자 일본과 대한민국을 첫 방문지로 삼고 있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북한 반응에 대응하는 플랜 있어야

 

이에 대응하여 중국은 북한과 형제 관계를 강조하면서“북중관계를 세상에서 가장 부러워하는 관계로 만들자.”는 김정은 위원장의 말을 전한 이후, 지난 20일부터 중국의 단둥을 통한 북한행 화물 열차들이 압록강 철교를 넘고 있다는 소식들이 나오고 있다.

그런 점에서 새로운 남북관계 형성은 한미정상회담이 시발점으로 될 공산이 크다. 미국의 큰 그림이 어느 정도 파악된 상황이라면 이들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우리의 의도와 이익을 담보하는 방향으로 설득할 것인가에 대해서 전략과 전술을 마련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한미군사훈련문제에 대한 북한의 반응을 우선 현명하게 대응하는 플랜이 있어야 한다.

핑계거리 라고도 할 수 없지만, 이번 북한의 과민한 반응의 동기는 한미 군사훈련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쿼드문제는 사드 문제에 이어 상당히 중요한 대 중국 메시지가 될 수 있으므로 새로운 틀을 마련해야 한다. 쿼드플러스가 아니라 쿼드에이드(QUAD AID) 같은 새로운 개념의 전략적 틀을 제안해야 한다.

이것을 전제로 중국과의 정상회담 전략이 필요하다. 중국이 최근 관심 사항 중 하나인 북경올림픽 이슈도 활용할만하다. 

중국이 시진핑의 우리나라 방문을 강조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은 미국과의 전략적 제휴 추이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의도가 읽혀진다. 진중히 접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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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회중 2021/05/03 [05:10] 수정 | 삭제
  • 남북 대화의 돌파구를 찾는건 태평양 조개에서 진주일 찾기만큼 힘들것입니다. 한미 워킹그룹을 해체하고 판문점 선언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만이 최상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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