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칼럼] 북한 대외전략의 현상과 본질

통일신문 | 기사입력 2021/04/08 [10:06]

[논설위원 칼럼] 북한 대외전략의 현상과 본질

통일신문 | 입력 : 2021/04/08 [10:06]

▲ 전경만 KRINS 석좌연구위원     ©통일신문

3월 하순 북한이 서해 순항미사일에 이어 동해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하자 미·북 간 외교안보적 갈등이 급속히 악화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첫 기자회견에서 이를 유엔결의 위반으로 규정하며 긴장고조에 상응한 대응을 경고했다. 그러자 북한 군부의 최고실세인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미국이 첫 시작을 잘못하면 계속 그런 상황을 맞을 거라고 담화에서 압박과 추가도발을 시사했다.

 

장마당 활동과 주민들 언행 강력통제

앞서 3월 중순 김여정은 한미연합 도상훈련과 한국정부를 저질의 어휘로 비난하며 바이든정부에 경고를 보냈다. 이틀 후엔 최선희 외무부상이 지난 2월 이래 미국이 대화를 제의한 사실을 밝히며 적대시정책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노라 지적했다. 김여정은 30일 담화에서 재차 문대통령이 미국 산 앵무새라고 독설을 가하며 대남협력을 부정하였다. 이는 바이든정부가 고심하는 대북외교방식 전환을 한국정부가 강력 반대하도록 재압박한 것이다.

바이든 정부가 구상하는 인권과 비핵화의 대북정책 향방이 공표될 막바지 시점에서 북한이 유엔이 결의한 금지행위를 한 것은 대미 및 대남 거부와 압박 메시지를 선수 치는 북한 대외전략의 오랜 관행이다. 이렇게 해석되는 배경은 한, 둘이 아니다.

첫째, 북한당국의 대남 및 대외전략의 근본목표는 사회주의혁명이나 인민의 자주성 완성이란 미명으로 한 세습봉건체제의 유지 및 생존에 있다. 이는 1970년대 김일성이래 김정은의 이후에도 권력수뇌부가 관철해야 하는 철칙인 것이다.

둘째, 경제적 곤란이 누적한 작금의 대내상황이 주민들의 반사회주의 및 비사회주의 반향을 자극하고 있어 대외관계를 통제 가능한 수준에서 악화시켜 대내 단속에 이용하려는 것이다. 북한당국은 0.001퍼센트의 자본주의 요소라도 척결하자면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해 장마당 활동과 주민들의 언행을 강력 통제하고 있다.

 

유엔인권선언을 절대 수용할리 없어

셋째, 북한당국은 미국정부가 적시하는 인권문제는 각국의 내부사정에 따라 상대적으로 취급해야 하는 주권사항이므로 더 이상 간섭하지 말라고 요구한 것이다. 북한은 사실상, 유엔인권위원회가 2003년부터 제기한 인권문제에 일차 굴복해 2009년 헌법개정으로 인권의 존중과 보호를 제8조에 형식상 부기하고 있긴 하다. 그럼에도, 북한주민의 자유를 억압하고 외국인 납치와 인권박해를 일상화하며 정치범수용소를 적극 운용하고 있다. 북한당국이 사회주의 세습독재체제와 절대적 척을 지는 유엔인권선언을 수용할 리가 없다.

넷째, 북한당국은 핵보유국 지위에서 강온배합 전술로써 대미협상에 선수를 취해 꿩먹고 알먹고자 한다. 즉, 핵보유를 묵인 받고 유엔제재도 해제토록 함으로써 대내적으로 세습체제의 위대성과 당위성을 강조해 지배하려는 것이다. 김정은은 오바마정부의 대북정책에 사실상 8년 째 대응해 ‘6자회담 이행합의’, ‘2월 윤달합의’ 등을 파기해 핵실험 4회 및 탄도미사일 발사 8회를 강행한 끝에 핵보유국을 선언했었다. 그 연장선에서 바이든정부를 상대, 핵보유와 제재해제를 확실히 성취하려는 의도를 개시한 것이다.

다섯째,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사회주의 대 민주주의의 체제경쟁의 양상을 취할수록 북한의 유일세습체제 견지에 유리해지고 있다. 중국이 사회주의체제 주도국으로서 대미 인권문제에 부정적 입장을 선도할 것이며 이에 비례해 핵문제와 인권문제를 해체해나갈 것이다.

말끝마다 공화국을 떠벌리면서 기실 세습체제를 집착하니 북한의 정치경제적 자유도가 세계 180위권을 벗어나는 건 당연하다.

자유민주국가인 한국이 북한당국의 시대착오적 세습체제를 굴종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로 평화통일을 추진한다는 헌법가치와 전략에 부합하지 않는다. 우리 정부는 그런 북한당국이 아닌 북한주민을 상대로 보편적 인류가치인 자유, 인권, 민주, 법치, 평등을 바르게 인식해서 친 한화하도록 대내외정책을 재설계해 국제협력을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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